낙하산으로 KT 수장에 오른 김영섭 대표가 당초 기대와는 달리 반개혁적 경영행보가 심해지는 경향을 보이면서 취임 6개월 정도 된 시점에서 벌써 내부의 강력한 반발에 부닥쳤다. 김 대표의 불투명한 노사관 때문에 계열사 비정규직 노조가 KT의 노조파괴를 규탄하는 집회를 가진데 이어 무기한 단식에 돌입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노조에서는 김 대표가 비록 낙하산 인사지만 개혁성향이 강해 지배구조 붕괴로 장기간 경영공백 상태였던 KT를 개혁과 쇄신을 통해 바로 세울 것으로 기대했으나 취임한지 반년을 넘어서면서 낙하산 영입을 통해 자신의 자리유지를 보다 탄탄히 하는데 급급하고 심지어는 노조 파괴를 서슴지 않는 등의 반개혁적 경영을 보여 직원들에게 실망을 안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KT새노조는 지난 16일 낸 성명에서  HCN비정규 노동자들이 잠정합의한 임금협상안을 사측이 일방적으로 파기해 이날부터 무기한 단식투쟁에 들어가는등 강도 높은 투쟁을 벌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HCN은 )KT가 스카이라이프를 통해 인수한 종합유선방송 (SO) 방송 자회사다.

희망연대노조 HCN비정규지부는 4개월의 파업 끝에 회사와 임단협 잠정합의를 체결했으나 KT 출신 원흥재 사장이 이 잠정합의를 뒤 엎는 노조파괴행위를 자행했다며  이를 저지하기  투쟁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새노조는 이번 사태는 김 대표의 반개혁적 행보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보고 있다. 새노조는 “객혁 관련 전문성 없는 KT출신 임원을 자회사에 낙하산으로 내리 꽂는 악습이 신임 김영섭 대표 체제에서도 되풀이 된 것이다. 게다가 이들이 노동자들을 완전히 무시하고 탄압하는 것도 반복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KT서비스에서도 KT출신 사장이 부당노동행위로 고발 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서 아직도 이런 노조탄압의 구태가 재연되고 있어 김 대표의 개혁 기대는 벌써 실망으로 변했다고 덧붙였다.

새노조는 자회사 대표의 노조파괴행위에 김 대표의 사고를 요구했다. 새노조 측은 화합을 강조한 김 대표에 깊이 실망 할 수밖에 없다며 “자회사 뿐 아니라 KT에 검사 출신들을 줄줄이 앉히고 있고 노동조합을 탄압하는 게 그 가 얘기한 화합의 의미인지 묻고 싶다.”며 김 대표의 개혁의지에 대한 불신을 표명했다.

이에 새노조는 김영섭 대표는 이제라도 자회사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더 고통받지 않도록 원흥재 사장을 해임하고 책임감 있는 사과를 하라고 촉구했다.

희망연대노조는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원청의 임금협약파기는 민주노조 역사에서 들어보지 못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희망연대는 노사가 ‘2023년 임금협약’을 가까스로 타결해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으나 HCN이 작년 12월26일 전송망 관리업체의 노동자들은 2023년 임금협약의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통보, 잠정합의안을 조인식 전에 뒤엎었다고 주장했다.

HCN비정규직지부는 “원청 HCN은 상호 신뢰 아래 서명한 잠정합의서를 뒤엎은 것도 모자라서, 노동조합의 존재조차 부정하고 있다. 노조를 기만하고 조합원 갈라치기로 노조파괴 공작을 시도하는 것이다.”고 규정했다.

지부는 24년 1월 9일부터 4일간의 4차 총파업을 진행했으나 원흥재 신임대표가 문제해결을 위한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제는 임명권자인 KT 김영섭 대표이사가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부는 무기한 단식 노숙 농성에 들어가는 등 강력한 투쟁을 결의했다. 강지남 지부장, 김철 지회장은 통신재벌 KT의 노조파괴를 강력히 규탄하면 지난 16일부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