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파업 수순 밟으면서 하림에 매각에 반대투쟁 준비
육상노조, 1차 인수협상 결과 따라 준법 투쟁 여부 결정
실제 파업시 매각 협상 차질로 본계약 성사 여부 미지수

 최근 HMM(옛 현대상선)의 노사대립이 갈수록 첨예화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채권단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인 하림그룹이 본 계약 체결에  이르는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HMM 양대 노조인 HMM해원연합노동조합(해원노조)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HMM지부(육상노조)가 자금조달능력 등을 문제 삼아 인수반대 투쟁을 준비하고 있는데다 단체협상 결렬로 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해 경영 혼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1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 해원노조는 지난 16일 2023년 단체협상 결렬을 선언한 후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노조가 실제 파업을 단행할는지는 예단하기 어려우나 만약 파업에 돌입할 경우 HMM은 지난 1976년 창사 이후 사상 첫 파업 위기에 직면하게된다.

노사 양측은 작년 10월부터 일곱 차례에 걸쳐 협상테이블에 앉았으나 정년 2년 연장, 통상임금 재산정, 기관부원 충원 등의 안건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따라 해원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 조정을 신청했다. 노조 측은 1·2차 조정으로도 이견을 좁히는데 실패할 경우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쟁의행위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MM 노조가 최근 하링인수 반대투쟁을 본격화 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어 본계약 체결에 이르는데는 난항이 예상된다. (사진= 연합뉴스 관련보도 영상 캡처)
HMM 노조가 최근 하링인수 반대투쟁을 본격화 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어 본계약 체결에 이르는데는 난항이 예상된다. (사진= 연합뉴스 관련보도 영상 캡처)

만약 파업이 현실화하면 HMM과 해운업계에 심각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우려된다. HMM 경영이 일대 차질을 빚으면서 영업수지가 급속히 악화하는 가운데 매각협상의 정상적인 진행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국내 최대 선사의 업무가 마비되면 당장 부산항 환적 업무나 출항 업무에 차질이 생겨 항만 비용 상승과 함께 신인도 추락은 불문가지다. HMM 영업이 큰 타격을 받게되는 것은  물론 부산항 물류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우려한다.

노사 간 대립과 긴장이 고조되는 데 더해 노조가 하림의 HMM인수를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본 계약협상은 순조롭게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해원노조는 지난해 12월 HMM 채권단인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림을 선정하자 강력히 반대하는 입장을 취한 바 있다.

당시 노조는 하림이 자금조달능력이 취약한데도 인수하겠다고 덤비는 것은 10조원에 달하는 HMM의 유보금을 노린 것이라고 판단했다.  해원노조 측은 성명에서 “하림은 HMM의 유보금 10조원을 털어먹기 위해 무리한 차입금과 유상증자, 영구채 발행으로 연쇄 도산의 위험성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무엇보다 하림의 자금력 취약을 들어 인수사 적격성을 문제삼고 있다. 하림은 매각 대상 지분 약 57.9%를 인수하려면 6조4000억원 정도를 조달해야 한다. 하림 계열사 팬오션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하지만 팬오션의 보유 현금이 4000억원 규모에 불과한 인수가에 턱없이 모자란다. 하림은 나머지 인수자금은 유상증자와 인수금융 등을 통해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자금조달이 차질을 빚을 경우 HMM이 부도위기에 놓일 수 있는 리스크가 존재한다며 노조는 매각협상 중단을 압박하고 있다.

HMM 육상노조도 단체 행동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육상노조는 지난해 타결한 2023년 단체협상과 별개로 이달 말 공개를 앞둔 세부 계약 조건 등을 담은 정부의 1차 협상 결과에 따라 준법 투쟁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HMM은 단체협상 결렬에 따른 노사대립의 격화로 당분간 경영혼선이 지속될 전망인 데다  노조가 하림을 인수사로 마뜩하게 여기지 않고 인수반대 투쟁을 본격화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어 하림이 막판에 HMM의 새 주인이 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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