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분담 없이는 공사 중단 으름장 …조합원들 분담금 가중에 '울상'
용인보평·안성공도·천안직산·평택화양 등 곳곳서 추가분담금 갈등
서희 측, 계약에 입각한 당연 요구로 사업 시스템 상 불가피한 부분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서희건설과 정비사업 조합측 간의 갈등이 사업지 곳곳에서 갈수록 첨예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사 중단과 입주지연사태가 속출하면서 조합원들의 피해가 늘어나는 추세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23일 “시공사는 그동안 원자재가 급등으로 원가압박이 심해 남는 것이 거의 없는 상황으로 공사비 증액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고 조합원들은 분담금이 대폭 늘어나기 때문에 이해관계가 부딪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처럼 시공사와 조합원 간에 이해가 엇갈리기 때문에 양측이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으며 급기야 공사가 중단되고 입주일정이 연기되는 사업장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서희건설이 정비사업에서 조합원과 갈등과 마찰이 잦은 대표적인 시공사로 꼽힌다. 현재 공사비 인상문제로 잡음이 끊이지 않는 서희건설 지역주택조합 사업지만 용인 역북(2026년 11월 준공 예정), 화성 시청 4차(2023년 10월 입주), 용인 보평역(2023년 12월 예정), 포항 흥해(2023. 11월 입주), 시흥 군자(2023. 10월 입주), 광주 탄벌 1. 2블록(2024년 4월 예정), 경산 중방(2023년 6월 입주), 안성 공도(2024년 6월 예정), 평택 화양 8블록(2026년 4월 예정), 평택 화양 3블록(2027년 7월 예정) 등 1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서희건설은 최근 2~3년 사이에 원자재가가 대폭 올라 시공 원가율이 높아진 때문에 계약에 따라 이들 사업지 조합 측에 추가 공사비를 요구하고 있지만 공사비 이슈가 대거 불거지게 된 것은 스스로 자초한 측면도 없지 않다.

서희건설이 충분하고 구체적인 증빙자료를 제시하지 않고 공사비 인상을 요구하고 그것도 한 조합에 한 차례도 아니고 여러 차례에 걸쳐 추가공사비를 요구하는 바람에 공사비 문제로 시끄러운 사업장이 불어난 것으로 보인다.

서희건설이 공사비 인상을 놓고 경북 포항의 주택조합과 마찰을 빚다가 공사를 중단하자 주택조합 조합원들이 지난해 4월 포항시청 앞에서 공시재개를 촉구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희건설이 공사비 인상을 놓고 경북 포항의 주택조합과 마찰을 빚다가 공사를 중단하자 주택조합 조합원들이 지난해 4월 포항시청 앞에서 공시재개를 촉구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용인 보평역 서희스타힐스 리버파크(용인보평역 지역주택조합)가 추가 분담금 문제로 서희건설과 조합측의 대립이 심한 대표적인 사업장이다. 당초 이 아파트단지입주예정일은 지난해 12월이었으나 올해 3월로 연기됐다. 서희건설과 조합원 간에 추가분담금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서희건설은 입주예정일까지 불과 4개월도 남지 않은 지난해 11월 공사비 증가 등을 들어 조합측에 960억원 규모의 추가분담금을 요구했다. 조합원 1인당 추가분담금은 1억원에 가까운 9천700여 만원에 달했다. 조합원들은 서희건설이 약속을 어겼다고 주장한다.

조합원들에 따르면 지난 2021년 7월12일 조합장 A씨는 서희건설 측이 요구한 추가공사비 98억을 지급하면서 더 이상의 공사비 인상은 없다는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용인보평역 지역주택조합과 서희건설 체결 합의문에는 “용인보평역 지역주택조합과 서희건설은 서희건설 요청 금액 중 총 증액 금액을 상기 각호 합계액 금 98억 4000만 원으로 한다”로 돼 있다.

이어 “설계의 누락, 불일치, 공법 변경, 물가 상승을 포함해 여하한 이유로도 용인보평역 지역주택조합에 공사도급금액 증액은 없는 것으로 한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

사업비 예산 변경 및 추가분담금(2차) 승인의 건에는 “공사 초기부터 건설노조의 공사방해와 화물연대파업,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원자재 가격 폭등에 따른 건설자재 품귀, 레고랜드 사태 등에 따른 급격한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공사비 및 금융비용 상승으로 인해 사업비 부족분이 발생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그런데도 서희건설은 지난해 11월 공사비 추가공사비 960억원을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조합측은 지난해 12월10일 총회를 열어 서희건설 측이 요구한 공사비증액안을 가결했다. 이중 385억원이 서희건설에게 지급할 추가 공사비다.

많은 조합원들이 총회에서 이를 가결시킨데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 한 조합원은 "건설 도급공사 계약이 처음인 대다수 조합원들은 도급계약서에 있는 건설비 지수에 연동한 추가 공사비와 물가 인상 반영 후 향후 단가 인하에 따른 수정 불가 항목을 따져보지 못했을 뿐더러 건설비 지수 변동 폭보다 훨씬 큰 폭의 증액을 요구해도 그대로 가결되는 상황"이라고 털어놓았다.

더욱이 서희건설이 2022년 10월 추가공사비 요구 때 조합측은 법무법인의 자문을 받은 계약서에 추가공사비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고 하고서는 이를 총회에서 가결시킨 영문을 알 수 없다는 반응도 나왔다.

하지만 입주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공사비 추가 증액 안에 동의했었다. 기존 주택을 처분하고 전세를 빼는 등 입주준비를 마친 조합원들로서는 만일 960억원의 추가분담금을 승인하지 않을 경우 서희건설의 공사중단으로 더욱 많은 추가분담금을 낼수 있다고 우려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지역주택조합 사업에 정통하다는 서희건설은 조합원들에게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공사비가 증액되지 않으면 공사 중단과 입주 지연은 물론 최악의 경우 도급 계약이 파기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 총회가 공사비 중액안 가결을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주택·서민들이 대부분인 지역주택 조합원들은 새 아파트 입주 지연과 시공 계약 해지 가능성은 상당히 두려운 요소라고 입을 모은다.

안성 공도 서희스타힐스 스타허브(공도스타허브 지역주택조합)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실착공 시기 지연 등으로 지난 2021년 3월 조합원 1명당 2500만원의 추가분담금이 발생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 2차 추가부담금 총 270억원이 발생했다. 서희건설과 조합간 협의 끝에 추가분담금은 220억원으로 낮춰졌지만 기존 낸 2500만원 외에 조합원 한 사람당 3600만원을 추가로 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서희건설 측은 설계 변경 또는 원가 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과 추가 분담금 발생은 사업 시스템상 불가피한 부분이라는 입장이다. 강제한 것도 아기 계약한 근거한 정당한 요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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