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객닷컴= 이서문 기자] 물가폭등으로 시장보기가 겁나는데 한국전력이 오는 4월 총선이 끝나면 전기요금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여 서민들의  고물가부담을 한층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13일 관계당국고 전력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여당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우려해 지난해 3분기 이후 전기요금인상을  동결하고 있으나 총선이후에는 이런 정치적 부담을 덜 수 있어 다시 전기요금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한전이 200조원에 이르는 천문학적 부채로 재무위기에 빠져 있어 정부도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만큼  4월 총선 이후  전기요금 인상은 가시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한전은 지난해 3분기 이후 일반 가구와 자영업자, 중소기업(‘산업용 갑’)이 사용하는 전기요금을 3분기 연속 동결해오고 있다. 다만 지난해 11월 대용량 고객인 ‘산업용 을’ 전기요금만 킬로와트시(㎾h)당 평균 10.6원 인상했다.

한전은 지난해 3분기에 흑자를 실현해 전기요금 인상을 서두르지는 않는 모습이다.  그러나  올해도 전기요금을 인상하지 않고서는 적자 누증을 피할 수 없게되는 것은 물론 거대규모의 빚더미에 올라 자금난은 심각한 상황에 봉착할 것이기 때문이다.

전남 나주에 있는 한전 본사 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전남 나주에 있는 한전 본사 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한전은 그동안  전기요금을 손대지 않은 것은 지난해 3분기에 흑자를 실현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적자누증이 일시적으로 완화된 때문에 요금인상에 다소 여유가 생겼다고 볼 수 있다.  한전의 원가부담 압박이  덜어진 것이다.

한전은 연료비 하락으로 원가부담이 줄었다.  지난 2022년에는 글로벌 공급망 차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 연료 가격이 급격히 상승했으나 지난해 하반기 들어 유연탄 등 연료비 가격이 하락으로 구입단가는 지난해 1월∼11월 평균 ㎾h당 146.1원으로 전년(160.5원) 대비 14.5원 하락했다. 

반면 판매단가는 지난 2022년 2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으로 전기요금을 올린 데 따라 ㎾h당 151.6원으로, 전년(118.6원) 대비 27.8% 상승했다.

이에 따라 한전의 지난해 적자규모는 직전년 보다 80% 정도 줄어든 6조원 가량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적자규모의 격감으로 한전은 기록해 전기요금 인상시기를 종래보다 신축적으로 저울질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한전 격심한 자금난에 해소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직도 적자경영인 데다 주요 자금조달 수단인 ‘한전채’ 신규 발행 여력이 크지 않아 자금은 계속 빠듯하게 돌아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한전법에 따라 한전은 ‘자본금+적립금’의 5배까지 한전채를 발행할 수 있다. 한전이 지난해 6조원대 영업 손실을 낸다면 올해 한전채 발행 한도는 현재의 80조1000억원에서 74조원대로 줄어든다.

한전은 이미 79조6000억원의 한전채를 발행해 한전채 발행을 통한 외부자금 조달은 어려운 상태다. 이에 따라 한전은 최근 자회사들로부터 3조2000억원의 중간배당을 받아 한전채 신규 발행 한도를 조금 늘렸지만 이로써 원만한 자금수급이 어렵다. 한전은 이 때문에 단기 자금조달 수단인 단기사채와 기업어음(CP) 발행에 의존하고 있다.

한전의 단기사채가 급증했다. 단기사채 발행 규모는 지난 2021년 21조6000억원에서 2023년에는 72조3000억원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CP 발행량 역시 2021년 13조5000억원 수준이었지만 2023년에는 26조2000억 원으로 2년 새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급전을 끌어다가 겨우 살아가는 상황이다.

현재 한전은 전기요금을 인상하지 않고서는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운 상태다. 이에 따라 총선부담을 지우면서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여름철 이전인 총선이후에 요금을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한전의 입장과는 달리 물가와 민생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는 정부로서는 전기요금 현실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올해 언제, 얼마만큼 인상할는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총선이후 한전까지 다시 전기요금 인상에 나서면 고물가에 신음하고 있는 서민가계는 더욱  살길이 막막해졌다는 비명이 곳곳에서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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