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등 레저사업매각으로 1800억 확보…유동성 위기 '한 숨'
미분양 리스크 發 영업손실 급증과 재무구조 개선 부진이 '발목'
실적개선과 자구노력 따르지 않을시 다시 부도위기 맞을 수도

'돈 가뭄'에 허덕이고 있는 신세계건설이 최근 골프장 등 레저사업 매각으로  유동성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돈이 달려 부도위기에 몰리는 위기를 차단하는데 전력투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로서 유동성위기를 극복하는데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무구조 악화속에 실적부진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대구지역을 중심으로 '미분양 덫'에 갇혀 공사대금 은 들어오지 않는데 더해 우발채무 부담은 증가일로다. 빠듯한 유동성 문제에서 한시라도 시름을 덜수 없는 상황이다.

15일 신세계건설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신세계건설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레저부문 매각 카드를 꺼내들었다. 신세계건설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레저부문을 같은 계열사인 조선호텔앤리조트에 '트리니티클럽'과 '자유 컨트리클럽(CC)', '아쿠아필드', '콩코드' 등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예상되는 대금 규모는 약 4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여기에서 신세계건설이 조선호텔에 넘겨주는 회원권 입회금을 빼면 신세계 건설이 손에 쥐는 순 현금은 1800~1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 로서 신세계 건설은 마련해 미분양 사업장에서 공사대금을 회수하지 못한 데서의 여파를 감내할 체력을 어느정도 확보하게 된다.

신세계건설은 이 말고도 앞으로 추가 대책을 마련해 외부자금 조달 극대화로 유동성 위험을 최소화 할 계획이다. 앞서 산업은행과 계열사인 신세계프라퍼티의 지원을 받아 200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했다.

또 영랑호리조트를 합병하면서 500억원대의 유동성을 확보해 리조트 부문의 현금흐름을 차입금 상환용도 등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현재 600%대인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한 작업에도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건설은 일단 거액의 현금확보로  유동성위기에서 한 숨을 돌렸으나 획기적인 경영개선이 뒤따르지 않는한 유동성위기 우려는 잦아들지 않을 전망이다.  최악의 경우 다시 부도위기를  맞을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거대규모의 빚더미에 오른 상태에서 실적부진이 발목을 잡고 있다. 무엇보다  대구지역 미분양 덫에 갇혀 돈줄이 마르고 우발채무 대한 부담은 지속돼  빠듯한 유동성 수급의 시름을 덜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재무구조 악화로 신용도도 떨어져 자금조달마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신세계건설은 현재 재무구조 악화와 실적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신세계건설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470%에서 지난해 말 953%까지 치솟았다. 신세계영랑호리조트 흡수합병에 따라 자금 확충이 이뤄져 올해 1월 말 기준으로는 다소 완화됐으나 여전히 600%대로 높다.

설상가상 영업부진에 따른 손실은 갈수록 눈덩이다. 지난해 연말로 가면서 손실규모가 커지면서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1878억 원에 달했다. 이는 직전년의 121억원에서 1년 새 1757억원이나 폭증한 것이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공사원가 상승 등 비용요인이 늘어난 데다 미분양에 따른 예정 손실에 대비해 충당금을 많이 쌓은 결과라고 밝혔다.

지난해의 경우 연말로 가면서 영업손실이 급증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은 900억 원 이상으로 분기별로 가장 많은 금액으로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은 903억 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신세계건설이 갈수록 미분양 리스크에 더욱 많이 노출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신세계 유동성 문제에서 가장 심각한 대목은 대구 지역을 비롯한 지방 사업장의 미분양  물량의 장기 적체현상이다. 신용평가사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3·4분기 기준 공급과잉 지역으로 꼽히는 대구에서 총 6291억원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중 분양률이 저조한 빌리브헤리티지, 빌리브루센트, 빌리브라디체 등 사업장의 총 도급액은 3300억원이다. 분양률은 각각 22.6%, 21.6%, 22.9%로 저조하다.

예컨대 신세계건설이 대구에서 시공한 '빌리브 헤리티지' 미분양 121가구는 지난달 말 공매에 나왔다가 1·2차 입찰에서 전량 유찰됐다. 공매는 앞으로 최대 5차례에 걸쳐 진행되는데 5회 차 유찰시 감정가는 5분의1 토막이 나 신세계건설의 적자를 더욱 키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단지는 대구에서 가장 좋은 입지를 자랑하는 수성구에 지어졌다. 2022년 11월 일반분양에서 총 146가구 가운데 25가구만 계약됐다. 분양률이 20%를 못 넘었다. 지난해 8월 입주가 시작됐지만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상태가 이어졌다. 입지가 좋은 '빌리브 헤리티지'가 이러한데  대구의 다른 지역에서 쌓여있는 미분양 물량해소는 기약이 없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건설업종 리포트에서 “주택수요 회복은 아직 요원해 보인다”며 “미분양 주택이 확대되고 있으며 준공 뒤 미분양 물량도 증가해 건설사의 손실 확대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특히 신세계건설의 경우 대구지역에서 미분양이 워낙 많아 유동성위기 극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세계건설이 PF 차입금에 대한 보증이나 채무인수 등의 우발채무 부담에 짓눌려 있는 것도 유동성위기 탈출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PF 우발채무는 건설사가 시행사에 대해 보증한 PF 대출을 시행사 부도 등으로 인해 떠 안게 되는 채무를 말한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신세계건설의 PF 우발채무는 1340억원 수준이다. 구리갈매지식산업센터 이자지급보증(420억원), 연신내 복합개발 연대보증(120억원) 및 자금보충(300억원), 목동 KT 부지 개발사업 연대보증(500억원) 등이다. 이 중 목동 KT 부지 개발 사업은 미착공 상태고, 연신내 복합개발 사업은 분양률이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착공 사업장의 브리지론 대출 연장이나 본PF 조달이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골치거리다. 신세계건설이 보증이나 채무인수를 제공한 경우 시행사를 대신해 상환 부담을 져야 할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신세계건설이 47%의 지분을 출자해 옛 포항역 부지에 70층 높이의 주상복합아파트와 호텔 등을 건설하는 대규모 개발 사업의 경우 브리지론 채무인수 약정 1700억원의 만기가 이달에 도래했다. 신세계건설은 이에 보증액을 2000억원으로 늘려 차환으로 1700억원을 막았다. 

재무구조 악화로 신용등급도 낮아질 전망이어서 외부자금 조달로 연명하는 것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실적악화로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신세계건설이 빌리브 일부 사업장 본PF 연장에 실패에서 볼 수 있듯  앞으로 만기 도래하는 차입금이나 우발채무를 외부자금 조달이나 만기연장으로  만기도래 대출금을 자력으로 자력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매우 부담스런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투자은행(IB) 업계는 신세계건설이 자구노력과 계열사 지원 등으로 유동성을 최대한 확보해 부도 가능성을 대폭 낮추고 있지만 아직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기에는 상당히 부족한 상황이라고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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