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동이
사진 동이

어둑해지는 도시의 밤. 

한 중년 남성이 걸어가며 스피커 폰으로 전화를 받는다.

“네! 대리입니다~~!”

“어디세요? 왜 이렇게 늦어요!!!~~~”(대리기사 부른 상대남인듯.짜증섞인 목소리가 스마트폰 너머까지 들린다)

“아~~~제가 말씀드렸잖아요.한 10분 걸린다고...지금 뛰어가는 중이니까, 7분 정도 후면 도착할 겁니다...”

“아~~~~빨리 와~~~요...”

중년 남성은 걸어가며 전화를 받았다.그는 뛰고있지 않음에도,손님을 안심시키려는 듯 ‘뛰어가는 중’이라고 둘러댔다.

전화를 받고 그의 걸음은 조금 빨라졌다.그러나 여전히 뛰지는 않았다.

내딛는 걸음걸음에 들썩대는 남성의 어깨가 어둠 속에서도 무겁게 느껴진다.횡단보도에서 적색신호를 만나자 그는 신호를 무시한채 건넜다. 

'신호를 지켜가면서 뛰어가는 것이나,신호 안 지키고 걸어가는 거나 걸리는 시간은 비슷하겠네...'

그의 모습을 보며 잠깐 든 생각이다.

그러고 보니 남성이 '뛰어가는 중'이라고 대답했던 나름의 까닭이  있었지 싶다.

일상의 무게를 진  대리기사,

도시의 밤은 그렇게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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