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일가 LX홀딩스 실적 '반토막' 에도 과도한 배당금으로 모럴해저드 논란
경영악화로 직원들 감량에 안간 힘인데 오너일가는 승계자금 마련에 '열중'

[논객닷컴= 이서문 기자] 구본준 회장 등 LX그룹 오너일가가 실적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고배당고 거액의 보수로 개인의 부를 축적하는데 여념이 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구 회장 오너일가는 기업 승계에 따른 막대한 자금의 필요성 때문인지는 몰라도 일부 계열사들의 뚜렷한 실적감소로 배당여력이 크게 약화된 것에 아랑곳 하지 않고 회사는 뒷전이고 자신들의 배를 불리는데 열중이어서 주위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16일 재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구 회장 오너일가의 고배당논란의 중심에는 LX홀딩스가 자리하고 있다. 지주사 LX홀딩스는 지난해 초라한 경영성적표에도 오너일가에 수십억원의 배당금을 챙겨줬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경영악화에 허리띠를 졸라매는 직원들의 눈물겨운 감량노력과는 달리 오너일가는 자신만을 챙기는 이기적인 행태를 보여 대조적이라는 비아냥도 없지 않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지주회사인 LX홀딩스는 지난해 매출은 폭발적으로 늘어난데 비해 이익은 격감한 ‘속빈강정’의 실적을 나타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79억원, 732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지난해부터 계열사에서 받기 시작한 상표권 사용료가 반영되면서 7666% 폭증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계열사 실적둔화로 지분법 손익에서 영업이익은 54% 급감하고, 순이익도 직전년 대비 53.7% 줄어든 788억원에 그쳤다.

LX 그룹 구본준 회장. (사진=연합뉴스)
LX 그룹 구본준 회장. (사진=연합뉴스)

LX홀딩스는 실속 없는 성장에 따른 배당여력 약화로 고배당을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그런데도 LX홀딩스는 보통주 1주당 270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이는 전년 310원 배당보다 줄었지만 시가배당률은 오히려 지난해 3.5%에서 올해 3.8%로 높아졌다. 실적을 감안하면 올해 배당금이 전년보다 더 늘었다는 얘기다.

배당의 대부분은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구회장 오너일가에 돌아간다. 구 회장은 20.37% 지분을 보유해 42억원의 배당금을 받게된다. 구 회장의 아들인 구형모 LX MDI 대표이사 부사장과 딸인 구연제 씨도 각각 25억원, 18억원을 챙길 수 있다. 오너일가의 배당금 총액은 전체 순이익의 11%에 달하는 85억원에 이르게 된다.

오너일가의 LX홀딩스 지분율을 보면 구 회장이 2023년 5월 기준 20.37%(1554만1261주)다. 장남 구형모 대표는 12.15% (926만9748주), 딸 구연제씨는 8.78%(669만9097주)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구 회장과 두 자녀를 비롯한 특수관계인 18명의 LX홀딩스 지분 43.82%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 회장은 오너로 경영책임자인데도 배당 말고도 거액의 보수를 받아 회사를 통한 개인적인 부의 증대에서 남달리 적극적인 모습이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LX홀딩스에서 급여와 상여로 35억5600만원을 받았다. 작년 연간으로는 70억 원 안팎의 보수를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작년 보수와 배당금을 합해서 100억 원을 훌쩍 넘는 거액을 챙긴 것으로 추산된다.

구 회장은 계열사인 LX세미콘에서도 지난해 상반기 6억51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구 회장은 LX세미콘 주식을 단 한 주도 갖고 있지 않지만, 미등기 회장으로 등록돼 계속 이 회사로부터 급여와 상여를 챙기고 있다. 책임경영은 하지 많으면서 권한은 최대한 누리는 무책임경영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 2022년에도 ‘연봉킹’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구 회장은 같은 해 LX홀딩스로부터 65억2900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이중 급여는 43억7900만원이고 경영 성과에 따른 상여금은 21억5000만원이다. 2021년 구 회장의 급여가 28억7300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수령액은 2배 이상 늘었다. 구본준 회장은 2022에 LX세미콘으로부터 전년(7억1700만원) 대비 2배 이상 는 17억2200만원을 수령했다.

LX홀딩스의 고배당정책은 경영승계와 무관치 않다. 구 회장은 작년 3월까지 LX홀딩스 에서 경영기획부문장(전무)로 근무하던 구 대표를 약 9개월만에 부사장으로 승진시켰고 동시에 LX엠디아이라는 새 회사를 LX홀딩스 지분 100%로 만들어 대표 자리에 앉혔다. LX홀딩스가 고배당정책으로 오너일가가 4세 구 부사장이 경영 최일선에 나서면서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은 것으로 보인다. 승계자금 마련의 고민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LX홀딩스는 회사 수익성이 악화되더라도 고배당을 통해 오너일가의 승계자금 마련이 우선이라는 입장아래 경영실적에 상관없이 고배당성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LX홀딩스는 회사는 멍이 들어도 오너일가가 세금 없는 부의 편법승계를 경영의 최우선으로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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