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완성도가 더 높아진다면 OTT 드라마·영화 작업물도 대체 전망

[논객닷컴= 김동영 기자]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지난 15일 내놓은 새 인공지능 모델 ‘소라’(Sora) 출시로 광고·영상 업계가 술렁인다.

소라는 명령어를 글로 입력하면 이를 영상으로 변환해주는 멀티모달 AI다. 오픈AI는 자사 웹사이트에 소라를 활용한 영상을 여러 개 올려놨는데 영상의 품질이 상당히 좋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멀티모달이란 시각, 청각을 비롯한 여러 인터페이스를 통해 정보를 주고 받는 것을 말하는데 이렇게 다양한 채널의 모달리티를 동시에 받아들여서 학습하는 AI를 멀티모달 AI라고 한다.

오픈AI는 최근 이 제품을 출시하면서 “소라가 기존 인공지능 영상 생성 도구와 다른 점은 실제 세계에 사물이 어떻게 존재하는지 이해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픈에이아이(OpenAI) 새 인공지능 모델 ‘소라’ 프롬프트(지시말)에 ‘중국 용과 함께 하는 중국 음력 설날(춘제) 축하 영상’을 입력해 생성된 영상.
오픈에이아이(OpenAI) 새 인공지능 모델 ‘소라’ 프롬프트(지시말)에 ‘중국 용과 함께 하는 중국 음력 설날(춘제) 축하 영상’을 입력해 생성된 영상.

실제 소라에 ‘중국 용과 함께하는 중국 음력 설날(춘제) 축하 영상’을 입력하자 생성된 영상은 실제 중국의 춘제처럼 수많은 사람이 용탈과 빨간 깃발을 들고 걸어가는 영상이 생성된다.

1~2줄 짜리 짧은 텍스트로 AI가 만든 영상인지, 실제 촬영물인지 분간이 어려울 정도로 퀄리티 높은 영상을 제작해내는 소라가 등장하자  관련업계는 1분 내외의 짧은 영상이나 광고 영상을 제작하는 업체들이 치명타를 입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영상업계 종사자는 “이런 기술발전 속도라면 내가 일자리를 잃을 수 있을 것이라는두려움이 앞선다”면서 “현재 소라가 내놓는 영상의 완성도를 보면, 스톡영상(단일 주제 영상 클립)이나 광고에서 짧게 쓰이는 영상을 만드는 제작 업체들은 시장을 송두리채 잃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드라마·영화 업계 관계자는 “소라가 생성한 영상들을 보면 인공지능 발전 속도가 정말 무섭다는 걸 느꼈다”면서 “ 앞으로 영상 완성도가 더 높아진다면 OTT 드라마·영화 작업물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소라가 생성한 영상에는 ‘인공지능이 만들었다’라는 워터마크가 삽입된다. 또 극단적인 폭력, 성적인 내용, 혐오 이미지, 유명인사 모방 등은 생성하지 못하도록 했다.

최예진 워싱턴대 교수 “생성형 AI 학습 데이터 공개해야”

한편 소라 출시로 그동안 인공지능 기업들과 창작자들 사이에서 갈등을 빚어 온 인공지능 지식재산권 문제도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워싱턴대학교의 최예진 교수는 최근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헐리우드 창작자들이 제기하는 권리 침해 문제는 저작권법으로도 풀 수 없는 굉장히 어려운 과제”라며 “해법을 찾기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십만개의 그래픽카드로 학습한 ‘거인’을 만드는 데는 수십억달러 규모의 자본이 들어가고, 이렇게 투자하기 어려운 기업과 국가들은 궁극적으로 오픈AI가 만든 챗gpt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면서 “데이터도 공개되지 않은 블랙박스에 의존한다는 것은 국가적 차원에서도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도 모든 사람들이 너무 오픈AI에 열광하다보니 다른 대안을 찾는 일은 시도조차 하지 않고 있다”면서 “미국 내에서도 소수 기업이 이렇게 물자와 기술을 지배하는 것이 안전하지 않은데 전세계로 보면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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