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얼실적 선방에도 직원 성과급 축소 …홍석조 회장 등 오너일가에 '과배당'
직원들, 편파 이윤분배에 반발 …경영진 규탄 대규모 시위 등 집단행도 예고

[논객닷컴= 이서문 기자]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직원들에게는 경영목표 미달을 이유로 직원들의 성과급은 대폭 축소한데 반해 고배당 성향으로 오너일가의 배는 잔뜩 불리는 편파적인 이윤분배로 빈축을 사고 있다.

CU직원들은 현 경영진의 오너 이익 최대화를 위한 경영은 조직의 단합을 저해하면서 능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아닐 수 없다면서 성과급 축소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동종업계에서 양호한 실적을 거뒀는데도 성과급을 줄이자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BGF리테일 직원들은 민승배 대표 등 경영진의 오너일가 위주 경영행태를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U직원들은 현 경영진의 성과급 정책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익명 채팅방서 직원들은 "대외적으로 사상 최대 실적 운운하면서 내부적으로는 위기라며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고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면 누가 회사를 믿을 수 있겠냐"고 물었다.

이어 "달성 가능성이 희박한 경영 목표를 주고 경영 목표 미달성으로 성과급을 줄이면서 오너가 배당을 늘리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현 경영진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직원들은 지난달 19일 '조직문화 개선방'이라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만들었는데 익명 대화방에는 현재 1천여 명 이상이 참여하고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 (사진=[BGF리테일, 연합뉴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 (사진=[BGF리테일, 연합뉴스)

직원들의 반발은 민 대표기 보낸 이메일로 촉발됐다. 민 대표는 얼마전 이메일을 통해 직원들에게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계열사를 제외한 BGF리테일의 영업이익·경상이익 등의 2023년 실적이 전년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며 "이에 따라 조직 인센티브 지급 수준도 감소하게 됐다"고 전했다.

회사는 지난해 인센티브를 축소할 정도로 영업부진을 면치 못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8조1948억원의 매출과 253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7.6%, 0.3%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958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늘었다. 소비부진으로 내수시장이 얼어붙은 상태에서 비교적 선방한 셈이다. 하지만 직원들에 대한  성과급은 대폭 줄었다.

주주들에 대한 배당도 줄었다면 직원들은 성과급 축소에 수긍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오너일가를 비롯한 주주들에 대한 배당은 대폭 늘었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1주당 3000원 배당금액을 올해 4100원으로 대폭 인상해 배당하는 안건을 이사회에 상정했다.

이에 따라 주주총회에서 확정되면 홍석조 회장과 오너가, 주주들은 수백억 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받게 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홍석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주사 BGF와 BGF리테일 지분은 53.39%다. 주총에서 배당금이 확정되면 오너일가는 213억원의 배당금을 받게된다.

지주사인 BGF도 올해 1주당 배당금을 지난해보다 9.1% 올렸다. BGF는 홍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지분율 69.62%를 보유 중인데, 배당안이 확정되면 지주사에서도 80억 원을 배당받는다. 직원들이 피땀 흘려 벌어들인 성과가 배당을 통해 오너일가를 비롯한 주주들에게 집중적으로 돌아가는데 반해  직원들은 전년보다 한층 얇아진 성과급 봉투를 쥐게 됐다.

BGF리테일 측은 경영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결과이고 주주들에게 특별해 과배당을 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한다. 회사측은 올해 성과급의 경우, 지난해 경영 목표 미달 등으로 인해 전년 대비 소폭 낮아졌을 뿐 업계 최고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분이 많은 오너일가에 대한 고배당 성향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모든 주주를 대상으로 적용하는 것으로 주주 가치 제고 차원에서 업계의 일반적인 수준의 배당 성향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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