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딘’ 등으로 리니지 아성 위협하고 유력경쟁자 부상에 소송으로 견제

[논객닷컴= 김동영 기자] 엔씨소프트가 최근 게임 ‘롬’(ROM)이 ‘리니지W’를 베꼈다며 카카오게임즈와 레드랩게임즈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롬은 레드랩게임즈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유통을 맡고 있는 게임으로 대만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서울중앙지법과 대만 법원에도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엔씨소프트는 “롬의 모방 정도는 MMORPG(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장르가 갖는 공통 특성을 벗어나 창작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리니지W를 무단 도용하고 표절했다”는 입장이다. 롬의 컨셉, 주요 컨텐츠 내용, 사용자 인터페이스, 연출 방식 등이 리니지W의 아이디어를 도용한 것처럼 흡사하다는 것이다.

반면 레드랩게임즈는 입장문을 통해 “엔씨소프트가 주장하는 저작권 침해 부분은 오랫동안 전세계 게임에서 사용해 온 ‘통상적 게임 디자인’ 범위 내에 있다”며 예정대로 롬을 정식 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롬의 정식 서비스를 방해하고 있다”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고=엔씨소프트)
(로고=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는 지난해에도 카카오게임즈가 출시한 ‘아키에이지 워’가 ‘리니지2M’의 컨텐츠와 시스템을 다수 모방했다며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양측이 자료제출만 한 상황으로 재판은 아직 열리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소송이 엔씨소프트가 MMORPG 시장에서 유력 경쟁자가 된 카카오게임즈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2021년 카카오게임즈의 ‘오딘’이 흥행에 성공하며 리니지의 텃밭이었던 대만에서도 리니지의 아성을 위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엔씨소프트가 대만에서도 소송을 제기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딘’ 이후에도 ‘아키에이지 워’, ‘아레스 오브 가디언즈’ 등 MMORPG 게임을 다수 출시했다. 이런 경쟁작이 늘어나면서 모바일 리니지 시리즈의 매출이 하향세에 접어들었고 엔씨소프트의 영업이익은 작년에 75%가 감소했다.

한편 엔씨소프트가 웹젠의 ‘알투엠’(R2M)이 ‘리니지M’을 표절했다며 낸 소송에서 법원은 지난해 8월 엔씨소프트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저작권 보호 대상이 되지 않는 구성요소 등 아이디어 모방 행위를 규제하지 않으면 앞으로 게임 업계에서 힘들여 새로운 게임 규칙의 조합 등을 고안할 이유가 없어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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