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호오션, 초대형 원유운반선 2척 최고가 수주
한국조선해양 오세아니아서 LNG·선 4척 계약
10년래 최대 호황 … '기저효과' 측면 무시못해
중국 추격에 대비해 압도적 기술격차 확보를

[논객닷컴= 이서문 기자]  조선사 도크에  일감이 넘쳐 조선 3사에는 이미  3년 치 일감이 쌓인 상태다. 조선경기가 10년 만의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진단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날 즈음에 세계 경제 활동 재개로 해상 물동량이 급증한데 따라 선박 건조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그러나 국내 대형 조선 3사는 늘어나는 일감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우선 조선 빅3는 그동안 불황으로 쌓인 적자를 털어내면서 연구개발 투자 확대로 중국과 기술면서 절대 우위를 확보해  다시는 추격할 수 없도록 하는 기회로 삼고 고부가가치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을 펼 것을 주문한다.

2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최근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로부터 3420억원 규모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Very Large Crude-oil Carrier) 2척을 수주했다. 이들 선박은 거제사업장에서 건조돼 2026년 상‧하반기 각각 1척씩 선주 측에 인도될 예정이다.

한화오션이 건조한 초대형 원유운반선.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이 건조한 초대형 원유운반선. (사진=한화오션)

이번 초대형 원유운반선 수주는 2021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이고 옛 대우조선해양부터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16년만의 최고가다.한화오션은 현재 전세계에서 운항중인 925척의 초대형 원유운반선 가운데 가장 많은 185척을 건조했다.

한화오션은 "이번 계약에는 추가로 계약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돼 있어 향후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초대형 원유운반선은 2022년 3척이 발주됐지만 2023년 18척이 발주되는 등 시황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라고 밝혔다.한화오션은 올해 초대형 원유운반선 2척과 초대형 암모니아운반선 2척 등 총 4척 약 5억 1000만 달러 상당의 선박을 수주했다.

이어 한화오션은 다음 달 카타르 정부로부터 초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추가로 수주한다. 이 선박의 가격은 척당 3억달러 수준으로, 표준 선형 선박(2억6500만달러)보다 13% 비싸다. 앞서 카타르에 만들어주기로 한 표준 선형 LNG선 12척보다 수익성이 더 좋은 선박을 조(兆) 단위로 더 따낸 것이다.

업계에서는 한화오션이 한 자릿수의 큐맥스 선박을 추가로 수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러 척을 동시에 건조하는 만큼 한화오션이 벌어들이는 수익은 단일 계약보다 더 많을 것으로 관측된다.한화오션은 기존에 카타르에너지와 표준 선형급 LNG 운반선을 12척 수주하는 계약을 다음달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HD현대조선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오세아니아 소재 선사와 17만4천㎥급 액화천연가스(LNG·엘엔지) 운반선 4척의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총 수주 금액은 10억8000만달러(1조4356억원)다. 이번에 수주한 LNG 운반선의 선가는 역대 최고가인 1척당 2억7000만달러다. 같은 급 LNG 운반선의 기존 최고가는 2억6500만달러였다.

현재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조선사들의 사업장이 몰려 있는 울산·거제 지역 도크는 일감으로 가득하고 최근 선박발주량 증가추세로 보아 당분간 수주호황은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일감이 밀려 들어오고 있다는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도크 전경. (사진=HD현대중공업)
일감이 밀려 들어오고 있다는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도크 전경. (사진=HD현대중공업)

국내 조선사들이 일감 확보에 여유가 생기고 발주사, 즉 선주와의 가격협상력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게 돼 앞으로 이들의 수익성 개선 속도는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더욱이 조선경기 사이클은 장기간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당분간 ‘역대 최고가 수주’ 행진은 지속될 것으로 보여 국내 조선사들은 앞으로 3년 사이 큰 돈을 벌 것으로 보인다. 관련산업도 아연 활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사들의 곳간이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4.7% 늘었고, 영업이익은 2014년 이후 9년 만에 흑자를 기록해 긴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왔다. 실적 개선세는 올해 더 두드러질 전망이다.

조선사들은 올해 수주 목표를 잇달아 높이고 있다. LNG 운반선과 부유식 액화천연가스생산설비(FLNG)에 대한 시장 수요가 계속 증가세인 데다 가스운반선 발주와 친환경 선박 기술을 적용한 컨테이너선과 유조선으로의 교체 수요를 잡는데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업계는 조선경기가 지난 2007년 전후 ‘슈퍼 사이클’(초호황기)을 연상시킬 정도의 공전의 호황이라는 일각의 진단에 아직은 시장이 그 정도는 아니라고 경계한다. 업계는 지난 2014~2021년 조선업 불황으로 도크가 텅텅 빈 때문에 최근 수주량이 많아 보이는 기저효과라고 설명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불황기 저가 수주 물량이 아직 도크에 섞여 있는데다 그동안 세계적 인플레이션으로 원자재 가격이 대폭 인상된 점을 감안하면 초호황은 과대 포장된 측면이 없지 않다는데 같은 의견이다.

업계는 모처럼 맞은 국내 조선활황이 중국의 추격으로 쉽게 식을 수 있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며 국내 조선 빅3는 기술로 중국을 따돌리는 노력을 한시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번 호황을 중국을 확실히 따돌리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

조선전문가들은 중국 조선사들이 기술적 열세에도 저가수주로 다양한 선박 건조 경험을 축적해 전체 수주량에선 이미 우리나라를 추월한 점에 비추어 단순히 생산기술 차이보다 친환경 선박 등 보다 높은 차원의 기술에서 따라올 수 없는 압도적 기술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기술을 선도할 과감한 선행 투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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