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적자경영에 차입금은 불어나 기업가치 하락
경영악화 지속 전망에 투자액 7.2 조 언제 회수하나?

[논객닷컴= 이서문 기자]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무려 7조2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홈플러스가 적자 행진으로 몸값이 떨어져 매각이 요원해지면서  천문학적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끝내 대규모 손실을 안을 수도 있는 위기에 처해 있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차입금이 많은 데다 장사까지 안 돼 기업가치가 대폭 하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2010년대 초반만 해도 연매출이 9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착실한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다가 전자상거래 급증과 코로나19로 인한 고객 격감으로 실적은 곤두박질쳤다.  2021년 회계연도에 6년 만에 133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그 이듬 해 영업손실은 전년의 거의 두배인 2602억원에 달했다. 

자연 돈이 마르면서 재무구조는 더욱  악화됐다. 급전을 끌어다 쓰는 바람에 단기차입금은 불어나고, 현금성자산은 쪼그라들었다. 단기차입금은 2023년 2월 말 3277억원으로 전년 동기 860억원에 비해 무려 4 배나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현금성자산은 2428억원에서 974억원으로 줄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홈플러스의 차입금 의존도는 2022년 2월 55.8%, 2023년 2월 57.1%, 2023년 5월 59.4%로 계속 높아졌다. 급기야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9월 재무구조 악화에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부정적)로, 기업어음과 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을 각각 A3+에서 A3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그나마 홈플러스가 2022년 선보인 식품 전문관 메가푸드마켓 24개점의 올해 1월 식품 매출은 3년 전과 비교해 평균 30% 이상 증가하는 등 본격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한 가닥 희망이다. 그러나 아직은 영업규모가 홈플러스의 전체 수익을 견인하기에는 너무 미미해 당분간 홈플러스 실적개선에 크게 기여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경영악화 심화로 유동성 부족도 심해졌다. 홈플러스는 올해만 약 8700억원의 차입금을 갚아야 한다. 오는 6월과 10월에  각각 3000억원, 5753억원 규모의 차입금의 만기가 도래한다. 하지만 곳간이 빈약한 상태다.

홈플러스는 이에 따라 최근  외부자금조달로 차입금 상환 문제를 해결해  부도 고비를 넘겼다 . 홈플러스 관계자는 “올해 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에 대한 차환 준비를 마친 상황으로 단기차입금 3000억원과 5000억원의 인수금융 등 차입금에 대한 차환을 합의했으며, 상반기 내 리파이낸싱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리파이낸싱으로 유동성 불안을 해소하는데 성공했다. 그렇지만 실적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경영불안은 여전하다.  유동성 문제도 올  연말을 전후해 다시 불거져 정상경영을 어렵게 할 것으로 보인다. 

MBK는 인수한지 거의 10년이 다 돼가지만  홈플러스가 이처럼 경영악화로 몸값이 갈수록 떨어지면서 투자금 회수 전망이 갈수록 불투명해지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부분의 사모펀드가 그렇듯이 MBK도 거래 후 5년 이내 되 팔아 시세차익을 얻는 방식으로 수익을 극대화하려 했다.

 하지만 홈플러스가 경영난에 빠지면서 이 엑시트전략에 일대 차질이 빚어졌다. 기업가치가 되레 떨어지고 수익성 전망도 밝지 못한 편이어서 매각에 의한 투자금 회수는 엄두도 못낼  상황이다. 설령 매각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헐값 매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MBK는 투자실패로 거액의 손실을 않을 수 있는 상황에 처해있다.

MBK는 홈플러스의 대주주로 남아 경영책임을 질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홈플러스가  실적부진의 늪을 빠져 나오지 못하는한 더욱 많은 외부자금을 끌어들여야 할 판이다. 차입금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결국 MBK는 홈플러스에 발목이 잡혀 천문학적 규모 투자액의 상당액 날릴 수 있는 위기에 처해 있는 형국이다. 인수대금이 천문학적 규모였는데 기업 가치는 뒷걸음질 치면서 MBK는 인수 9년 차에 접어든 올해까지 거액을 물린 상태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신음하고 있다.

MBK 지난 2013년 블라인드 3호 펀드를 조성하고 2015년 9월 영국 대형마트 기업 테스코로부터 7조2000억원을 들여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당시 유통업계는 물론 국내 거래 사상 최대 규모였다는 점에서 MBK가 과연 성공적으로 바이아웃을 할 수 있을 지를 주목했다.

 

 

칼럼으로 세상을 바꾼다.
논객닷컴은 다양한 의견과 자유로운 논쟁이 오고가는 열린 광장입니다.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론(nongaek34567@daum.net)도 보장합니다.
저작권자 © 논객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