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상장직후 스톡옵션 행사로 70억 챙긴 전 임원 카카오 본사 CTO 내정
준법과신뢰위원회는 왜 설치했나? …노조, 절대 안 되는 경영진 모습이라며 반대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에서 스톡옵션( 주식매수선택권) 70억원 대 ‘먹튀 논란’의 전 임원을 카카오 본사 최고기술책임자(CTO)로 내정해 복귀시킨 것을 두고 윤리성을 상실한 기업이라는 등 뒷말이 무성하다.

카카오 안팎에서는  모럴해저드의 전형을 보여준 인물을 다시 중용한 것은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올 바른 도덕관 형성을 저해해 결국은 조직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무모한 인사라는 평가가 파다하다.

특히 카카오는 시장독과점에 의한 ‘갑질’관행으로 부당이득을 취해 오다 김범수 의장이 사법적 리스크에 몰린 상황에서 고조되는 비판여론을 가라앉히기 위해 최근 준법 및 윤리경영을 선언했으나 이번 인사는 이런 결의를 ‘위장 쇼’ 정도로 격하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윤리경영에 먹칠을 한 임원에 다시 중책을 맡기는 것은 카카오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는 증거“라고  비판했다.

카카오 판교 아지트. (사진=연합뉴스)
카카오 판교 아지트. (사진=연합뉴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그룹은 최근 카카오뱅크 상장 직후 스톡옵션 행사로 70억원대 차익을 거두면서 카카오에 기업윤리에 먹칠을 한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CTO(최고기술책임자)를 카카오 본사 CTO로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는 최근 임직원들과의 온오프라인 간담회에서 스톡옵션 ‘먹튀’로 물의를 일으켜 카카오 이미지를 실추시킨 장본인을 카카오의 새로운 CTO로 소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CTO는 카카오뱅크가 상장한 지 3거래일 만인  지난 2021년 8월10일 보유주식 11만7234주 가운데 10만6000주(주당 6만2336원)를 매도해 약 66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그는 2주 뒤 나머지 주식 1만1234주(주당 9만1636원)도 전량 매도해 10억여원을 남겼다.

그가 상장직후 스톡옵션을 행사해 극단적 이기주의적 행태를 보였다는 점에서 당시 비난여론이 쏟아졌다. 회사가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것은 앞으로 회사를 더욱 발전시켜 실현된 이익을 주주와 직원들에게 돌려주는데 진력해 달라는 일종의 동기부여 인센티브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가 상장 후 회사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더욱 열심히 일하는데 집중하고 스톡옵션 행사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주가가 큰 폭으로 치솟자 거액에 눈이 멀어 상장직후 스톡옵션을 행사한 후 지난해 2월 일신상의 이유로 회사를 떠났다.

그는 회사가 스톡옵션을 주면서 실적 부양의 책임과 역할을 져버린 셈이다. 정 전 CTO의 ‘먹튀’행위는 같은 해 12월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등 카카오페이 임원진의 900억원대 차익실현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카카오 도덕적 해이의 극치를 보여줬다.

정 전 CTO를 포함한 카카오 임원진이 스톡옵션 주식을대량 매도한 바람에  이후 해당 카카오 계열사 주가는 곤두박질 치면서 당시 관련종목을 보유한 일반 주주들은 큰 손해를 봤다. 실적 거양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하라고 스톡옵션을 부여했더니 이들은 주주들의 주머니를 터는 몰염치한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혁신기술로 벤처에서 신흥재벌로 부상한 카카오는 각종 '갑질' 김범수 창업자가 주가조작 혐의로 금감원 특사경 조사를 받는 등 사법적 리스크가 커지고 비판여론도 거세지자 급기야 준법경영을 선언했다. 카카오는 얼마 전 다시는 법을 위반해 부당한 수법으로 소비자와 협력업체를 희생양으로 삼는 반 윤리적 행위를 더는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카카오의 윤리·준법경영을 감시하는 외부기구인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는 지난달 20일 카카오뱅크 등 6개 계열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의제’를 책임경영, 윤리적 리더십, 사회적 신뢰회복으로 설정하고 세부 이행방안을 계열사마다 권고한 바 있다.

김범수 창업자를 중심으로 조직과 경영 방식을 일신하겠다던 카카오가 극도의 이기적 행태로 소비자를 울리고 기업이미지를 실추시킨 전 임원을 다시 중용하는 ‘끼리끼리’ 인사를 단행한 점에서 '준신위'가 한낱 허울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카카오가 기술 경쟁력을 재 확보하기 위한 조직 개편을 하는 과정에서 복잡한 카카오의 서비스들을 위한 기술을 이해하고, 제1금융권의 기술 안전성 수준을 구축한 경험이 있는 리더를 내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직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카카오 노조 측은 지난달 27일 발표한 ‘우리가 원하는 경영진’ 설문조사 결과에서 정 전 CTO는 절대 안 되는 경영진의 모습에 부합하는 인물이라 우려스럽다면서 추가 대응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설문조사에서 직원들은 ‘회사의 성장보다 경영진 보상만 극대화하는 사익 추구’, ‘불투명하고 원칙 없는 회전문 인사’가 경영에서는 절대 안되는 일이라고 응답했다.

[논객닷컴= 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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