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최종 후보군 3명 확정 …11일 이사회에서 1인선정
하이투자증권 홍원식 대표도 실적부진 등으로 퇴진에 무게 실려
대부분 증권사, 전문성에 현장경험 풍부한 인물 발탁하는 분위기

[논객닷컴= 이서문 기자]  상당수 증권사들이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위기로 부실이 급증한 등의 원인으로 지난해 부진한 경영성적표를 보인데 따라 이달 정기주총에서 대표를 교체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이 악화된 영업환경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는 종래의 사령탑과 경영방식으로는 경영난을 타개하기 어렵다고 판단, 수장을 바꿔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물갈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여의도 증권가에선 NH투자증권을 비롯해 상당수 증권회사에서 최고경영자를 교체하며 전열을 재정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적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변화지 않으면 경쟁에서 탈락한다는 위기의식에서 경영진 교체가 진행되고 있다.

신사업발굴, 리스크관리 등 어려운 과제가 산적한 탓인지 전문성을 갖추고 현장경험이 풍부한 CEO로 수장을 교체하는 분위기다.

부동산 금융에 물린 탓으로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증권사들이 이달 주총에서 대표를 고체해 실적개선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부동산 금융에 물린 탓으로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증권사들이 이달 주총에서 대표를 고체해 실적개선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NH투자증권은 한 동안 유력한 차기 후보로 연임이 점쳐졌던 정영채 사장의 용퇴 결정에 따라 차기사장 후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 사장은 옵티머스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 지난해 금융당국으로부터 ‘문책 경고’ 중징계를 받은 ‘족새’도 있고 해서 퇴진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지난 4일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달 열릴 주주총회를 끝으로 스스로 회사를 떠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한동안 여러 이야기가 있었지만, 이제 스스로를 정리할 적기라고 판단했다”며 “이젠 우리 회사도 한 단계 더 도약할 때인 것 같다”고 용퇴 의사를 드러냈다.

NH투자증권은 이미 최종 후보 숏리스트 3명을 확정했다. 이 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오는 11일 열릴 예정인 임시 이사회에서 차기 사장을 맡을 최종 후보 1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런 후 오는 26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사장을 공식 선임할 예정이다.

해당 후보군엔 윤병운 NH투자증권 부사장과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 등 내부 인사 2명과 외부 인사 1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영채 대표는 앞서 용퇴 의사를 밝힌 만큼 숏리스트 후보군에서 제외됐다.

증권업계는 NH투자증권 사장 선임에서 농협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는 점에 비추어 오는 7일 취임하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당선인의 의중이 중요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NH투자증권은 농협중앙회 계열사 중 비교적 독립적인 경영권을 보장받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대표 인선에서는 농협중앙회가 깊숙이 관여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임기만료를 앞둔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의 연임 여부에 대해서도  증권업계의 관심이 높다. 홍 대표는 연임보다는 교체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그가 내부통제 미숙을 드러내고 부동산PF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데서 비롯된 실적부진 등에 발목이 잡혀 연임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홍 대표는 지난해 대출을 조건으로 금융상품 가입을 강요하는 행위인 이른바 ‘부동산 꺾기’ 논란에 부동산 PF 관련 임직원들의 내부통제 미흡이 불거져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호된 질책을 받았다. 게다가 지난해 당기순익이 전년 대비 99.5% 감소해 반토막이 나면서 경영능력을 의심받고 있는 처지다.

홍 대표가 취임한 지난 2021년 12월이래 하이투자증권의 실적은 추락을 거듭했다. 2022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74% 급감한 590억원에 그쳤고 지난해에도 실적급감세는 이어져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7%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59.5% 줄어든 298억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PF대출을 비롯한 부동산 금융에서 부실이 대규모로 발생한 탓이다.

설상가상 홍 대표는 지난해 내부통제 이슈로도 물의를 빚었다. 지난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하이투자증권이 자사의 부실채권(NPL)을 매수하는 조건으로 대출 약정을 해준다며 꺾기 영업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홍 대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하이투자증권의 모회사인 DGB금융지주는 현재 인선 절차를 진행 중이나 홍 대표의 경영실책이 한 둘이 아닌데다 실적이 너무 초라하다는 점에서 연임에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는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홍 대표가 이런 난관을 극복하고 다시 하이투자증권을 이끌지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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