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질의 통화서비스 위한 투자는 LG유플러스와 달리 감소
가입자수서 여전히 최 하위에 머물러 '통신 맏형'의 수모
품질 논란에 통신장애 끊임없어 대표의 개혁은 동력 잃어

KT가 ‘낙하산’ 김영태 대표의 취임에도 현장에서 ‘허수경영’은 지속되는 등 경영위기는 한층 가속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대표가 검찰 출신인사를 중심으로 낙하산 인사를 서슴지 않아 리더십이 흔들리는 가운데 양질의 통화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개혁동력이 뚝 떨어지면서 이동통신 3사 중 ‘꼴찌’ 위상이 고착화하는 분위기다.

품질 및 장애 이슈도 여전하고 투자확대에 의한 품질개선에 소홀하고 있어 보다 나아진 KT의 모습은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특히 가입자수에서 KT를 제치고 2위에 오른 LG유플러스는 정상도전을 위해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있으나 KT의 설비투자는 오히려 감소해 만년 꼴찌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통신업계에 데이터뉴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통신 3사 중 LG유플러스가 유일하게 설비투자를 늘렸다. 통신3사 실적발표자료를 분석한 결과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지난해 설비투자(CAPEX) 총액은 8조5741억 원으로 전년보다 4.6%(4127억 원) 줄었다.

LG유플러스가 지난해 설비투자를 늘린 반면, SK텔레콤과 KT는 감소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3.9%(943억 원) 늘어난 2조5143억 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했다. LG유플러스는 2022년 3.5기가헤르츠(㎓) 대역 20메가헤르츠(㎒)폭 주파수를 추가 할당받으면서 관련 투자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신 품질 향상을 위한 기지국을 구축하고, 사이버 보안 투자를 늘린 것도 설비투자 증가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반해 SK텔레콤과 KT의 지난해 설비투자는 각각 전년 대비 9.7%, 6.1% 감소했다. SK텔레콤의 설비투자는 2022년 3조350억 원에서 지난해 2조7420억 원으로 2930억 원 줄었고, 같은 기간 KT는 3조5330억 원에서 3조3190억 원으로 2140억 원 감소했다.

지난해 9월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모바일360 아시아태평양'(M360 APAC)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 하고 있는 김영섭 대표.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9월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모바일360 아시아태평양'(M360 APAC)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 하고 있는 김영섭 대표. (사진=연합뉴스)

KT는 지난해 9월 김영섭 대표 취임 이후 비용 효율화 기조아래 설비투자 부문에서 무선사업에 투자를 줄이고 클라우드·데이터센터 등 신사업 투자를 늘렸다. 그렇지만 최근 들어 통신업계의 '6G' 선점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통신사들이 양호한 품질의 6G 서비스에 대비한 설비투자를 확대한 것과는 달리 KT는 이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있다.

특히 전통의 통신전문기업 KT가 여전히 고객종합만족도 최하위에 머물러 있고 통신 장애도 잦아 과감한 투자와 쇄신을 추진하지 않으면 꼴찌의 오명을 씻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6월 전국 20세 이상 이동통신 가입자 15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종합만족도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KT는 5점 만점에 3.28점을 받아 가장 낮았다. 데이터 품질 만족도, 요금 만족도, 종합만족도에서 경쟁사에서 최하위였다.그나마 통화품질 만족도에선 0.04점 차이로 겨우 꼴찌를 면했다.

KT는 소비자 피해구제에서 아직도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 관료주의 타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이동통신, IPTV,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별 소비자 피해구제 접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 KT의 서비스별 피해구제 접수 건수는 이동통신 1136건, IPTV 23건, 초고속인터넷 336건 등 총 1495건으로, SKT나 LGU+에 비해 1.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KT가 고객중시 경영을 소홀히 하고 현장에서는 허수경영이 성행하면서 가입자 이탈이 심화됐다 . 작년 9월에는 가입자 수에서 처음으로 LG유플러스에 추월 당해 꼴찌로 주저앉고 말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3년 9월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 통계에 따르면 이달 기준 전체 이동통신 가입 회선은 SKT 3116만8214개, LGU+ 1801만6932개, KT 1713만3388개로 각각 집계됐다.

통신장애는 올해도 발생해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KT는 지난달 20일 서울 광진구는 동북선 도시철도 공사 과정에서 KT 통신 인프라 피해로 광진구 일부 지역 통신 장애가 발생했다고 알렸다.

앞서 2022년 1월에는 IPTV장애로 49만 가구가 1시간 가량 불편을 겪었고, 2023년 1월에는 부산, 경남, 울산 등 광범위한 지역에서 KT 인터넷 장애가 발생했다. 같은 해 11월에도 KT 전산망에 장애가 발생하면서 소방통신망이 멈추는 사고가  발생했다.

통신망 오류를 완벽하게 제거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지만 KT가 해마다 사고가 터졌을 때 제대로 수습하고 쇄신하지 않아 장애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KT 새노조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적당히 여론의 질타를 모면하며 실적 포장에만 올인하는 경영진의 태도가 100년 통신 기업 KT에서 발생할 수 없는 중복 장애를 일으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KT가 서비스가 좋지 않고 신뢰하기 어려운 통신사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 배경을 두고는 여러 해석이 나온다. 전략부재, 허수경영, 실적압박 위주의 현장 관리, 단기 실적에 의존한 강압적 경영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런 참담한 결과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KT의 이런 모습이 당장은 달라질 것 같지 않다. 취임 6개월을 넘긴 김영섭 대표의 개혁기치가 빛바랬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낙하산 인사로 직원들의 개혁에 의한 KT 재도약의 기대에 절망만 안겼다. 과거 낙하산 CEO와 내부의 이권카르텔이 망가뜨린 잔혹사가 다시 쓰여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논객닷컴= 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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