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최종 후보 결정 임시 이사회 오전서 오후로 변경
중앙회 미는 유찬형 대세론 흔들리고 금융후보 급 부상
노조, 합당한 인물 선임하기 위해 '임추위' 재가동 주장

[논객닷컴= 이서문 기자]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지주가 NH투자증권 대표인선을 놓고 의견 충돌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차기 대표인사를 뽑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11일 당초 오전에서 오후로 늦춰지면서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이 대세론을 형성한 경쟁구도가 바뀌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신 윤병운 부사장이 급부상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와관련, 노조는 임추위에 합당한 후보를 찾아내 제대로 된 인사를 선임하기 위해 정기주주총회가 아니더라도 임시주총에서 대표를 선임한다는 각오아래 시간을 갖고 합당한 후보를 찾아내 제대로 된 인사를 선임하기 위한 임추위 활동을 재개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윤 부사장에 대해서는 역량 무족을 들어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 사장인선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통의 '농협맨'인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과 '증권맨' 윤병운 NH투자증권 IB1사업부 부사장이 맞붙은 상태다. 임추위는 윤병운 NH투자증권 IB1 사업부 대표(부사장),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을 숏리스트로 확정했다.

NH투자증권은 이날 임시 이사회에서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자를 선정하고 오는 26일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한다. 농협금융지주는 금융투자 전문가가 회사를 이끌어야 한다는 입장이며 농협중앙회는 유 전 부회장을 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와 때를 같이하여 금감원이 농협금융지주에 대한 수시검사에 나서고 NH투자증권 정기검사 일정을 하반기에서 상반기로 앞당겨 조사를 실시하는 것이 농협중앙회의 인사개입을 차단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와 관심을 모은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에서 대표 인선 절차와 관련해 금융지주, 중앙회 차원 지배구조 등에 대해 들여다볼 예정이다. 금감원은 금융사 대표선임에서 대주주라는 이유만으로 전문성이 부족한 농협중앙회 인사개입을 배제하는 것을 기본 원칙이라는 입장이다.

윤 부사장은 NH투자증권의 전신인 LG투자증권에 입사해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와 20년 가까이 호흡을 맞춰온 투자은행(IB) 분야 전문가다. 정 대표가 연임하는 동안 NH투자증권을 IB 명가로 승격시킨 만큼, 윤 부사장이 정 대표의 역할을 이어갈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외부 인사로 물망에 오른 사 전 부사장은 삼성증권에서 자산관리본부장, 리테일부문장, 채널영업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프라이빗뱅커(PB)로 시작해 임원인 부사장까지 오른 증권맨이다.

이에 반해 농협중앙회가 미는 유 전 부회장이 차기 대표 후보로 유력했다. 그는 지난 1988년에 입사해 2022년 농협중앙회 부회장으로 퇴임할 때까지 34년간 농협에 몸담은 '농협맨'이다.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의 선거를 도운 키맨으로 알려져 강 회장의 신임이 두텁다는 평가다.

그런데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갑자기 11일 오전에서 오후로 늦춰졌다.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이 신임 사장으로 유력했던 구도가 바뀌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오는 26일 주주총회에서 대표를 선임하려면 임추위는 12일 전에 차기 사장 후보 1인을 추천해야 하는데 일정이 갑자기 변경됐다는 것은 이미 결정된 1인 후보가 다른 인사로 바뀐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즉, 금융당국이 유 전 부회장의 대표 선임에 반대한다는 입장인 것같다는 관측이다. 금감원은 아무리 보유지분이 많은 농협중앙회라고 하더라도 금융업무인 만큼 농협금융지주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농협중앙회가 유 전 부회장을 밀어붙인다면 감독원과 전면전을 벌여야 한다. 그러나 칼자루는 금융당국이 쥐고 있다는 점에서 중앙회는 주총에서 아무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여기에서 유 전 부회장의 낙마설도 피어오른다.

이와 관련, 노조는 이날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윤병운 부사장이 다음 사장이 된다면 조직문화를 되살릴 수 없을 것은 물론이며 노사 상생은 기대하기 어렵고 투쟁과 갈등의 길을 갈 것"이라며 "현 숏리스트 후보들이 직원이 믿고 따르지 못하는 사장 후보라면 성급히 결정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의 정영채 왕국은 불가능하다"며 "임원추천위원회는 합당한 후보를 찾아내고 제대로 된 사람을 선임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전문가라는 말은 윤 부사장에 어울리지 않는 것으로 투자은행(IB) 업계 모든 사람이 알고 있을 것"이라며 "내부에서도 윤 부사장은 실적은 정영채 사장의 영입이지 본인의 것이 아니란 말이 넘쳐난다"고 말했다.

윤 부사장이 NH투자증권의 성과주의를 극단으로 몰고 갔다면서 노조는 "금융감독원이 지지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는데, 금융사고 때마다 금융당국은 증권사 직원들의 불완전판매에 기인했다며 미봉적인 대책을 내놨다"며 "금융감독원의 턱없는 민간 회사에 대한 지배개입을 노조가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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