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도용 혐의, 비리임원 재기용 사건 등 잇따라 '윤리경영' 의심
독과점에 바탕을 둔 깁질과 변칙경영 시정위해 과감한 혁신 필요

[논객닷컴= 이서문 기자]  카카오그룹에서 모럴해저드의 심각성을 보이는 사건들이 잇따르고 있다. 독과점에 의한 ‘갑질’로 소비자 희생을 바탕으로 고속성장을 해온 카카오에서 윤리경영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최근 카카오에서 전 부사장 그룹장이 법인카드로 1억원 어치 게임아이템을 결제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는 법인카드를 개인카드처럼 물 쓰듯한 것이다.  카카오는 그를 징계 조치한 후 모든 카카오 계열사 이사직에서 해임시졌다.

카카오 내부에서 이 사건은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 고있다. 그만큼 내부 통제가 허술하고 회사 전체의 도덕성이 땅바닥에  추락한  대표적인 사례이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카카오는 스톡옵션 '먹튀'로 주주와 직원들의 빈축을 산 임원을 재기용하는가 하면  카카오게임즈기 기술도용혐의로 피소되기도 했다. 변칙경영으로 바람 잘 날이 없는 카카오다. 

12일 ICT(정보통신기술)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재무그룹장을 맡았던 A 전 부사장은 법인카드로 1억원 상당의 게임 아이템을 결제한 사실이 드러나 지난해 9월 정직 3개월 징계를 받고 보직 해임됐다. 그는 지난달 사내·외이사처럼 이사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카카오게임즈 기타 비상무 이사에서 사임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앞서 그는 이 사건으로 또 다른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케이앤웍스, 디케이테크인의 이사직에서도 해임됐다. 그는 현재 어느 카카오 계열사의 이사직을 맡고 있지 않다. 그는 징계를 받은 후 계열사 이사직 사의를 표한 채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게임즈는 게임회사라는  특수성 때문에 게임아이템의 법인카드 결제를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A씨의 경우 업무와는 상관없이 개인적으로 게임을 즐기기 위해  법인카드로 과도한 게임아이템을 구매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됐다.

이에 따라  카카오 노동조합은 지난해 9월 A씨를 배임·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지만 경찰은 법인카드로 게임 결제가 가능한 사규 등에 따라 같은 해 12월 초 A씨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는 28일 주주총회에서 후임 임원을 선임할 예정이다. 그가 이사직을 유지했던 다른 계열사들도 후임 이사 선임 절차에 착수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박준석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카카오는 이같은  재발 방지를 위해 법인카드 사용처와 한도에 대한 규정 수립 등 개선책도 마련했다. 카카오는 빠른 의사결정을 하면서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하기 위해 재무그룹 등 그룹과 부문, 실, 팀, 파트, 셀로 구성된 체계를 간소화하는 조직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카카오에서는 모럴해저드가 심각한 상태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사건들이 잇따랐다. 그렇지 않아도 독과점력에 바탕을 둔 갑질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게임즈가 유통을 맡은 게임 ‘롬’(ROM)이 엔씨소프트의 ‘리니지W’를 도용한 혐의로 한판 소송전을 치르게됐다.

롬은 레드랩게임즈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유통을 맡고 있는 게임으로 대만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서울중앙지법과 대만 법원에도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에도 카카오게임즈가 출시한 ‘아키에이지 워’가 ‘리니지2M’의 컨텐츠와 시스템을 다수 모방했다며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소송을 제기한 바 있어 카카오가 여전히 불공정거래 관행에 젖어 있다는 인상을 남기고 있다. 

뿐만 아니라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에서 스톡옵션( 주식매수선택권) 70억원 대 ‘먹튀 논란’의 전 임원을 카카오 본사 최고기술책임자(CTO)로 내정해 복귀시킨 것을 두고 윤리실종 기업이라는 비판대에 올랐다.

카카오그룹은 최근 카카오뱅크 상장 직후 스톡옵션 행사로 70억원대 차익을 거두면서 카카오에 기업윤리에 먹칠을 한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CTO(최고기술책임자)를 카카오 본사 CTO로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카카오뱅크가 상장한 지 3거래일 만인 지난 2021년 8월10일 보유주식 11만7234주 가운데 10만6000주(주당 6만2336원)를 매도해 약 66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그는 2주 뒤 나머지 주식 1만1234주(주당 9만1636원)도 전량 매도해 10억여원을 남겼다.

그가 상장직후 스톡옵션을 행사해 극단적 이기주의적 행태를 보였다는 점에서 당시 비난여론이 쏟아졌으나 카카오는 이에 개의치 않고 그를 이번에 재기용했다. 직원들은 ‘회사의 성장보다 경영진 보상만 극대화하는 사익 추구’, ‘불투명하고 원칙 없는 회전문 인사’가 경영에서는 절대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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