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객닷컴= 이서문 기자]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 지주사인 영원무역홀딩스(이하 영원무역)가 최근 개봉한 이승만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독립영화 ‘건국전쟁’을 관람한 직원들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업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 휘말렸다.

영원무역이 직원들에게 보수의 원조격인 이승만 전 대통령을 미화하는 내용의 영화 관람을 지원하는 것은 특정 이데올로기에 편향된 정치성향을 드러낸 것으로 기업의 정치 중립성 논란의 중심에 섰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영화는 개봉 직후 정치적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보수 정치권에서는 호평을 받은 반면 진보 측에선 이승만 전 대통령을 미화했다며 역사왜곡을 지적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특정 이념에 치우친 정치색을 드러낼 경우 경영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논쟁에 휘말리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영원무역은 회삿돈을 들여 직원들의 영화 관람 독려에 나섰다. 영원무역는 직원들에게 현금을 지급하면서 이 영화 관람을 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원무역은 지난 2월 ‘건국전쟁 영화관람 지원’이라는 사내 공지에서 처음 영화관람권과 영수증을 가져오면 식사권 1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많은 직원들이 이 영화를 보도록 하기위해 지원을 더욱 확대한다는 내용을 공지했다. 회사 측은 영화 관람권 1매당 5만원을 지원하고 이미 관람을 마치고 증빙을 한 부서에도 동일하게 5만원권을 지급하겠다고 설명했다.

영원무역 측은 논란을 일으킨 영화를 특정 기업이 회삿돈을 들여 영화 관람을 독려한 것을 두고 입방아에 오른데 대해 직원 복지를 위해 일상적으로 하는 사내 이벤트라고 하지만 누리꾼들과 일각에서는 기업의 정치중립성과 관련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많은 누리꾼들은 영원무역이 특정 이념성향의 의심을 살 수 있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이념적 편향논란을 빚고 있는 건국전쟁 영화를 기업이 돈을 주면서까지 관람을 권장했다는 것은 적절치 않은 행위라고 지적했다.

누리꾼들은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볼만한 영화가 많은데 하필 이 시점에 왜’, “‘복지 차원이면 모든 영화를 대상으로 해야 되는 것 아닌가’, ‘역사 인식 궁금하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영원무역 측은 이와 관련, 특별한 의도가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직원 복지를 위해 일상적으로 하는 사내 이벤트며 이전에도 꾸준히 있었다”라면서 “관람 여부는 임직원들이 자신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국전쟁은 이승만 일대기를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다. 영화는 이 전 대통령의 사진과 영상 자료를 포함해 며느리 조혜자 여사 등 주변 인물과 전문가 인터뷰 등이 담겨 있다. 지난 2월1일 개봉 후 한 달도 되지 않은 27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해 주목을 받았다. 다큐멘터리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는 경우는 드문 일인데 이 다큐 영화는 이례적으로 많은 관람객이 몰렸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부산시 서구청이 직원들에게 건국전쟁의 관람을 장려해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부산 서구는 '문화가 있는 날' 행사로 직원 대상 영화 무료 단체관람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화관람 시간 100분을 상시 학습 시간으로 인정하는 등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지 않았고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논란을 불러일으킨 영화를 관람작으로 선정했다는 측면에서 비판여론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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