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밖 조 회장, 전년비 23 배 폭증한 2307 받아 이재용 회장 다음 많아
주주환원정책에 호실적으로 거액 배당 챙겨 …경영리스크 증대로 과배당 논란
10대그룹 총수 배당총액 7.3% 증가한 8200억 …이재용 회장 3244억원 '1위'

[논객닷컴= 이서문 기자]  10대그룹 재벌총수들의 올해 배당금은 전년보다 7.3% 증가한 82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배당금 규모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244억원으로 가장 많고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1,599억원으로 2위에 올랐다.

특히 올해 대기업 배당에서 10대 그룹 총수에 들지는 않지만 기업이익의 주주환원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선언한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이 전년(103억원)보다 23배가량 늘어난 2307억원의 배당금을 받게 돼 이재용 회장 다음으로 많고 정의선 회장을 앞서 눈길을 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 2022년 보험 증권 등 주력 계열사를 모두 완전자회사로 만들어 ‘관리형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매년 당기순이익의 50%를 주주들에게 3년간 환원하겠다고 선언한데 따라 올해 배당을 급격히 늘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 회장의 과배당은 증권과 보험의 영업환경이 악화되는 점을 고려할 때 지나친  배불리기라는 측면도 없지 않아 논란이다.

메리츠금융 조정호 회장.(사진=연합뉴스)
메리츠금융 조정호 회장.(사진=연합뉴스)

14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자산총액 기준 10대 그룹 총수의 2023회계연도 배당(중간·기말배당 합산, 일부는 예상치)은 총 8,196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전년(2022회계연도) 7,642억원보다 554억원(7.3%) 증가한 수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전년 3,048억원보다 6.4% 증가한 3,244억원의 배당을 받아 10대 그룹총수 중 1위다.이 회장은 삼성전자에서 1,409억원을 비롯해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SDS 등 계열사로부터 현금 배당금을 지급받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차가 올해 배당률을 높인 덕분에 전년 1,114억원보다 39.9% 증가한 1,559억원을 받는다. 그의 배당금 증가율은 10대 그룹 총수 중에서 가장 높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전년과 같은 650억원,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3.3% 늘어난 778억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4.1% 늘어난 326억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전년과 동일한 139억원을 각각 지급받는다.

반면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GS건설의 실적 부진 등으로 전년보다 28.8% 줄어든 49억원에 그쳤다. HD현대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17.4% 감소한 798억원이다. 최근 그룹 총수로 승진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전년과 같은 280억원이고,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전년보다 20.3% 증가한 372억원으로 조사됐다.

재벌닷컴 관계자는 "지난해 기업들의 전반적 실적이 코로나19 이후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 어렵지만, 기업들의 주주환원 강화 정책으로 인해 전체적인 배당 성향이 높아진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대기업 배당에서 메리츠금융 조정호 회장의 배당금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 눈에 띈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 조사결과 올해 조 회장은 전년보다 23배나 급증한 2307억원의 배당금을 받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1549억원)이나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1331억원), 구광모 LG그룹 회장(778억원)보다 많다.

이는 조회장의 주주환원정책으로 가능했다. 조 회장은 대주주 1주와 소액주주 1주의 가치는 동일하다는 철학으로 경영성과를 최대한 주주들과 나누는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 메리츠가 2023 회계연도 배당총액을 전년 보다 23배 급증한 4483억원으로 잡은 것도 오너의 주주환원정책에서 비롯된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올해 재벌기업 배당에서 배당랭킹 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조 회장은 메리츠금융 지분 48.06%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메리츠금융이 주주배당을 급격히 늘릴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장사를 잘해 사상 첫 순이익 2조원을 달성한 호실적에서 가능했다.  메리치금융지주의 지난해 연결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30% 이상 증가한 2조1333억원으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2조원 클럽에 진입했다.은행계 4대 금융지주의 막내인 우리금융과 견줄 수 있는 수준이다 

 메리츠증권은 당기순이익이 5899억원으로 전년대비 28.8% 감소했지만 메리츠화재는 1조5750억원으로 전년대비 무려 84.2%가 증가했다. 이러한 실적을 바탕으로 메리츠금융지주는 자기주식 매입 소각 6400억원 결산금 배당 4483억원 등 2023년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51%를 주주들에게 환원했다.

문제는 지속 가능성이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은행지주와는 달리 보험 중심의 편중된 포트폴리오 리스크를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해 시작된 IFRS17 회계제도 변경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으로 거대규모 배당으로 지급여력에 문제가 생기면 다시 자본을 조달해야 하는 리스크가 잠재돼 있는 상황인데 주주환원 확대로 재무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과배당은 나중에 독으로 돌아 올 수도 있다.

국내 부동산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도  적지않아 강화된 주주환원정책을 이어가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메리츠금융의 국내 부동산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14조6000억원이며, 이 중 96%는 선순위 대출이다. 평균 담보인정비율(LTV)은 40% 수준이다. 연체율은 2.3%로 다소 올랐지만 증권사평균에 비해서는 크게 낮은 수준이어서 별 문제는 없다.

메리츠금융은 2023년 부동산 가치 하락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보수적으로 손실을 반영하고 있고, 올해는 부동산 시장가치를 심도있게 모니터링하고 투명하고 신속하게 시장변화를 재무회계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는 2조4000억원이고 이중 상업용 부동산 1조7000억원이며 해외자산은 주기적 감정평가 받고 시가반영하고 있으며 투자자산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경우에는 충당금 적립 및 수익증권 평가 조정을 통해 재무액에 매월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4분기 손실은 약 1558억원을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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