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넥센타이어 보다 매출 거의 1조 정도 많아도 연구개발비는 비슷
중국업체 인수후 연구개발에 소극적 …'뜯김' 논란 후 투자에 더욱 신중
인터넷서 소비자들 품질불만 폭발해 금호타이어 고객 이탈 심화 추세

[논객닷컴= 이서문 기자] 금호타이어의 안정성 논란이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금호타이어 특정 타이어에서 청킹(뜯김) 현상이 잦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은 가운데 대형사고에 대한 우려로 소비자 이탈도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다 심각한 문제점은 타이어 불량문제가 쉽사리 해결될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그만큼 금호타이어가 연구개발투자에 인색해 뜯김 현상 등 품질 문제가 단 기간에 해결될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다.

그렇지 않아도 업계에선 금호타이어를 인수한 중국 타이어 기업 더블스타가 한국 투자를 미룬 것이 타이어 품질 저하로 이어졌다는 시각이 많은데 이번 논란이후 더블스타가 투자에 더욱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획기적인 연구발 투자 확대를 통한 품질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호타이어 소비자들 사이에 뜯김 현상을 호소하는 사례는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금호타이어 PS31 제품의 뜯김 현상을 문의하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타이어 청킹(chunking) 현상이란, 노면과 타이어의 마찰에 의해 타이어 표면의 온도가 급격하게 높아져 타이어 접지면 고무가 일부 떨어져 나가는 타이어 뜯김 현상이다. 청킹 현상이 나타나면 도로와 맞닿는 접지면이 고르지 않아 타이어 접지력이 떨어지게 된다. 정도가 심할 경우 접지력 부족으로 차량이 미끄러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청킹 현상이 나타나면 바로 타이어를 교체하는 것이 좋다.

한 네티즌이 금호타이어 청킹현상으로 보상을 문의한 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 네티즌이 금호타이어 청킹현상으로 보상을 문의한 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 네티즌은 자동차 커뮤니티에 올린 게시글에서 “금호타이어 크루젠 HP71을 구매했는데 최근 올라온 카페 글을 보니 이 모델이 청킹현상으로 추천을 안 한다”며 “네이버에서 ‘청킹현상’으로 검색하니 제일 먼저 이 모델 관련 후기 글이 나온다”고 전했다.

또 다른 게시자도 “금호타이어 프론트쪽 청킹현상 있어서 컴플레인을 걸었다”며 “60% 할인된 가격으로 장착 중이다. 청킹 있으면 보상 받아라”라고 전했다. 유독 청킹이 자주 발생한다는 제품은 TA21, TA51, TA91, TA5, 마제스티9, 크루젠 등이다. 발견 시점은 교체 초기부터 3만km 이상 등 다양하게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 안전성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21년에도 청킹현상으로 인한 결함으로 리콜 명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금호타이어의 실질적 경영권을 가진 중국 더블스타로부터 수입해 판매한 트럭용 타이어에 대해 리콜 명령을 내렸다.

국표원 시험결과 더블스타 제품은 고무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청킹현상으로 균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국표원은 "트럭·버스용 타이어 25개 제품에 대한 안전성 조사결과, 금호타이어가 수입한 제품이 내구성능 시험에서 타이어에 균열 및 부분 손상이 발생했다"며 "이 경우 운전 중 타이어 파손에 따른 대형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따른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의 금호타이어 품질불량에 대한 불만이 폭발한 근본적인 원인은 이 회사가 연구개발 투자에 인색한 때문을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2018년 금호타이어를 인수한 더블스타가 연구개발비 같은 투자 확대에 지나치게 소극적이다”고 말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매출에서는 큰 차이가 나나 양사 연구개발비는 거의 비슷하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의 연구개발이 얼마나 부족한 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금호타이어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조9805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말 연구개발비는 772억원에 불과하다.

이에 반해 경쟁사인 넥센타이어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이 2조236억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 차이는 9600억원에 달하지만, 연구개발비는 격차는 164억원 정도에 그친다.

금호타이어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2021년 3.56%에서 2022년 2.69%, 지난해 3분기 말 2.59%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676.5% 급증한 3879억원에 달했는데도 연구개발비 집행에는 소극적이어서 이는 품질불량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업계에선 금호타이어를 인수한 중국 타이어 기업 더블스타가 한국 투자를 미룬 것이 이 같은 타이어 품질 저하로 이어진 것 아니냐고 본다.

품질논란에 대해 금호타이어 측은 타이어 뜯김 문제는 금호타이어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뿐 아니라 타사 타이어 제품에서도 뜯김 현상이 발생한다”며 “판매량 대비 뜯김 현상 비율은 비슷하다”며 “타이어 뜯김은 운전자의 운전 습관과 노면 상태 등 다양한 요인으로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금호타이어 뜯김 현상은 타이어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금호타이어가 매출증대와 더불어 연구개발투자를 대폭확대하지 않을 경우 품질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이는 고객이탈과 영업부진을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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