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객닷컴= 이서문 기자]  카카오모빌리티가 분식회계로 계열사의 매출을 수천억씩 조작하는 요술을 부린 것으로 드러났다.   시장 독과점으로 단기간에 신흥재벌 스타덤에 오른 카카오그룹이  '갑질'에 이어  회계조작 의혹으로 소비자와 투자자를 울리는 부도덕성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회계 조작 혐의로 금융 당국의 제재를 앞둔 카카오모빌리티가 재무제표를 작성하면서 회계기준을 금감원의 기준과 달리 적용하는 바람에 매출이 대폭 불어나는 효과가 발생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금감원의 지적에 따라 회계기준을 변경했더니 지난해 매출이 수천억 원이나 대폭 감소한  사실이 확인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연간 매출액(영업수익)이 6014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오는 27일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최근 주주들에게 보낸 소집 통지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회사가 매출액을 기존 ‘총액법’에서 ‘순액법’으로 바꿔 계산한 결과다.

문제는 순액법을 적용한 결과 매출이 대폭 감소한 점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앞서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액이 7336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에 견줘 27.3% 늘어났다고 공시한 바 있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 1조원 돌파가 유력시됐다.

그런데 카카오모빌리티가 이번에 공개한 작년 매출은 6014억원으로 3분기까지 누적매출을 밑돌 뿐더러 작년 연간 추정 매출 1조원 안팎에도 턱없이 적다. 매출 감소폭은 3천~4천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추정도 가능하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의도여부는 고사하고 카카오모빌리티가 결과적으로 매출을 대폭 늘려 분식회계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는 시각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점에서 받는 로얄티 전액을 매출로 잡는 바람에 매출이 실제보다 크게 집계됐다. 이 회사는 그동안 100% 자회사인 KM솔루션을 통해 ‘카카오 T 블루’ 가맹계약을 맺은 택시 업체 등으로부터 택시요금의 20%를 로열티 명목으로 받고 이를 전액 매출에 반영했다.

그러나 카카오모빌리티는 운행데이터 제공, 광고마케팅 대가 등으로 택시요금의 16∼17%를 다시 가맹점(택시)에 되돌려준다. 따라서 로얄티에서 환급액을 뺀 운임의 3∼4%가 순수한 매출이 되는 것이다. 금감원 회계 감리의 결론이고 이것이 ‘순액법’ 회계기준이다.

이는 물론 카카오의 매출 축소로 이어졌다. 모회사 카카오는 지난해 매출 실적이 8조1058억원(잠정)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공시했으나 카카오모빌리키의 매출 거품이 꺼지면서 8조원 밑으로 내려가게 됐다.

금감원은 지난달 카카오모빌리티가 2020년부터 매출을 고의로 부풀린 분식 회계 혐의로 회사 쪽에 과징금 약 90억원 부과, 류긍선 대표 해임 권고 등을 사전 통지했다. 앞으로 금융위원회 산하 감리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기 심의를 한 후 최종 징계 수위를 확정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오는 27일 주총에서 이날 임기가 만료되는 류긍선 현 대표의 1년 연임 안건도 상정했다. 금감원의 해임 권고에도 불구하고 택시 업계와의 소통 및 합의 사항 이행 등 현안 과제 해결을 위해 연임이 필요하다는 것이 회사 쪽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는 연임명분으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분식회계를 주도한 혐의를 받아 리더십이 추락한 류 대표가 아니더라도 새로운 대표가 얼마든지 이런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카카오는 최근 스톡옵션 ‘먹튀’로 회사보다는 자신의 이익에 충실하고 직원들의 사기를 꺾어 기회주의적 인사를 임원으로 재기용한 데 비추어 류 대표 연임문제도 정실인사와 맥을 같이 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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