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분기 매출 6천만원', 영업손실 153억인데 공모가 3만원 넘어 '뻥튀기' 의혹
주주들 엉터리 공모가 산정에 집단소송 제기 … 특사경, 공모가 진실규명에 나서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설계 전문업체 파두의 ‘사기 상장’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금융감독원 특별사업경찰(특사경)이 상장 주관사인 NH투자증권에 대한 수사에 착수, 공모가 '뻥튀기' 진실 규명에 나섰다.

이번 금감원 특사경 수사는 투자자들의 주머니를 턴 상장비리일 수 있다는 점에 충격적일 뿥더러 공모에 참여했다가 큰 손실을 봐 집단 소송을 제기한 투자자들의 소송과 피해 회수 가능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 특사경은 전날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본사를 압수수색을 벌여 파두 상장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사경은 공모 전 과정을 들여다보고 있으며 특히 공모가가 적정한지, 아니면 과대평가됐는지 등 산정과정에서의 문제를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파두 상장을 공동으로 주관했으나 한국투자증권은 압수수색 대상에서 제외됐다. NH투자증권이 파두의 대표주관사로 공모가 산정에 관여했기 때문이다.

즉 파두 ‘뻥튀기 상장’의 본질은 공모가 부풀리기 의혹이기 때문에 특사경은 NH투자증권 본사에 들어가 압수수색을 벌였다. 한국투자증권이 압수수색은 받지 않았지만 금감원 특사경 수사선상에 빠진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7일 거래소 홍보관에서  열린 파두의 코스닥시장 상장기념식. (사진=한국거래소)
지난해 8월 7일 거래소 홍보관에서 열린 파두의 코스닥시장 상장기념식. (사진=한국거래소)

파두 사건의 핵심은 지나친 공모가 부풀리기다. 사실이라면 공모에 참여한 투자자들의 피해컸다는 의미다.

파두는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주관으로 지난해 8월 기술특례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회사는 소규모인데도 당시 시가총액이 무려 1조5000억원에 달한 것은 높은 공모가 책정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시가총액이 유지되자면 어느 규모이상의 매출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 증권가의 통설이다. 하지만 파두의 작년 3분기 매출이 3억원대에 불과한 것으로 공시됐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식가치가 실제보다 뻥튀기 된 것이 아니냐는 의문에 제기되면서 주가는 공모가 3만1000원 이하로 추락했다, 이후 주가는 단 한 번도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바닥권을 저미했다.

이 와중에 파두가 IPO(기업공개)를 진행 중이었던 지난해 2분기 매출액은 5900만원에 불과했다는 사실도 드러나면서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구멍가게 수준의 소기업이 3만원을 웃도는 공모가로 증시입성이 가능한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사기 상장' 논란이 일었다.

파두주주들은 ‘속았다’고 판단하고 상장 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주관사가 중개알선수수료 챙기는데 혈안이 된 나머지 대주주와 짜고 투자자 등을 친 것이 아닌가하는 의혹에 문제해결을 법정으로 가져갔다.

소송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한누리는 지난 14일 파두의 상장과 공모가 산정 과정에 관여한 두 증권사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증권관련집단소송법에 따른 집단소송 소장과 소송허가신청서를 제출했다.

한누리 측은 “파두와 상장주관사들이 공모 당시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에 ‘피고 회사(파두)의 매출이 2023년도에도 지속적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등의 허위사실을 기재했다”며 “근거 없이 부풀려진 예상매출액과 예상순이익을 토대로 주식가치를 평가해 공모가격을 액면가(100원)의 310배에 해당하는 3만1000원으로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한누리는 형편없는 실적에 비추어 3만원대의 공모가는 산정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증권신고서 등의 공시 시점에서 파두는 이미 주요 거래처의 발주 취소로 2분기 매출이 5900만원에 불과했고 영업손실은 153억원에 이르는 상황이었다고 한 누리는 밝혔다. 제소자들이 피해회복을 위해 집단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여기에서 ‘사기’, ‘뻥튀기’ 사장 의혹이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파두 측이 대응에 나섰다. 파두는 “예상을 뛰어 넘은 낸드(NAND) 및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의 침체와 데이터센터들의 내부 상황이 맞물려, SSD 업체들 대부분이 큰 타격을 입었고 당사 역시 이를 피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당사의 실적 침체는 이러한 시장 상황에 기인했다”며 상장 과정에서 부정적인 의도나 계획 등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파두의 해명이 맞는지 여부는 금감원 특사경 수사결과가 나와 봐야 판명날 수 있다. 현 상황에서는 여러 정황상 주식가치가 과대평가된 측면이 없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파두의 공모가가 실제 가치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싸게 산정된 것으로 판명나면 NH투자증권은 물론 공동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거액을 손해배상해야할 위험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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