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의 어원설설]

최근 JTBC 보도로 ‘안산 좌빨’이 주목 검색어가 됐습니다.

세월호 사건 1년 뒤인 2015년 4월 고영태 등 최순실 주변인사들이 “안산에 손만 내밀면 덥석 잡을 좌빨들이 널렸다. 움직일 수 있는 좌빨들을 작업해 뒀다. 여기서 뭐 뽑아 먹을 거 없나 보자”고 했다는 보도입니다. 세월호 유가족과 안산 시민단체를 좌빨로 부른 겁니다.

좌빨과 수꼴.
광장에서도 TV토론에서도 툭하면 좌빨!~ 수꼴!~ 손가락질입니다.
과격, 보수성향의 각 진영이 “이게 나라냐?” “이게 나라다~”를 서로 외쳐댑니다. 두 동강 직전입니다.

좌빨은 좌파 빨갱이, 수꼴은 수구꼴통의 준말쯤됩니다.좌·우파는 프랑스혁명 이후 국민공회에서 급진개혁과 사회주의, 농민과 노동자, 빈민을 대변하던 자코뱅파가 좌측에, 온건개혁과 자유주의, 자본주의, 상공업자, 부자를 대변하던 지롱드파가 우측에 앉은 데서 비롯됐다죠.

사회적 평등을 지지하며 계급,불평등에 반대하는 좌파와 사회적 평등보다 개인의 경제적 자유를 지지하는 온건개혁이나 보수을 지향하는 우파. 늘 평행을 달리는 숙명의 맞수였습니다.

좌빨의 ‘빨’은 빨갱이의 ‘빨’과 동의어죠.
“빨갱이는 적색분자를 이른다. 빨갱(빨강)에 ‘이’가 붙은 것으로 해방 이후 생긴 말이며, ‘이’는 ‘노랭이’할 때의 ‘이’처럼 사람을 뜻한다.”(재미있는 어원이야기/박갑천)

유사단어로 빨치산이 있습니다. 2차 대전때 유고슬라비아의 공산 유격대 ‘파르티잔’에서 온 말입니다. 우리나라에선 6.25전쟁 전후 각지에서 활동한 공산 게릴라가 그들입니다. 빨치산(파르티잔)이라 한 이유도 그들이 배후교란이 주목적인 비정규 게릴라였기 때문입니다. 소설 남부군엔 지리산을 거점으로 한 빨치산 활동상이 잘 나타납니다. 파르티잔이 빠르티잔>빨티잔>빨치산으로 바뀌고 험준한 ‘산’의 뜻까지 녺아든 걸로 보입니다.

빨갱이는 빨치산과 말뿌리는 다르나 생성시기는 비슷합니다. 사회주의국가의 상징인 적색(빨강색)이 반영돼 ‘공산사회주의 사상을 가진 사람’으로 통칭됐습니다. 빨치산의 의미도 담기고…

수구(守舊)는 변화를 거부하는 성향이 강한 보수우익을 뜻합니다. 꼴통이 붙어 고집불통의 이미지까지 붙습니다.

꼴통의 연원에 대해선 분분합니다.

“머리가 안좋아 성적이 ‘꼴찌인 머리’를 꼴통이라 했다” “머리를 뜻하는 대갈통의 ‘갈통’이 골통>꼴통으로 되면서 안좋은 머리라는 뜻이 들어갔다” “골이 텅 빈 이를 지칭한 ‘골텅’이 골통>꼴통이 됐다” 등등… 다소간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머리 안좋은~’이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JTBC 보도대로 라면 국정농단 세력들은 세월호 유족과 시민단체를 체육사업에 끌여들여 비판여론을 잠재우고 이권까지 챙기려 한 의혹이 짙습니다. 전두환 정권때 3S(Sports, Sex, Screen)정책을 떠오르게 합니다. 정치에서 국민관심을 돌리려던 우민화정책 말입니다.

홍준표 경남지사가 2심 판결 뒤 “박근혜 정부 4년을 견디면서 김대중 노무현정부 10년보다 힘들게 보냈다”며 “일부 양박(양아치같은 친박)이 내 사건을 만들어 냈다”고 비난했습니다. 친박에 ‘양아치’를 덧댄 겁니다.

국정농단 세력들은 우민화정책에서 한발 더 나가 음습한 공작까지 기도한 정황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양박수꼴’로 불릴만합니다. 국정농단 끝이 어디인 지 대체 가늠이 안됩니다.

왼쪽으론 좌익-극좌-좌빨-종북좌빨로, 오른쪽으론 우익-극우-수꼴-양박수꼴로 빠르게 외연확장하면서 중도공백의 시대를 맞는 느낌입니다. [오피니언타임스=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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