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의 어원설설]

휴대폰 SNS 최신게임 하면 오빠! / 카톡 쓰면 아저씨! / 받기만 하면 할배~^^
노래방에서 책 앞부터 찾으면 아저씨 / 뒤부터 찾으면 오빠! / 찾아 달라고 하면 할배~~
덥다고 윗 단추 풀면 오빠! / 바지 걷으면 아저씨 / 내복 벗으면 할배~
블루스 출 때 허리 감으면 오빠~~ / 왼손 올리면 아저씨 / 발 밟으면 할배!
종업원에게 “아가씨~”라고 부르면 오빠! /“언니~”라고 부르면 아저씨 / “임자~” 부르면 할배~~ㅋ

SNS에 나도는 ‘오빠 아저씨 할배 감별법’입니다.

오빠가 나이먹으면 아저씨가 되고 아저씨가 늙으면 할배되는 게 인생순리인데, 국면 국면 행동양식은 다르게 나타난다는 걸 유머스럽게 표현합니다.

‘오빠는 올+아비>오라비>오래비가 한가닥이고, 다른 한편으론 올+아빠>오아빠>오빠가 된다. 올+아빠의 ‘올’은 일찍이 대를 이어 아버지가 될 사람이라는 뜻이다. 벼 중에서도 일찍 익는 벼를 올벼라고 칭했듯…”(우리말어원연구/최창렬 저)

‘올’이 ‘일찍’이라는 뜻에서 ‘다가올’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오라비는 ‘미래에 아비가 될’ 사람이라는 뜻으로 쓰임새가 넓어졌습니다. 머지않아 아버지가 될 사람, 아버지같이 돼가는 사람… 오빠 오라버니 오래비의 말뿌리가 아버지>아빠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아저씨는? 아기의 씨를 가져서 아저씨라 부르고, 아주머니는 아기 만드는 주머니(자궁)가 있어 아주머니라 했다는 우스개소리가 있지만 민간어원설일뿐입니다.

학자들은 앗아버지>앗아비>앚아비>앚에비>아제비로 봅니다. 여기서 앗은 ‘작다’는 뜻의 고어. ‘씨앗’할 때의 ‘앗’과 같은 의미로 작은 아버지라는 뜻이 됩니다.

앗+압(아비)+씨에서 앚압씨>아잡씨>아자씨>아자씨>아저씨로 왔다고 보기도 합니다. 아제비>아제가 되고 여기에 존칭 ‘씨’가 붙어 아저씨가 됐다는 주장도 있고 보면 언어 생성초기에 서로 영향을 주었다고 봐야 합니다.

장가 못간 삼촌을 아저씨로, 장가간 삼촌은 작은 아버지, 아버지보다 나이 많고 장가간 삼촌은 큰아버지라 불렀죠. 아제비나 아제는 지금도 방언으로 살아있습니다. 아저씨나 아제비나 같은 뿌리죠.

할아버지는 한+아버지>할아버지>할아비>할배로 변했다는 게 정설입니다. 같은 논리로 할머니 역시 한+어머니>할어머니>할머니>할매가 되죠. ‘한’은 크다는 뜻의 순 우리말이라고 일찍이 배웠습니다. 한강의 ‘한’과 쓰임새가 같고... 큰 소를 뜻하는 황소도 본래 한쇼>한소>황소로 바뀌어 왔습니다. 할아버지,할머니에는 아버지나 어머니보다 큰 분이라는 뜻이 담겨있는 겁니다.

오빠 아저씨 할배가 지칭하는 대상과 표현이 다르지만 기본 뿌리가 한뿌리(아버지)에서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나름 과학적으로 분화됐다는 사실과 함께...

요즘엔 아제가 아재로 변형돼 ‘긍정의 아이콘’으로, 개저씨(개+아저씨)는 ‘부정의 아이콘’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할배, 할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할빠, 할마까지 등장했습니다. 할빠는 할아버지와 아빠를. 할마는 할머니와 엄마를 줄여 한번에 부르는 신조어입니다.

SNS언어의 확장성이 어디까지 갈지 자못 궁금합니다. [오피니언타임스=권혁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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