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의 전원일기]

[오피니언타임스=동이] 요즘 프리마켓(free market)이 유행이죠. 전국 곳곳에서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프리마켓들이 성업 중입니다.

자기만의 물건을 만들어 파는 ‘작은 길가게’. 국내에서는 경기 양평 문호리의 리버마켓(river market)이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동이네는 아직 초보단계여서 그렇게 ‘큰 곳’엔 못가고, 천연염색 제품들을 들고 충북 제천의 프리마켓에 가곤합니다.

의림지 프리마켓 ©동이

그게 장사가 돼냐구요?

네~~ 되는 날도 있고, 안되는 날도 있습니다. 매번 잘 되면야 벌써 그 길로 나섰죠. 시장이란 게 크든, 작든 작동원리가 같으니까요. 물건좋고 손님 많으면 잘 되는 거고 그렇지 않으면 잘 안되는 거죠. 오며 가며 드는 기름값 빼고 일당 수준? 그 정도입니다.

뭐 아내와 여행삼아 다닌다~ 생각하고 움직입니다. 몸이야 물론 고되죠. 그래도 마음은 편한 편입니다. 좀 더 노력하면 텃밭농군보다 낫지 않을까?하는 희망의 끈을 잡고 주말마다 보부상 행차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벌써 1년이 넘었습니다.

동이네 천연염색 제품 ©동이

마침 올해로 13회(8월10~15일)를 맞은 국내 유일의 음악영화제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청풍호반과 ‘메가박스 제천’을 메인상영관으로 제천시문화회관 등 일원에서 진행됐습니다. 30여개국에서 100여편이 출품됐고 개막작은 ‘장고’(에티엔 코마 감독). 전설적인 재즈 기타리스트이자 작곡가이며 집시 스윙을 대표하는 뮤지션 장고 라인하르트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앞서 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화제를 모은 바 있지요.

영화제 포스터(위)와 의림지썸머나잇 공연 ©동이

청풍호반의 원썸머나잇(one summer night), 의림지의 ‘의림썸머나잇(uirim summer night)’ 등 음악행사도 다채롭게 펼쳐졌습니다. 의림지 무대에선 록그룹 ‘뜨거운 감자’의 연주와 열창이 이어져 내외국인의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날씨도 선선해 한여름밤 행사로는 이만한 게 없더군요. 배우 전도연씨가 이번 영화제 ‘시네마엔젤’ 기부식에서 10번째 주자로 영화제 티켓 500장에 해당하는 기금을 전달했다는 훈훈한 소식도 들리더군요.

평소 주말에만 열리던 프리마켓도 영화제 기간 내내 열렸습니다. 동이도 덕분에 축제분위기에 빠지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프리마켓에 선보이는 수공품들은 다양합니다. 의류에서부터 애완견 옷이나 인형, 손가방, 팔찌, 머리핀 등 아기자기한 핸드메이드 제품들입니다. 생활도자기를 직접 구우시는 ‘꿈꾸는 옹기’님도 함께 하셨습니다.

 옹기 등  수공예품을 파는 다양한 부스들 ©동이

프리마켓에 셀러로 오는 분들 중엔 전원생활하며 공방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좋아하는 일하며 부업도 하는 것이어서 전원생활을 꿈꾸는 이들이 활용해볼만한 아이템이 아닌가 합니다. 물론 상품성이 받쳐줘야 합니다. 그렇게 되기까진 시간과 내공도 좀 들어가야죠.

농사경험이 일천한 은퇴자들은 귀농해도 농사로 먹고 살기 사실 어렵습니다. 규모의 농지를 마련하는 일부터 쉽지 않죠. 작은 살림공간과 텃밭정도 갖추고 취미 겸 부업으로 수공예품을 만들어 틈틈이 프리마켓을 활용하는 것도 괜찮으리라 봅니다.

더욱이 프리마켓 제품들은 농촌지역 특산물이나 지역상권의 판매상품과 겹치지 않아 지역관광과 경제에 보탬이 됩니다. 이러한 특성 탓에 지자체들도 지역 프리마켓 육성에 관심과 지원을 늘리는 추세입니다.

농촌은 도시보다 생활비가 적게 드는 잇점이 있는 반면 마땅한 수입원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공존하는 공간입니다. 때문에 프리마켓이 하나의 틈새영역이 될 수 있지요.

그러려면 귀농귀촌에 앞서 나만의 특성을 살릴 수공예 하나정도 익히는 게 좋습니다. 하다 보면 경험과 내공이 쌓이고, 좀 더 노력하면 전원생활의 부업으로 활용할 수 있으니까요.

정부에서도 은퇴자나 귀농인을 위해 각종 교육 훈련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들 프로그램만 잘 활용해도 됩니다. 동이네도 일찍이 한경대(경기 안성)에서 개설한 귀농귀촌 프로그램을 통해 천연염색(주말반)을 배운 것이 도움이 됐습니다. 당시 교육부에서 수강료 대부분을 지원해주는 파격적인 교육프로그램이어서 가성비 높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흙집짓기 프로그램(흙처럼 아쉬람)에도 고용노동부의 내일배움카드를 활용해 큰돈 들이지 않고 참여할 수 있었지요.

열심히 ‘인터넷 품’을 팔다보면 나에게 ‘딱 맞는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습니다. 장차 귀농귀촌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미리 관심갖고 접근해보길 권합니다.

동이네는 전원에서 작은 공방 꾸릴 날을 고대하며 열심히 프리마켓 품을 팔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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