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의 전원일기]

[오피니언타임스=동이] ‘동이목공팀’이 짜맞춤가구를 만들면서 공동구매한 각끌기에 대해 주위에서 관심이 많습니다. 동네목수를 꿈꾸는 분들을 위해 좀 더 설명드립니다.

동이팀도 사실 기계엔 문외한입니다. 다만, 짜맞춤가구를 만드는 데 핵심공정인 홈파기(암놈작업)가 가장 힘든 과정으로 보였습니다. 옛날에야 일일이 망치로 끌작업했지만 요즘엔 각끌기로  다 팝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전업이 아닌 상황에서 각끌기까지 장만해야 하나? 고민되더군요. 창호 전문업체에 홈파기만 맡겨보려고도 했습니다. 그런데 견적을 받아보니 이번 ‘프로젝트’에만 20만원 가까이 드는데다 자재를 싣고 왔다갔다 해야 해 그것도 만만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고민 끝에 차라리 각끌기를 사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죠. 계속 쓸 수 있으니까요.

쓸만한 중고제품이 없나 해서 공구상가도 기웃해봤습니다. 그러다 저렴한 것(48만원)을 사기로 한 겁니다.

인터넷에 다양한 제품들 나와있습니다. 주물제작 형태로 무게가 많이 나가는 일체형과 무게가 비교적 가벼운 이동형, 대체로 두가지가 있습니다. 비싼 제품은 기백만원 합니다. 지금까지 가동해본 바로는 ‘동이네 각끌기’도 그런대로 가성비가 나옵니다.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각끌기 비트(왼쪽)와 각끌기에 장착한 모습. ©동이

암놈작업은 기본적으로 목재에 사각구멍을 뚫는 일입니다. 짜맞춤가구의 암놈은 동그란 홈이 아니고 정사각형이나 직사각형입니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각끌기 비트는  예리한 바늘 모양의 4각끌과 그속에 또 하나의 원형 드릴끌이 들어있습니다. 원형드릴끌이 목재를 파내려가고 4각끌이 함께 내리눌러지면서(네구석이 직각으로 파지며) 작업하는 방식이죠. 고가의 각끌기는 상대적으로 자동화가 더 돼있다고 보면 됩니다.

각끌기 비트는 소모품으로 인터넷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동이팀은 개당 2~3만원하는 범용비트 2종류로 작업 중입니다. 일단 써보고 성능에 문제가 생기면 좀 나은 걸로 바꿀 생각입니다. 시행착오는 각오하고 있습니다.

각끌기 비트는 전동모터가 달린 몸체에 그때그때 조립해 씁니다. 각끌이 워낙 날카로워 안쓸 때는 빼놓고... 기계 윗부분엔 모터가 장착돼있어 각끌기 비트를 회전시켜줍니다.

암놈작업은 파야 할 목재를 고정시키고 정확한 위치에 각끌기를 맞추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물론 파야할 곳은 미리 재단해놔야 합니다. 가로 세로 깊이를 연필이나 표시도구로 목재마다 표시해 줘야죠. 가로 2cm, 세로 3cm 크기의 4각 홈이라면 우선 가로 세로 1cm 짜리 비트를 사용해 조금씩 넓혀가는 식으로 작업을 진행합니다.

왼쪽 아래부터 각끌기 좌우전후를 조절해주는 레버와 고정 쇠/오른쪽 위로 각끌기를 상하로 움직여주는 손잡이와 아래쪽의 스토퍼 ©동이

홈은  레버를 사용해 전후 좌우로 목재를 움직여주며  팝니다. 직접 사용해보니 무리가 가지 않게 조금씩 파는 게 요령. 깊이는 스토퍼를 미리 맞춰놓고 상하로 움직이는 손잡이를 사용해 작업하면 맞춰놓은 깊이만큼 정확하게 파집니다. 사진에서 보듯 레버 오른 쪽 아래의 ‘깊이설정 나사’(스토퍼)를 고정시키죠. 물론 기계마다 작동방식과 성능이  다릅니다.

전동드릴과 각끌기 비트 등을 구입해 각끌기를 손수 제작하는 분도 있습니다. 기계에 내공이 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각끌기 구조가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으니까요. 단, 비싼 것은 비싼 만큼 값어치를 한다는 점 말씀드립니다. 비싼 제품일수록 자동화율이 높기에 더 편하고 정교하게 작업이 이뤄지죠. ‘동이네 각끌기’는 저렴한 대신 자동화율은 떨어지는 단점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한가지! 각끌작업을 하다보면 홈이 파이면서 목재 부스러기가 많이 발생합니다. 비산먼지도 생기는 만큼 작업공간을 별도 확보하고 에어건을 사용할 것을 권합니다.
어쨌거나 각끌기 덕분에 짜맞춤 가구도 잘 마무리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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