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조 가능’ 전망… 前 오너 가문과 제약시장 두고 격전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제약업계로 복귀하면서 친정을 지휘하는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과 시장을 두고 일전을 치른다. 사진은 윤동한 회장(왼쪽)과 윤재승 회장ⓒ한국콜마, 더팩트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우] 윤동한 회장이 CJ헬스케어를 사들이면서 한국콜마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윤동한 회장의 친정인 대웅제약과 견줄 만하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콜마 제약 부문과 CJ헬스케어 매출액을 합하면 7000억원대가 된다. 인수 효과가 더해지면 1조원대 매출도 가능할 전망이다. 대웅제약의 지난해 매출액 9602억원과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다.

이런 예상은 단순한 장밋빛 전망이 아니다. 의약품 위탁생산(CMO) 업체 한국콜마와 제약사 CJ헬스케어는 각자 강점이 있어 시너지를 기대할 만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한국콜마는 국내 주요 제약사의 주문을 받아 소염제, 고형제 등 복제약(제네릭)을 만들어왔다. 이 회사는 2016년 기준 435개 제네릭 허가 품목을 보유한 CMO 시장 1위 업체다. 한국콜마 의약품 중에는 무좀약 풀케어와 아토피 치료제 리도맥스 등이 유명하다.

CJ헬스케어는 기초수액제와 제네릭이 강하다. 덧붙여 기초수액제보다 수익성 높은 영양수액 사업을 하고 있다. 신약 파이프라인도 15개 갖고 있다. 2015년 10월 CJ헬스케어가 개발한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 신약 'CJ-12420'은 1000억원대에 중국 제약사로 팔렸다.

인수에 민감한 투자자들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한국콜마는 인수 발표 때 “투자자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고 했었다.

한국콜마는 CJ헬스케어 인수금액 1조3100억원 중 7100억원은 사모펀드와 만든 SPC에서 조달하고 6000억원은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등을 주선기관으로 삼아 인수금융을 받는다. 주선기관에서 1000억원씩 내고 나머지 4000억원은 투자금으로 충당하는 구조다. 여기에 1조50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인수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내달 말 잔금 처리가 끝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CJ헬스케어는 한국콜마 자회사로서 제약 부문과 따로 존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J헬스케어의 강점을 살리기 위해 일정 부분 자율을 보장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업계 일각에선 한국콜마가 대형 호재를 맞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대웅제약에 도전하긴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올해 창립 73주년을 맞은 대웅제약은 유한양행, 녹십자, 한미약품, 종근당과 더불어 '제약업계 빅 5'로 꼽히는 회사다. 아울러 연구·개발에 뛰어난 데다 탁월한 영업력 때문에 제약업계의 사관학교라는 칭호까지 갖고 있다.

대웅제약에서 40대 부사장 신화를 썼던 윤동한 회장이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는 대웅제약의 장점은 그것대로 흡수하는 방안을 선택했다. 윤동한 회장은 대웅제약 전무, 부사장을 지낸 이호경 한국콜마 사장을 제약 부문 사장으로 임명했다.

1989년 대웅제약을 떠난 윤동한 회장은 한국콜마를 내실 있는 기업으로 키웠다. 이를 토대로 그는 30여년 만에 제약업계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그것도 임직원이 아니라 지휘봉을 잡은 명실상부한 오너로 돌아왔다.

그가 모셨던 윤영환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물러났지만 셋째 아들 윤재승 회장이 대웅제약을 이끌고 있다. 윤동한 회장은 같은 오너 자리에서 윤재승 회장과 시장을 두고 겨뤄야 한다. 제약업계에 과거 인연으로 얽힌 ‘윤(尹)씨들의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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