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이배 의원 “최 전 장관은 사외이사로서 경영진을 감시하지 못했다" 지적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이 다시 효성 사내이사를 맡을 것으로 보여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조현준 효성 회장(왼쪽)과 최 전 장관ⓒ더팩트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우] 경영 투명성을 중시해 온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을 다시 사외이사 후보로 올려 빈축을 사고 있다.

효성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사추위)는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대표위원), 조현준 회장, 손영래 전 국세청장으로 구성돼 있다. 김 전 장관과 손 전 청장은 효성 사외이사이자 감사위원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오는 23일 오전10시 서울 마포구 공덕동 본사 지하1층 강당에서 정기 주총을 연다.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이다. 2014년 3월부터 2년 임기로 사외이사를 맡아 온 최 전 장관은 주주들에게 3연임 여부를 묻게 됐다.

조현준 회장의 ‘최중경 카드’가 부정적 시선을 받는 이유는 감시 기능 때문이다. 최 전 장관이 사외이사의 주 업무인 경영진 감시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금융감독원이 효성의 2013~2016년 3분기 실적을 감사해 분식회계를 밝혀냈다. 이를 근거로 증선위는 지난해 효성에 과징금 부과, 유가증권 발행 제한, 외부 감사인 지정 조치를 했다“며 “최 전 장관은 사외이사로서 경영진을 감시하지 못했다”고 했다.

경영진 편들기 정황도 보인다. 최 전 장관은 2016년 3월 효성 주총에서 조석래 명예회장(당시 회장)과 이상운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찬성했다. 조석래 명예회장과 이 부회장은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이뤄진 분식회계로 2014년 7월 증선위 해임 권고를 받은 상태였다.  

2016년 6월 최 전 장관은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이 됐다. 경제개혁연대는 “분식회계로 처벌받을 사람들을 사내이사로 추대해 주주들의 비난을 샀던 인물이 회계가 바로 서야 경제가 바로 선다며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코미디”라고 했다.

지금도 최 전 장관은 한국공인회계사회를 이끌고 있다. 한국공인회계사회는 증선위 감독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자율규제기관이다. 그 수장이 분식회계로 물의를 빚은 기업의 사외이사를 계속 맡는 상황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최 전 장관이 조석래 명예회장, 이상운 부회장과 경기고 동문이어서 사외이사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온다.

채 의원은 “최 전 장관이 특정 기업 사외이사를 계속 맡는 것은 이해충돌 가능성 때문에 부적절하다”고 전했다.

효성은 사추위가 독자적으로 사외이사 선임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투명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효성 관계자는 “지난해 사추위 대표위원을 김 전 장관에게 맡기면서 독립성을 확보했다”며 “조현준 회장이 지주사 전환 등 지배구조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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