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면두께 32T 해석 놓고 양측 소송

현대건설과 한국전력이 부산 동래구 사직동 전력구 사업의 공사대금을 두고 맞붙었다. 사진은 동래구 전력구 현장ⓒ경동건설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우] 현대건설과 한국전력(한전)이 부산 동래구 사직동 전력구(전기 통로) 공사대금 소송전을 치르고 있다. 핵심 쟁점은 전력구 설계도면에 있는 세그먼트(지하 터널 콘크리트 벽면) 두께 길이 ‘32T’ 해석 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제20민사부(조용현 재판장)는 지난 7일 변론기일을 열었다. 현대건설과 한전이 청구한 소송액은 각각 65억여원과 11억여원이다. 원고는 현대건설, 피고는 한전이다.

동래구 전력구 공사에 하도급업체로 참여한 경동건설 자료를 보면 2009년 4월 7일부터 2013년 6월 30일까지 공사가 진행됐다. 공사 마감 예정일이 2011년 4월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2년 이상 늦춰진 셈이다. 공기 연장 때문에 공사비가 늘어났다.

도급사 현대건설과 발주처 한전은 비용 지급 문제를 두고 실랑이를 벌였다. 결국 현대건설은 2014년 한전을 상대로 추가 공사비 76억여원을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현대건설은 1심에서 일부승소했지만 인정받은 추가 공사비는 11억여원에 그쳤다. 현대건설은 남은 65억여원도 받아내려고 항소했다. 한전도 11억여원을 인정할 수 없다며 항소했다.

지난 7일 공판에서 양측은 32T를 둘러싸고 공방을 벌였다. 현대건설은 32T를 3.2㎜, 한전은 32㎜라고 주장했다.

현대건설은 32T를 3.2㎜로 보고 공사했는데 감리와 한전이 32㎜라고 하면서 비용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한전은 1심에서 이뤄진 감정 결과 32㎜임이 확인됐고 구조물 설계를 담은 구조개선서에도 나와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건설은 설계도면 캐드 파일을 분석한 결과 3.2㎜였다고 반박했다.

조 재판장은 “3.2㎜라면 왜 소수점이 표시되지 않은 건가”라고 물었다. 원고 측은 “캐드 프로그램이 자동 계산한 3.2㎜가 삭제됐다. 그 자리에 32T가 입력됐다”고 했다.

이밖에 현대건설은 감리를 맡았던 대한콘설탄트 소속 담당자와 한전이 주고받은 서류를 신청했다. 하도급업체 비용 증빙자료도 달라고 했다. 공사비 증가 원인을 더 찾으려는 의도다.

한전은 1심에서 대한콘설탄트 관련 서류를 냈다고 했다. 하도급업체 증빙자료는 급여명세서와 인사명령서 등 공사 현장과 관계없는 문서라고 했다.

조 재판장은 현대건설의 신청을 받아들였다. 그는 “급여명세서, 인사명령서밖에 없다면 그걸 가지고 (공판을) 하면 된다”고 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5월 9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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