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법인장 “직원 데려오고 가격 덤핑해 매출 늘리겠다”


싱가포르 한인 운송업체 롬 로지스틱스가 롯데글로벌로지스를 상대로 직원과 정보를 빼갔다는 이유로 소송을 냈다. 사진은 두 회사 로고ⓒ롬 로지스틱스, 롯데글로벌로지스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우]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싱가포르에 있는 한인 중소 운송업체로부터 정보와 직원을 빼갔다는 이유로 민사소송을 당했다.

18일 오피니언타임스 취재에 따르면 롬 로지스틱스(라성 대표이사) 싱가포르 법인 직원 A 씨는 2016년 롯데글로벌로지스 싱가포르 법인으로 옮기면서 중요 정보를 가져가고 다른 직원까지 이동하도록 만들었다.

라 대표는 당시 롯데글로벌로지스 싱가포르 법인을 이끌었던 B 법인장이 A 씨를 움직였다고 했다. 그는 “B 씨가 롬 로지스틱스 직원들을 고용하고 가격 덤핑을 해서라도 매출을 늘리겠다는 말을 현대상선 싱가포르 법인장에게 했다”며 “이 내용을 롯데글로벌로지스에 공문으로 보냈으나 답장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라 대표는 2016년 12월 싱가포르 대법원에 A 씨와 롯데글로벌로지스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그는 “현재 증인 신청과 증거 제출 등이 이뤄지고 있다”며 “오는 9월 말부터 본격적인 심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라 대표에 의하면 A 씨와 B 씨가 만난 시기는 2016년 1월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중국 법인에 있던 B 씨가 싱가포르로 발령 나면서 롬 로지스틱스에 이삿짐 배송을 맡겼다. 롬 로지스틱스 입사 4개월 차였던 A 씨가 싱가포르인 직원들과 함께 그 업무를 맡았다.

2016년 10월 A 씨는 롬 로지스틱스를 떠나 롯데글로벌로지스로 옮겼다. 6~10년을 롬 로지스틱스에서 일한 싱가포르인 직원 4명도 A 씨와 함께 롯데글로벌로지스로 갔다.

라 대표는 "A 씨는 회사를 바꾸면서 파트너, 가격표, 화주 등 롬 로지스틱스의 중요 정보를 빼갔다”며 "A 씨와 싱가포르인 직원들은 2016년 11월부터 롯데글로벌로지스에서 팀을 꾸려 일을 시작했다. A 씨가 롬 로지스틱스 국내 파트너 현대해운과 접촉해 기밀을 누설하고 협력관계를 해쳤다. 도용한 자료를 이용해 롬 로지스틱스 화주들을 편취했다”고 했다.

라 대표는 1년 차 직원 A 씨가 대담한 일을 저지를 수 있었던 이유로 싱가포르 직업 특성을 꼽았다. 그는 “싱가포르 직원들은 국내와 달리 한 곳에서 일정한 경력을 쌓는 게 아니라 계속 옮겨 다닌다”며 “A 씨가 싱가포르 직원들에게 저에 대해 좋지 않은 말을 하면서 선동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A 씨가 혼자 롯데글로벌로지스로 갔다면 소송까진 안 했을 것”이라면서도 “롬 로지스틱스 직원은 8~9명 정도다. 이 중 4명을 빼간 것은 큰 타격”이라고 했다.

반면 A 씨와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재판에서 자신들의 정당성을 주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업무를 배워 알게 된 지식을 갖고 갔지만 핵심 정보를 유출하거나 직원들을 선동하진 않았다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정당한 채용을 했을 뿐이라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글로벌로지스에 관련 내용을 물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소송이 진행되고 있어 (공식 입장 등을)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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