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타임스] 해병 항공대의 6개월 된 신형 헬기 ‘마린온’이 지상 10m 높이에서 추락하면서 탑승했던 해병대원 6명 중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는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사고 헬기는 해병대가 지난 1월 처음 도입한 국산 기동헬기. 이날 포항기지에서 정비를 마친 뒤 시험 비행 중 10m 상공에서 추락했습니다.

마린온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6년간 약 1조 3000억원을 들여 개발한 자주국방용 전투용 헬기 수리온을 해병대 상륙작전에 맞게 개조한 신형헬기입니다. 모체인 수리온이 2015년 12월 추락사고가 발생한 것을 비롯해 크고 작은 결함과 사고로 안전성이 의문스럽다는 지적을 받아왔기에 이번 사고도 기체결함의 가능성이 우선 제기됩니다.

감사원은 지난해 7월 수리온이 결빙과 낙뢰 보호기능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고 엔진 형식인증을 거치지 않아 비행 안전성이 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전력화된 점을 문제삼아 수사의뢰하기까지 했습니다.

언론은 “공개된 사고 동영상을 보면 마린온 헬기는 뜨자마자 프로펠러가 통째로 날아갔다. 정비 불량과 구조적 결함은 물론 방산비리 가능성도 조사해야 한다” “사고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수리온 계열의 다목적 헬기인 의무후송 전용 헬기, 참수리로 알려진 경찰헬기, 산림헬기, 소방헬기 등은 안전점검을 하는 것은 물론 전면적으로 운항을 금지해야 한다” “군의 조직이기주의나 수리온 수출 등을 염두에 두고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중앙일보(사설/해병대 헬기 사고, 철저히 조사해 재발 막아야)는 “해병대와 KAI에 따르면 사고 헬기는 로터 블레이드(날개) 한 개가 떨어져 나가면서 회전력이 한 곳에 쏠려 구동축까지 부러졌다고 한다. 그래서 날개를 잡고 있는 슬리브라는 장치에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고 전했습니다.

“비행 직전 정비에서 이런 비정상적인 상태를 발견하지 못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아니면 헬기 자체에 있었던 결함이 갑자기 나타나면서 부품끼리 충돌로 사고가 발생했을 수도 있다...현 정부 역시 항공산업과 아무런 연고가 없는 인사를 KAI 사장으로 임명해 방산업체의 전문성을 떨어뜨리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45년 만에 상륙기동헬기를 확보해 날개를 단 해병대의 전투력이 약화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 이번 사고를 정확하고 빠르게 수습하되 해병대 전투력 강화에도 소홀함이 없기를 바란다”

#서울신문(사설/‘마린온 참사’ 원인과 방산비리 여부 철저히 규명하라)은 “2015년 1월과 2월에 수리온 2대가 엔진 과속 후 갑자기 멈추면서 비상착륙했고, 같은 해 12월엔 같은 결함으로 추락했다. 잇단 사고로 감사에 착수한 감사원은 지난해 7월 수리온이 저온 환경에 견디지 못해 헬기 전방 유리가 쉽게 깨지고, 기체 내부로 빗물이 유입되고, 추운 곳에서 엔진이 얼어붙어 정지하는 등 비행 안전성조차 확보하지 못했다는 결과를 내놓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자동차 제조 및 개조와 달리 비행기는 수많은 부품이 결합되는 최고 정밀기계 산업의 총아로 개발에 통상 10년이 걸린다. 그런데 우리는 6년 만에 수리온을 개발한 데 이어 1년 6개월 만에 수리온을 마린온으로 개조했다고 자랑했다. 바다에서 해안까지 날아갈 수 있도록 마린온에 보조연료탱크를 추가하고 지상·함정 기지국과의 교신을 위한 장거리 통신용 무전기 등 각종 전자 및 통신장비를 추가로 탑재한 것이다. 하지만 짧은 기간에 무게가 늘고 기능을 추가하는 등 무리하게 개조해 기체 결함이 생겼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일보(사설/국산무기 안전성에 또 의문 던지게 한 해병대 헬기 사고)는 “수리온뿐 아니라 무기 국산화 사업은 잦은 결함으로 지속적인 논란이 돼 왔다. K2 흑표 전차는 핵심부품 개발 문제로 전력화가 상당히 지연돼 손실을 초래했고, 개발 때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K9 자주포는 지난해 사격훈련 중 폭발해 7명의 사상자를 냈다. 국산 무기의 잇따른 결함은 기술력 부족과 관리 소홀이 주요 원인이다. 국회 예산정책처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국방과학기술은 선진국 대비 50~70%, 설계기술은 30~40%에 머물고 있다. 관 주도의 무기 연구개발 체계에서 벗어나 민간기업의 참여를 유도하는 등 연구ㆍ개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방산비리 근절은 물론 품질평가와 관리에 철저를 기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경향신문(사설/또 군 헬기 추락사고, 사고원인 철저히 규명해야)는 “군 관련 사고는 진상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는다는 인상을 주어왔다. 군이 기밀 등을 이유로 조사결과를 뒷받침할 증거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 일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육군은 마린온 헬기 추락사고 이후 각급 부대에 배치된 90여대의 수리온 헬기 운항을 전면 중지했다고 밝혔다. 사고를 계기로 소방청, 산림청 등에 도입된 수리온 계열 헬기의 안전성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수리온에 대해 “감사원이 지적했던 결빙의 문제는 완벽하게 개량됐다”면서 “수리온의 성능과 기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했다. 수리온 계열 헬기에서 사고가 난 마당에 고위 당국자의 이런 발언은 불필요한 오해를 낳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한겨레신문(사설/‘마린온 참사’, 조기 전력화 과정까지 철저히 밝혀야)는 “조기 전력화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등도 엄밀하게 살펴봐야 한다. 마린온 사업은 해병대가 45년 만에 자체 항공력을 구축하는 것이어서 특히 주목받았다. 문제는, 마린온이 기체·엔진 등의 결함으로 ‘깡통 헬기’로까지 불렸던 수리온에 기반했는데 그런 결함을 완전히 극복하고 전력화했느냐는 점일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수리온에 기반한 마린온은 2013년 7월 개발을 시작해 18개월만인 2015년 1월 초도비행을 했다. 그리고 불과 16개월 뒤인 2016년 5월 전력화를 결정했다. 2023년까지 28대를 실전 배치할 계획이었다. 전문가와 국회 국방위원들은 논란 많은 수리온에 기반한 해상헬기를 이렇게 졸속으로 전력화한 게 참사의 근본 원인이라고 비판한다. 실제 마린온은 배 위에 착륙할 수 있도록 날개를 접이식으로 바꾸고, 연료탱크를 2개 추가하는 등 많은 개조를 했다. 개발 완료 뒤 최소 6~7년 시험운행을 거쳐 전력화하는 국제관례에 비춰보면, 유례없는 초단기 전력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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