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사설] 김상조, 퇴직자 재취업 관련 사과…언론들 “이참에 각 정부부처 퇴직자 재취업 현황 전수조사해야”

[오피니언타임스] 공정거래위원회가 앞으로 퇴직자의 재취업 과정에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퇴직 후 10년간 민간 기업 재취업 이력을 일반에 공개하고, 퇴직자와 현직자 간 사건 관련 사적 접촉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최근 검찰 수사에서 공정위 전·현직 수뇌부 12명이 조직적으로 개입해 공정위 퇴직자 18명을 민간기업 16곳에 취업시켰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데 따른 조치다. 경제 검찰로 불리는 공정위가 공정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커지자 조직쇄신안을 발표한 것이다.

언론들은 “공정위의 퇴직 간부 챙기기는 혀를 내두를 만큼 노골적이었다”면서 “퇴직 공직자들과 대기업, 로펌 간 재취업 공생 관계는 비단 공정위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참에 각 정부 부처의 퇴직자 재취업 현황을 전수조사해 유사한 비리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일보: ‘재취업 비리’ 공정위의 쇄신 다짐, 시늉에 그쳐선 안된다

한국일보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0일 퇴직 간부 재취업 비리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검찰이 지난 16일 정재찬 전 위원장 등 전·현직 공정위 고위 간부 12명을 기소한데 따른 것이다. 수사결과 공정위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기업 16곳에 압력을 가해 퇴직 간부 17명이 고액 연봉을 받고 재취업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이어 “공정위 퇴직 간부들이 취업한 곳은 삼성, SK, 현대·기아차 등 시장 우월적 지위가 막강한 대기업집단 계열사들이다. 불공정 행위 가능성이 큰 기업들인 만큼 공정위 감시가 집중돼야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공정위는 감시를 느슨하게 해 주는 대가로 퇴직자들의 특혜 취업을 구한 셈이 됐다. 전속고발권 등을 근거로 공정위가 대기업의 ‘불공정 편의’를 봐주며 수많은 경쟁기업과 중소기업,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는 동안, 공정위는 불법 특혜를 누렸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 공정거래위 그 이름에서 '公正'이라도 빼달라

조선일보는 “불공정거래 행위를 단속하는 공정위는 기업들엔 저승사자 같은 존재다.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은 공정위가 고발해야만 검찰이 수사할 수 있는 ‘전속고발권’이 있는 데다 수백억, 수천억원의 과징금을 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공정위가 기업에 부과한 과징금이 1조3300억원이다. 그러니 공정위 출신 전관(前官)들은 대기업 소송을 담당하는 로펌의 영입 1순위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이어 “2015년 국감자료를 보면 공정위 퇴직자나 자문위원을 지낸 63명이 10대 로펌에서 고문 등으로 일하고 있다. 지금은 더 늘었을 것이다. 이들이 하는 일은 공정위에 로비하는 것이다. 현직 때는 기업을 상대로 무소불위 권한을 휘둘러 갑질을 하고 퇴직 후에는 그 연줄을 활용해 전관예우를 받는다. 이들은 이것을 '공정'하다고 보는 모양이다”고 꼬집었다.

△서울신문: 퇴직 공직자 재취업 ‘조직적 갑질’, 공정위뿐인가

서울신문은 “공직자윤리법은 4급 이상 공무원이 퇴직 전 5년간 맡았던 업무와 관련된 곳에 3년간 취업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공정위는 정년을 앞둔 간부를 기업 업무에서 미리 빼주는 수법으로 법망을 피해 갔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퇴직 공직자들과 대기업, 로펌 간 재취업 공생 관계는 비단 공정위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이참에 각 정부 부처의 퇴직자 재취업 현황을 전수조사해 유사한 비리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일경제: 도 넘은 공정위 재취업 갑질, 다른 분야에는 없나

매일경제는 “이 같은 재취업 부패 사슬이 공정위에만 있을 리 없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를 거쳐 유관 분야에 재취업한 퇴직자는 국방부·청와대·경찰청·검찰청·감사원 등 순으로 많았다. 국방부는 유관 업체가 많은 부처이고 나머지는 권력기관이다”고 전했다.

매경은 “이 취업자들이 오직 기업의 자체 필요에 의해 스카우트됐다고 믿는 이는 별로 없다. 기관이 기업에 대해 절대갑 행세를 하고 기업은 퇴직자까지 알아서 모시는 관행이 타파되지 않으면 퇴직자 접촉을 아무리 단속해봐야 소용없다”고 강조했다.

 

칼럼으로 세상을 바꾼다.
논객닷컴은 다양한 의견과 자유로운 논쟁이 오고가는 열린 광장입니다.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론(nongaek34567@daum.net)도 보장합니다.
저작권자 © 논객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