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사설] 경제부총리 원팀 강조, 소득주도 성장은 수정 없어

[오피니언타임스] 김수현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이 11일 첫 기자간담회에서 “경제 운용은 부총리를 사령탑으로 하나의 팀으로 일하겠다”면서 “앞으로는 ‘투톱’ 같은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내 경제팀의 불협화음이 더는 없을 것임을 약속한 것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후보자도 “내가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경제 정책을 주도하는 사령탑은 경제부처 수장이 맡는 것이 일반적이다. 경제 현장에서 직접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많은 경제 관련 부처를 통솔하고 조율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제왕적 대통령 옆에 있는 비서들이 사실상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현 정부 들어서는 더 심각했다.

언론들은 “경제부총리 원톱 체제로 현장의 목소리를 열심히 듣겠다고 한 점은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암울한 경제 상황에도 새 경제팀의 소득주도 성장의 수정은 없다는 인식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조선일보: 경제부총리와 정책실장은 무엇 하러 바꿨나

조선일보는 “김수현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이 첫 기자회견에서 ‘경제부총리를 사령탑으로 해 하나의 팀으로 일하겠다’며 ‘정책실장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사람으로서 경제부총리 일을 지원하고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전 정책실장이 공개석상에서 서로 다른 주장을 하면서 혼선과 갈등을 노출했던 ‘투 톱 논란’이 더 이상 없게 하겠다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새 부총리가 ‘원 톱’을 하겠다지만 벌써 김 정책실장이 ‘왕 실장’으로 불리고 있다. 결국 관건은 문재인 대통령이 누구에게 힘을 실어주느냐에 달려 있다. 문 대통령은 이념형 정책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아무래도 김 실장과 뜻이 더 맞을 것이다. 더구나 홍 부총리 후보자는 실무형, 지시 이행형 스타일이다. 두 사람 간의 위상이 어떻게 될지는 얼마 안 가 드러나게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서울신문: ‘경제부총리가 사령관’이란 김수현 정책실장의 약속

서울신문은 “김 실장은 ‘경제의 하방 압력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고, 경제 펀더멘틀 논쟁을 할 여유가 없다’며 ‘(자신은) 미래를 위한 성장과 혁신 과제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전임 정책실장이 경제 위기론에 대해 강하게 반박하고, 내년 초에는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고 낙관론을 펼친 것과 달리 경제 위기 상황을 공유하고,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이 다르면 해법도 다르고, 성패가 크게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포용성장은 국민이 실제로 느낄 수 있도록 혜택이 돌아가야만 의미가 있다는 것도 유념했으면 한다. 내년 복지 예산이 33조원, 일자리 예산이 24조원으로, 재정 확대에 따른 일시적인 지수 개선은 가능하다. 하지만 근본적인 포용성장은 경제회생을 통하지 않으면 지속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도달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한 ‘원팀, 원톱’이라는 인식은 정책실장 재임 내내 유지돼야 한다. 청와대 정책실장은 대통령을 보좌하고 내각을 지원, 뒷받침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 "소득주도 성장 수정 없다” … 새 경제팀의 상황 인식 불안하다

중앙일보는 “정책 수립의 첫 단추는 정확한 현실 판단이다. 진단을 잘못해서야 제대로 된 처방이 나올 리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새 경제팀의 현실 인식은 매우 우려스럽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후보자는 기자간담회에서 ‘경기 침체, 위기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김수현 정책실장도 ‘소득주도 성장의 방향에 대해서는 전혀 수정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사방에서 울리는 경보와는 사뭇 다른 인식이다”라고 우려했다.

중앙은 “지금 한국 경제는 고용·투자·생산·소비가 모두 얼어붙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2.5%로 낮췄고, 내년(2.3%)은 더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자동차·조선·석유화학 같은 주력 산업은 활기를 잃었다. 시장은 새 경제팀에게서 노동 유연화, 규제 개혁 등 경제를 다시 일으키겠다는 신호를 기대했다. 하지만 새 경제팀의 첫마디는 신뢰를 심지 못했다. 시장과 동떨어진 현실 인식, 그리고 소득주도 성장에 대한 편집증적 집착이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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