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현 에세이집 ‘내가 문화다’

저자 이대현,  270쪽, 15,000원

[오피니언타임스] 삶이 팍팍하다보니 문화는 늘 뒷전이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을 위로하고 씻어줄 문화는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생각하기에 따라 일상이 문화이고, 사람이 문화이고, 시간이 문화이다. ‘내’가 문화이고 ‘너’가 문화이고, ‘우리’가 문화이다.

문화칼럼니스트인 이대현 국민대 겸임교수가 에세이집 <‘내’가 문화다>(다할미디어)를 펴냈다. 이 책에는 일상의 삶에 감동과 위안을 주는 문화에 대해 성찰한 글 40편이 담겨있다.

저자는 문화란 거창한 것들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잊고 지낸 것들, 무심히 지나친 것들, 너무나 익숙해 미처 느끼지 못한 것들, 나에게 감동과 위안과 즐거움을 주고, 서로 어울릴 수 있게 해준다면 그것이 문화이다.

“사회가 고령화, 개인화, 파편화될수록 사람들은 작지만 친숙한 것들을 원한다. 작은 것들이 여기저기서 숨을 쉬어야 편하고 여유롭다. 그런데 우리는 역주행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도 '가까우면서 작은 것'들의 의미와 소중함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동네 곳곳에 작은 우체국, 작은 식당, 작은 것은 작은 사람들을 위해 존재한다.”

“꼭 시와 그림이 아니어도 좋다. 따스한 봄 햇살 받으며, 달빛 밟으며 꽃향기 맡으면, 그리고 꽃과 함께 사진 한 장 남기면 그것이 축제이고, 문화다. 아무리 아름다운 꽃도 나의 삶과 기억 속에 들어오지 않으면 지나가는 풍경이 된다. 풍경을 문화로 만드는 것은 우리의 마음이다.”

“길은 역사다. 길은 문화다. 그리고 길은 인생이다. 길은 인간이 만든다. 누군가 지나가고, 또 지나가야만 길은 생긴다. 종이책이 그렇듯 걷는 길은 우리에게 자유와 사유를 준다. 느림, 멀리 돌아가는 여유가 주는 내면의 성찰과 사색, 자연과의 대화. 그래서 걷기는 또 다른 독서라고 했다.”

이 책은 크게 4가지의 주제로 되어 있으며, 각 주제별로 10개의 감성적인 문장과 에세이의 형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섬세하고 날카롭고 따뜻한 시선, 오랜 시간 문화와 함께 한 감각, 짧고 명징한 문장으로 쓴 40편의 이야기들을 따라가다 보면 ‘나’도 문화라는 사실을 문뜩 깨닫는다. 그 소박하고 사소한 것들이 세상을 바꾸고, 아름답고 풍성하게 만드는 힘이라는 것을 안다. 그래서 우리 모두 ‘내’가 문화이고, 우리가 살아가는 한 문화는 언제나 우리 곁에 숨 쉬고 있다.

우리들이 발딛고 서 있는 삶의 공간과 그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시대와 역사를 만들어간다. 끊임없는 변화와 흐름 속에서 목적과 방향도 없이 흔들리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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