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사설] 대한항공 스튜어드십코드 발동 검토, 기업 경영 개입 vs 필요한 움직임

[오피니언타임스] 국민연금이 한진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해 “공정한 주주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밝혔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는 전문위원회를 통해 주주권 행사 여부와 방식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국민연금은 오는 3월 두 회사 주총 때 보유 지분의 의결권을 행사해 경영에 개입한다는 방침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한진칼의 3대 주주, 대한항공의 2대 주주로 한진그룹의 경영권 향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7월 의결권 행사 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 제도를 도입해 지분 보유 기업의 임원 선임·해임, 정관 변경, 합병·분할 등에 관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상장 기업은 300여곳, 10% 이상 보유한 기업도 90여개에 달한다.

언론들은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행사해 갑질 논란 등으로 물의를 빚은 기업의 투명성과 건전성을 들여다보는 것은 가능한 움직임”이라면서도 “자칫 정부에서 기업경영에 개입하는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선일보는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에서 정부 입김이 원천 차단될 수 있는 시스템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국민연금 첫 주주권 행사, 기업경영 개입 나쁜 선례 남길 것

세계일보는 “대한항공·한진칼에 대한 국민연금의 첫 주주권 행사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국민연금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는 어제 회의를 열어 산하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서 두 회사에 대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 여부와 행사 범위를 검토해 보고토록 결정했다. 두 회사의 주주총회가 3월에 열리는 점을 고려해 2월 초까지 결론을 내기로 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재계에선 주주권 행사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스튜어드십코드에 대한 정부 의지가 워낙 강하기 때문이다. 어제 회의에서도 위원 11명 중 8명의 압도적 찬성으로 안건이 상정됐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의 지분 12.45%,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의 7.34%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작년 3월 현재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 보유한 기업은 303곳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조선일보: 국민연금의 기업 경영 개입, 독립성 확보가 먼저다

조선일보는 “국민연금 측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각종 스캔들이 경영자로서 부적절한 '일탈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조 회장과 자녀 등은 배임·횡령·밀수 등의 혐의로 기소됐고 계열사 주가가 하락했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지분 가치가 떨어진 것이다. 국민의 노후자금이 투자된 재계 14위의 대기업이 '오너 리스크' 때문에 저평가되고 있다면 국민연금이 나설 명분이 있다. 투자 기업의 경제적·사회적 가치가 높아지도록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문제는 국민연금의 경영 개입이 정치적 목적에 휘둘릴 위험성이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가 정부 입김에 따라 자의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안 그래도 역대 정부마다 특정 기업이 정권에 미운털 박혀 고생한다는 얘기가 끊이질 않았다. 현 정부 들어서도 몇몇 대기업이 전방위 사정 대상에 올라 곤욕을 치르고 있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가 악용될 경우 주요 기업의 경영권이 취약해지고 지배 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일보: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독립성ㆍ투명성 담보돼야

한국일보는 “이번 결정으로 국민연금이 기업가치 훼손 우려 기업 등에 대해 좀 더 다양하고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관련 법안 손질 등 적지 않은 준비과정이 남아있어 실질적 시행 시점은 내년 하반기 이후나 될 전망이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제도의 도입이 아니라 공정하고 독립적인 운영이다. 주주권 행사 과정에서 기업 경영활동에 과도하게 개입하거나 시장을 교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혹시라도 정부가 국민연금을 통해 기업을 손보거나 줄 세우겠다는 관치경영 유혹이 있다면 당장 떨쳐내야 한다. 국민연금은 2200만 가입자의 보험료 등으로 조성한 기금이 635조원에 달한다. 국민 노후를 책임지는 최후 보루인 이 자금은 수익성 극대화와 안정성의 조화가 가장 큰 목표라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스튜어드십 코드 운영 과정에서라도 기금운용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계속 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요 신문 1월 17일 사설>

경향신문 = 헌법정신에 정면 도전한 국회의원들의 '재판 청탁' / 손혜원 의원 측 '문화재거리 건물 9채' 진상은 뭔가 / "대한항공 주주권 행사" 복지장관 발언을 주목한다

서울신문 = '재판 청탁' 국회의원들, 사법농단 공범이다 / 구도심 살리려 했다는 손 의원, 해명에 職 걸어야 /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 행사, 주주자본주의 확산돼야

세계일보 = 국민연금 첫 주주권 행사, 기업경영 개입 나쁜 선례 남길 것 / 폼페이오ㆍ김영철 워싱턴 회동, 이번엔 비핵화 성과 내야 / 지위 이용한 '투기' '재판 청탁' 의혹…염치없는 국회의원들

조선일보 = 국민연금의 기업 경영 개입, 독립성 확보가 먼저다 / 3조 일자리 자금 마구 퍼줬다는 실무자들 폭로 / '문화재 거리' 건물 10채 매입, 투기 아니란 말 누가 믿겠나

중앙일보 = 손혜원 의혹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 / 최저임금ㆍ탈원전만큼은 방향 틀라는 상공인들의 읍소 / 미덥지 못한 외교부 장관의 말바꾸기 기자회견

한겨레 = '양승태 대법원'과 국회의원들의 추악한 '재판 거래' / '엘리트 체육' 바꾸지 않으면 어떤 대책도 효과 없다 / '손혜원 논란', 민주당 한점 의혹 없이 조사해 밝혀야

한국일보 = '양승태 사법부'에 재판 청탁한 의원들, 뒷거래 전모 밝혀야 / 잇단 설화 손혜원의 투기 의혹, 민주당 가벼이 넘기지 말라 / 기업 가치, 경영 투명성 제고할 '스튜어드십 코드' 첫 적용

매일경제 = 이규성 재정경제부 장관, "경제 어려울 땐 이념보다 현실 중시하라" / 신한울 3ㆍ4호기 건설 재개 공론화해보라 / 공공기관 노조 이사회 참관, 경영권 간섭으로 이어져선 안돼

한국경제 = 국민연금의 '기업 경영권 위협'…누가 그런 권한 줬나 / 최악 치닫는 韓日 관계, '경제 부메랑' 돼 돌아오고 있다 / 네이버가 왜 삼성ㆍLG 놔두고 소니와 원격의료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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