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사설] 고인 유지 받들어 응급의료 시설 개선하길

[오피니언타임스] 윤한덕(51) 국립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설 전날인 4일 병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가족들과 설 귀성을 약속해놓고 주말 내내 연락이 닿지 않자 그의 부인이 병원을 찾아가 집무실 의자에 앉은 상태로 숨진 그를 발견했다.

설 연휴에 전국 각지에서 생기는 돌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재난응급의료상황실 점검차 퇴근을 미루고 일하다가 과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앙응급의료센터는 명절에 업무가 폭주한다. 대형 교통사고로 환자가 한곳에 몰려 의료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전국 응급실 532곳과 권역외상센터 13곳의 병상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의사들은 한번 진료를 시작하면 길게는 24시간 이상 연속 진료를 본다고 한다.

언론들은 “중앙응급의료센터 한복판에서 센터장이 심정지로 사망할 정도로 응급의료체계의 현실은 열악하다”며 “정부가 이참에 응급의료 체계의 미비점을 점검하고 개선해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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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환자가 병원 왔다갔다 하면 안 된다” 역설한 윤한덕 센터장

중앙일보는 “윤한덕(51)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설 연휴 기간이던 지난 4일 근무 중에 자신의 사무실 책상 앞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5년간 응급의료 분야에서 외길을 걸어온 그가 황망하게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더한다”고 전했다.

이어 “중앙응급의료센터는 대한민국 응급의료 시설(응급실 532곳과 권역외상센터 13곳)과 인력을 총괄하는 조직이다. 센터장은 임상의는 아니지만 24시간 전국 각지에서 발생하는 응급 상황에 대응해야 하는 막중한 자리다. 유가족과 의료원 측은 윤 센터장이 설 연휴 기간에 국민의 응급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퇴근을 미루고 초과근무 중에 과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고인은 평소에도 주 중에 귀가하지 않고 센터장실에 놓인 간이침대에서 쪽잠을 자며 전국의 응급의료 상황에 대처해왔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경향신문: 윤한덕 의사의 순직, 응급의료체계 구축으로 답해야

경향신문은 “윤 센터장은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자원한 이후 25년간 응급의료의 외길을 걸었다.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을 맡고 난 뒤에는 응급의료기관평가 사업, 응급의료 전용헬기 도입, 재난·응급의료상황실 운영 등 응급의료체계 구축에 헌신해왔다. 그는 평소 ‘부실한 의료체계 때문에 환자에게 황금 같은 시간이 버려진다’며 질타했다고 한다. 윤 센터장은 이국종 아주대 교수와 함께 국내 응급의료계의 양대 버팀목이었다”고 설명했다.

경향은 “지난해 12월 말 정신질환자를 돌보던 임세원 의사가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데 이어 응급의료에 헌신한 의료인이 또다시 세상을 떴다. 환자만을 생각하다 정작 자신의 건강을 돌보지 못한 의료인들의 잇단 순직은 척박한 의료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윤 센터장은 생전에 병원을 전전하다 골든타임을 놓치는 응급환자를 위해 의료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응급의료시스템을 완성해 경각을 다투는 환자 한 명의 생명이라도 더 구하는 것이 그의 유지를 받드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세계일보: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죽음이 우리 사회에 남긴 과제

세계일보 역시 “윤 센터장은 응급환자 전용 헬기(닥터헬기)와 권역외상센터 도입 등 국내 응급의료계의 선구자 역할을 했다. 재난·응급의료상황실 운영, 국가응급진료정보망(NEDIS) 구축, 응급의료이송정보망 사업 추진 등 응급의료체계 전반에 그의 손길이 안 닿은 것이 없다고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응급의료는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 의료서비스다. 하지만 응급의료를 저해하는 규제가 많다. 응급의학 의사들의 고질적인 과로를 막을 인력 수급 대책도 시급하다. 윤 센터장의 숭고한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으려면 이제라도 열악한 응급의료 체계를 전면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요 신문 2월 8일 사설>

경향신문 = 역사적 북ㆍ미 정상회담마저 음모론으로 모는 한국당 / '방위비 분담금' 사실상 타결, 1년 독소조항 재조정해야 / 윤한덕 의사의 순직, 응급의료체계 구축으로 답해야

서울신문 = '미세먼지 75%는 국외 영향', 중국은 책임 회피 말라 / 대통령의 혁신성장 행보, 실천 전략으로 이어져야 / 택시요금 인상, 제 발등 찍기 안 되려면

세계일보 = 北, '번영의 길' 들어설 마지막 기회 놓치지 말길 / 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공간', 시민 의견부터 수렴해야 /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죽음이 우리 사회에 남긴 과제

조선일보 = 국가 전복 기도 세력이 '재판 피해자' 행세하는 나라 / '민주화 유공자' 묘지 위해 군인용 줄이겠다니 / 北 폐기 '영변'에 우라늄 시설 포함돼야만 의미 있다

중앙일보 = 방위비분담금 타결…한ㆍ미동맹에 불안 요소는 남아 / 생활물가 오르고 수출 급락하는데 경제 예찬론이라니 / "환자가 병원 왔다갔다 하면 안 된다" 역설한 윤한덕 센터장

한겨레 = 북-미 회담 '신북풍' 비난, 자유한국당의 시대착오 / 우리 생명ㆍ안전 지키는 수많은 '윤한덕'을 기억하며 / 아베 내각에 '식민지배 사죄' 촉구한 일본 지식인들

한국일보 = 정부, 북미-미중 연쇄 정상회담 이후 철저히 대비해야 / 광화문 세월호 '기억공간' 조성, 이념 아닌 안전의 문제로 봐야 / 日 지식인들 "식민지배 반성" 성명, 아베 총리는 새겨듣기를

매일경제 = 벤처기업인 만난 文대통령, 맘껏 혁신할 판 깔아줘야 / 민생 챙기라는 설 민심에도 일손 놓은 국회 / 연휴 때 순직한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고귀한 헌신

한국경제 = 기업들의 선제 구조조정 길 터줄 제도 보완 시급하다 / "정치권의 산업이해도가 낮아 규제입법이 남발되고 있다" / 불가피한 거래까지 '일감 몰아주기'로 몰면 어쩌라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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