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사설] 동영상과 피해자 찾는 ‘2차 가해’ 여전…왜곡된 여성비하 문화 근절해야

[오피니언타임스]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 사건이 연예인 몰카 촬영ㆍ유통 수사로 확대됐다. 경찰은 단톡방에 성관계 동영상과 사진을 올린 가수 정준영을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앞서 버닝썬 실소유주로 의심받는 가수 승리는 성매매 알선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

버닝썬 사건은 이제 우리 사회의 ‘성폭력’ 문화 문제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불법촬영물을 ‘자랑거리’나 ‘재미’ 정도로 공유해온 남성 유명 연예인의 카톡 대화내용이 폭로되면서 성범죄에 대한 미온적 인식과 처벌,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문화까지 수면 위에 떠올랐다.

언론들은 “이번 사건을 몇몇 연예인의 도덕적 해이나 일탈로 치부해선 안된다”며 “상당수 남성 사이에서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자행되는 단톡방 불법촬영물 공유나 여성 비하 문화도 근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 정준영·승리 수사, 성착취 카르텔 부수는 계기로

경향신문은 “가수 정준영씨가 불법 촬영한 성관계 동영상을 ‘빅뱅’ 멤버 승리 등이 포함된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올린 사실이 드러났다. 피해 여성만 10명이 넘는다고 한다. 승리가 사내이사로 있던 ‘클럽 버닝썬’ 내 폭행 사건이 마약류 유통, 약물을 이용한 성폭력, 성매매 알선, 경찰 유착 의혹 등으로 꼬리를 물고 이어지더니 불법 동영상 유포 범죄까지 확인된 것이다. 최악의 막장 드라마가 현실로 옮겨진 듯한 ‘버닝썬 사태’에 시민은 충격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 사건을 몇몇 연예인의 도덕적 해이나 일탈로 치부해선 안된다는 점이다. 단톡방에서 불법촬영물을 공유하거나 여성을 비하하는 행태는 상당수 남성 사이에서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자행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에서는 여성의 신체 부위 등을 찍어 올리는 ‘여친 인증’ 릴레이가 벌어져 남성 13명이 검거됐다. 남자 대학생들이 학과 내 남학생만 모이는 ‘남톡’에서 같은 과 여학생을 성희롱한 사례는 일일이 거론하기 어려울 정도다”라고 지적했다.

△한겨레: 클럽·연예인 사건이 드러낸 ‘성폭력 문화’의 민낯

한겨레는 “엄한 수사와 처벌만큼이나 이번 사건을 놓고 우리 사회가 돌아봐야 할 지점은 적잖다. 정준영 관련 보도 이후, 포털엔 동영상이 실검에 오르고 10여명에 이른다는 피해자에 대한 추측 및 보도가 나돌았다. 지난해 그토록 수많은 여성이 거리로 나와 ‘찍지 마!’를 외치고 불법촬영물의 피해를 호소했는데도, 여전한 2차 가해의 현실 앞에 아득한 절망감이 느껴진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번 사건은 ‘몇몇 파렴치한 스타의 범죄’나 ‘연예계 특수성’에만 지나치게 초점 맞춰 바라볼 일이 아니다. 몇년 전부터 거세게 제기되어온 불법촬영물, 웹하드 카르텔, 그리고 단톡방 성희롱 문화 등과 결코 떼어낼 수 없는 문제다.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만 인식하는 문화가 이런 ‘범죄’의 배경까지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남녀를 넘어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할 때다”라고 주장했다.

△한국일보: 몰카로 번진 ‘버닝썬’ 사건, 연예ㆍ방송계 자성 계기 돼야

한국일보는 “연예인 본인들과 소속 기획사, 방송사는 물론 연예계 전체가 이번 일을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마땅하다. 나아가 범죄의 심각성보다 연루된 남녀 연예인이 누군지에 더 관심을 가져 2차 피해를 만드는 대중의 말초적 행태도 바뀌어야 한다”고 봤다.

한국은 “연예인의 일탈만 부각돼 유흥업소와 경찰의 유착이라는 ‘버닝썬’ 사건의 핵심이 흐려져서도 안 된다. 승리의 단톡방 내용을 제보한 변호사는 ‘경찰총장이 봐 준다’ 등 경찰 고위층과 유착이 의심되는 대화 정황들이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수사에 한 점 의혹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 신문 3월 14일 사설>

경향신문 = 미세먼지 대책법안 통과, 이제부터 시작이다 / 정준영ㆍ승리 수사, 성착취 카르텔 부수는 계기로 / 민간 SOC사업 속도전으로 밀어붙이는 정부

서울신문 = 청소년들이 숨죽여 지켜보는 '정준영 몰카' 사태 / 노인 일자리가 주도한 2월 취업자수 증가 / 북미에 요구되는 건 말이 아닌 행동이다

세계일보 = 안보리 "北 핵 프로그램 온전", 대북제재 공조 강화해야 / 혈세 투입이 빚어낸 '외화내빈' 2월 고용 성적표 / 성접대 의혹 이어 몰카 유포…연예계 뼈아프게 자성해야

조선일보 = 노인 세금 알바 40만명 늘고, 30∼40대 취업자는 24만명 줄고 / 靑 민정수석실, 인사 검증 업무 하고는 있나 / 쌓여가는 '블랙리스트' 증거, 검찰 수사는 제자리

중앙일보 = 독립 직무기구라는 감사원은 도대체 누가 감사하나 / '만기청람'이란 청와대 비판에 귀 기울여야 / 세금으로 늘린 일자리…여기서도 소외된 청년들

한겨레 = 클럽ㆍ연예인 사건이 드러낸 '성폭력 문화'의 민낯 / 재정이 떠받친 '일자리 증가', 민간으로 확산돼야 / '일본기업 자산 압류하면 보복하겠다'는 아소의 협박

한국일보 = 몰카로 번진 '버닝썬' 사건, 연예ㆍ방송계 자성 계기 돼야 / 기업 고용 가뭄 속에 '노인 공공근로'만 보이는 답답한 현실 / 나경원 사과와 민주당 자제로 경색 정국 풀어라

매일경제 = 고용증가, 착시에 빠지지 말아야 / '한국 경제 역풍' IMF의 경고 새겨들어야 할 사람들 / '정준영 몰카' 2차피해 확산, 이건 정상이 아니다

한국경제 = 30ㆍ40대 줄고 노인 일자리만 급증…고용 왜곡 큰일이다 / 일본에 치는 큰소리, '사드 옹졸' 중국에도 내고 있는가 / 도시ㆍ건축 혁신하겠다면 분양가 규제부터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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