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을 비롯한 보궐선거가 끝난 후 한나라당에서는 반성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27일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들은 민심에 다가서기 위한 노력을 하고 디지털정당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당을 개혁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홍준표 대표는 “공감과 소통을 중시하는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 정당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그 사이에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재·보궐선거가 있었던 관계로 당 개혁에 대해서 집중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당 개혁과 수도권대책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특히 “20·30대 계층에 다가가는 정책과 소통의 장을 만들어서 그 분들의 마음을 얻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장수 최고위원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대결이었다”면서 “뿌리가 든든한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결합된 ‘디지로그(digilog)’ 정당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아울러 당의 쇄신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남경필 최고위원은 좀더 냉정하게 평가했다. 남 최고위원은 이번 선거가 애초에 하지 말았어야 할 선거였다며 “특히 한나라당이, 또 당소속 시장이 첨예한 사회적 갈등을 정치력으로 풀지 못하고, 증폭시킨 것에 대해서 심판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혁명 당할 것이냐 아니면 혁신할 것이냐, 선택의 기로에 있다“고 말하고 ”혁신하지 않으면 새로운 흐름에 혁명 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와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무거운 진단과 처방은 선거 때마다 나왔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진지한 반성과 실천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결과가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로 나타난 셈이다. 이번에도 얼마나 변신하고 혁신할지 역시 미지수이다.
그런데 한나라당이 이날 밝힌 대책은 본질을 비켜간 듯하다. SNS를 강화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김기현 대변인은 최고위원 회의가 끝난 후 브리핑을 통해 “SNS 관련된 외부의 명망가를 영입하는 것은 물론, 당원과 당협위원장, 당 지도부 사이의 소통이 SNS를 통해서 원활하게 될 수 있도록 조치를 적극적으로 강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에서도 SNS의 영향이 컸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밑바닥에는 역시 변화에 대한 유권자들의 갈망이 있었다. SNS는 그 갈망의 전파수단일 뿐이지, 본질은 아니다. SNS역량을 강화해도 진심으로 민심의 흐름을 수용할 자세가 돼 있지 않는 한 아무 소용없는 일이다.  그것은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이 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 아닐까?  앞으로 한나라당이 좀더 진지한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고 싶다.
 /편집장
 
칼럼으로 세상을 바꾼다.
논객닷컴은 다양한 의견과 자유로운 논쟁이 오고가는 열린 광장입니다.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론(nongaek34567@daum.net)도 보장합니다.
저작권자 © 논객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