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사설] 항공산업에 큰 족적 남겼으나 가족·경영비리로 구설... 오너리스크 해소해야

[오피니언타임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 8일(한국시간) 미국 LA의 한 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조 회장은 지난해 말 미국으로 출국해 폐질환 수술을 받고 회복했으나 최근 지병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인으로서 적지 않은 업적을 남긴 그의 갑작스러운 타계는 착잡함을 느끼게 한다.

고인은 말년에 ‘땅콩 회항’부터 잇달아 터진 가족·경영비리로 들끓은 사회적 질타를 오롯이 감당해야 했다. 지난달 27일 대한항공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 재벌 총수 사상 처음으로 경영권을 박탈당하기도 했다.

조선일보는 “조 회장의 급서를 두고 ‘적폐 청산’의 희생자”라고 주장했고, 한국일보는 “오너 리스크를 조속히 해소할 수 있도록 새롭고 투명한 경영체제를 구축하라”고 강조했다.

Ⓒ픽사베이

△매일경제: 항공산업에 족적 남기고 떠난 조양호 회장

매일경제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8일 별세했다. 그는 1차 오일쇼크가 한창이던 1974년 대한항공에 처음 발을 디딘 이래 45년 동안 항공·운송산업에서 외길을 걸으며 우리나라 항공산업을 세계적 반열에 올려 놓았다. 한국이 세계 6위 무역대국으로 성장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한 그가 대한항공 창립 50주년을 맞은 올해 세상을 떠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라고 전했다.

매경은 “조 회장은 최근 들어 일가족의 갑질 논란으로 여론의 호된 질타를 받고 검찰 수사를 받은 데 이어 주주총회에서 대한항공 경영권을 박탈당해 오점을 남겼다. 조 회장의 별세 소식이 알려지자 한진그룹의 취약한 지배구조 탓에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거론되며 한진칼 주가가 크게 오르기도 했다. 한진그룹은 조 회장 공백이라는 충격 속에서도 하루빨리 투명한 경영체제를 구축해 주주들이 혼란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한국일보: 대한항공의 부흥 숙제 남기고 떠난 고 조양호 회장

한국일보는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장남으로 1974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고인은 99년 창업주를 이어 대한항공 경영을 맡았다. 설립 당시 8대뿐이던 항공기는 고인이 경영을 맡은 기간 중 166대로 늘었고, 대한항공은 국제선 43개 노선, 111개 도시에 취항한 글로벌 항공사로 도약했다. 국제항공업계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이 같은 경영 성과에도 불구하고 미흡한 소유ㆍ경영 분리, 가족 중심의 낙후된 지배구조는 ‘땅콩 회항’ 사건을 계기로 각종 치부를 드러내며 대한항공 경영을 급격히 흔들었다. 고인이 오욕을 안고 간 만큼, 이젠 오너 일가의 불법ㆍ비리 문제와는 별개로 대한항공을 부흥시켜야 할 숙제가 우리 사회와 대한항공 임직원, 유족에게 남게 됐다”고 분석했다.

△조선일보: 조 회장 급서, '적폐 청산' 희생자 몇 명째인가

조선일보는 “대기업 오너 가족의 '갑질'이나 부도덕한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조 회장 가족은 전직 회사 임원들로부터도 외면을 받을 정도로 처신에 문제가 많았다. 그러나 도덕적인 비난과 법에 의한 처벌은 엄격히 구별돼야 한다. 특정 인물을 먼저 찍은 뒤에 무조건 잡겠다는 목적을 갖고 법을 이용해 먼지 털기를 하는 것은 법치가 아니다. 조 회장 사망에 대해 재계에선 '간접 살인'이란 개탄까지 나오고 있다고 한다. 무리한 얘기라고 할 수 있는가”라고 주장했다.

조선은 “이 정부 들어 '적폐 청산' 대상이 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이 4명이다.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변창훈 전 서울고검 검사, 국정원 소속이었던 정모 변호사, '방산 적폐'로 찍혀 수사받던 기업 임원 등이다. 그런데 이들의 혐의는 애매하거나 입증되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다. 대중의 분노에 야합하는 공권력은 폭력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한겨레: 조양호 회장 별세와 한진그룹의 앞날

한겨레는 “고인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후계 문제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회사 안팎에선 고인의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경영권을 승계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한진그룹의 위기가 자질과 능력이 떨어지는데도 총수 일가라는 이유만으로 경영을 맡아온 ‘가족경영 체제’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한진그룹에 필요한 것은 대대적인 경영 쇄신이다. 사내외적으로 신망을 받는 전문경영인에게 책임을 맡겨 ‘오너 리스크’를 해소하고 기업을 정상화할 때라고 본다. 고인의 유족과 임직원들이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요 신문 4월 9일 사설>

경향신문 = 논란 속 김연철, 박영선 장관 임명, 업무로 자질 입증하라 / 좋은 지표 없는 한국 경제, 과감한 재정확대부터 / 5ㆍ18 때 '시체' 김해 이송 의혹, 더는 진상 규명 피할 수 없다

서울신문 = 박영선ㆍ김연철 장관, 임명 강행 유감이다 / 경찰 명운 건다던 버닝썬 수사, 안 하나 못 하나 / 사실상 마이너스 퇴직연금 수익률, 수수료 합리화해야

세계일보 = 김연철ㆍ박영선 장관 임명 강행, 靑의 오기ㆍ불통 인사 / 정부 5G 전략 발표…거창한 청사진보다 규제혁파가 먼저 / 육아휴직 썼다고 차별해서는 인구절벽 못 넘는다

조선일보 = 조 회장 급서, '적폐 청산' 희생자 몇 명째인가 / 靑 근로자 '가사 도우미'로 쓴 경호처장, 갑질 아닌가 / 4ㆍ3 보선 민심 깔아뭉개고 문제 장관들 또 강행 임명

중앙일보 = '캠ㆍ코ㆍ더'만 살리고, 청와대는 아무 책임도 안 지나 / '세계 최초'라는 5G, '최고 서비스'도 준비해야

한겨레 = '낙태죄' 위헌 심판, 변화 반영한 결정 기대한다 / 박영선·김연철 장관 임명, '정쟁 도구' 삼지 말아야 / 조양호 회장 별세와 한진그룹의 앞날

한국일보 =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 돌파구 찾아야 할 한미 정상회담 / 소방관 국가직 전환 법 개정, 정파 떠나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 대한항공의 부흥 숙제 남기고 떠난 고 조양호 회장

매일경제 = '퍼스트 5G'에 걸맞은 서비스 안정화 시급하다 / 항공산업에 족적 남기고 떠난 조양호 회장 / 김연철·박영선 임명 강행, 이래서 협치되겠나

한국경제 = 한국에 근린외교의 중ㆍ장기 목표는 있는 건가 / KDI도 공식화한 경기 부진, '재정 살포' 구실 삼아선 안 된다 / "르노삼성車 노조 '갑질 파업'에 협력업체들 피 마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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