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제가 올해보다 어려워진다고 한다. 성장률도 낮아지고 설비투자나 건설투자 모두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3.6%와 3.8%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올해의 경제성장률은 지난 5월에 전망한 4.2%보다 0.6%포인트 낮아지고, 내년 전망치는 종전의 4.3%보다 0.5%포인트 하향조정된 것이다.
현오석 KDI 원장은 "올해 1분기를 기점으로 우리 경제가 상당부분 하향하고 있다"며 "경기 사이클상 하향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며 이는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다만 KDI는 내년 상반기엔 올해 같은 기간보다 3.2% 하는데 그쳤다가 하반기에는 4.2%로 성장률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상반기에 선진국의 경기둔화와 불확실성이 지속되다가 하반기에 점차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이런 예측에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장담할 수는 없다. 경제위기 때에는 언제나 새로운 복병이 떠오르고, 비교적 걱정하지 않았던 문제들이 사실은 큰 파장을 일으키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남유럽 지역의 재정위기도 애초 전세계 전문가들이 그다지 심각하게 여기지는 않았지만, 실제로는 큰 풍파를 일으켜 왔다. 이 풍파가 앞으로 어디로 어떻게 미칠지도 예측하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한때 세계 각국에서 무성하던 세계금융위기 출구전략 논의도 어느새 사라지고 말았다.
오히려 호주나 이스라엘은 올렸던 금리를 다시 내리기까지 했다.
 
내수의 경우 KDI 주장대로 고용여건이 개선되고 유가가 안정돼서 실질구매력이 개선된다면 모르지만, 다소 개선될 여지가 있다. 현재로서는 이런 기대의 근거는 불확실하다. 특히 내수경기에 큰 영향을 주는 건설경기가 꽁꽁 얼어붙어 있기 때문이다.
내수를 살리는 다른 방법 가운데 하나는 정부가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서 국민들의 생활비나 교육비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다. 국민의 부담이 덜어진 만큼 내수로 이어질 수가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명박 정부가 과연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지 확실하지 않다.
다만 KDI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내년에 발효되면 성장률이 3.9~4.1%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황식 국무총리도 이날 KBS TV에 출연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면 앞으로 10년간 35만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 내년에는 어떤 효과를 낼 수 있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내년에 세계경제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빨리 체결돼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모두가 한미자유무역협정 하나에 기대하는 듯한 모양새다. 한미자 유역협정이 체결되면 수출이 늘어나고 우리 경제에도 하나의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는 인식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거는 기대는 충분히 이해된다. 하지만 과연 이런 효과를 거둘 수 잇는지는 여전히 의심스럽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기대하는 것은 결국 수출이 다소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그렇지만 미국 경제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수출이 얼마나 크게 늘어날지 불투명하다.
설사 그렇게 수출이 늘어난다고 해도 내수로 연결되고 내수회복에 기여할 수 잇는지가 문제이다. 우리나라는 최근 몇 년 사이 수출이 제법 늘어나는 가운데서도 내수경기는 저조함을 면치 못하고 있다. 요즘 서민들이나 자영사업자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내수부진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미 자유무역협정으로 수출이 다소 늘어난다고 해도 내수를 살리는데 기여하지 못한다면 큰 의미가 없다고 하겠다. 또한 지금처럼 내수부진이 계속되고 건설경기가 계속 악화된다면 내년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기도 어렵다.
지금 우리 경제에 시급한 것은 수출증대가 아니라 내수 살리는 것이다. 내수 살리는데 실패하면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100번 체결해도 모두 허사가 되지 않을까?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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