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국회의장은 2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한나라당이 일방처리할 때 자리에 없었다.
정의화 부의장이 협정 비준안과 관련 법안을 모두 처리했다.
 
그는 이날 오후 3시쯤 비준동의안과 관련된 법산심사기일을 오후 4시까지로 정하고 직권상정 수준을 밟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회권을 정의화 부의장에게 넘겨줬다.
그런 다음 그는 충북 보은의 박규수 묘소를 찾았다고 한다. 박규수는 조선시대 말기 대표적인 개화파 인물 가운데 1인이었다. 이날 한미 자유무역협정 강행처리와 박규수를 등치시키려는 심사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박 의장은 지금까지 비준동의안 처리에 관한 여-야 협상이나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 방문 등 '근사한 책무'는 스스로 맡아왔다. 물론 그런 협상 노력이 모두 물거품으로 끝남에 따라 직권상정과 강행처리 가능성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당일 현장에서 '악역'은 스스로 맡지 않고 부의장에게 맡겨버린 것이다. 
 
그는 지난해 예산안과 4대강 관련법안 등을 강행처리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협상을 할 때는 직접 나서다가도 막상 국회에서 강행처리할 때는 정 부의장에게 사회권을 넘겼다. 
 때문에 정 부의장만 애꿎게 박 의장 대신 악역을 도맡아 하게 됐다. 박 의장은 이번 국회의장을 끝으로 정치무대에서 떠날 것으로 보인다. 떠나기에 앞서 강행처리 주역이 되는 것이  아름답지 않은 것 같아서 그렇게 했을까? 누구나 그럴 때쯤이면 최소한의 '명예'를 생각하게 되므로, 그런 생각을 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렇다면 '추하다'는 소리는 듣지 않을 수 있을 테니까.
 
 그렇지만 '비겁하다'는 평가를 받게 되는 것은 아닐까? 에산안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 같은 중요한 국사를 무리하게라도 처리해야 한다고 믿으면스스로  그렇게 할 것이지, 왜  '죄없는' 부의장을 왜 끌어들였을까? 부의장이 하겠다고 해도 말리고 박 의장 자신이 직접 나섰어야 당당한 태도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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