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사설] 경향신문 “검경과 조선일보는 책임지는 자세 보여야”

[오피니언타임스] 2009년 성접대 강요 사실을 폭로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배우 장자연씨 사건이 결국 미궁에 빠졌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과거사위)가 20일 장자연 사건의 최종 심의결과, 조선일보 외압 의혹 등을 사실로 인정하면서도 핵심 의혹 등에 대한 수사 권고는 어렵다고 밝혔다.

과거사위는 장씨가 친필로 자신의 피해 사례를 언급한 문건은 대체로 사실에 부합해 술접대와 성접대 강요는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일부 혐의는 공소시효가 지났고, 유일하게 처벌 가능성이 남은 특수강간 등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에 즉각 착수할 정도로 충분한 사실과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언론들은 “사실관계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은데도 공소시효와 증거 부족으로 본격적인 검찰 수사로 이어지지 못한 것은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서울신문: 진실규명 못 하고 용두사미로 끝난 장자연 사건

서울신문은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어제 장자연씨의 소속사 대표 김종승씨의 강압적인 술접대 지시와 강요에 대해 재수사를 권고했다. 핵심 쟁점인 성접대 강요 및 수사외압 의혹에 대한 수사 권고는 불발됐다. 장씨 문건은 대체로 사실에 부합하지만 리스트 존재 여부는 진상 규명이 불가능하다고 결론 내렸다”고 전했다.

서울은 “장자연 리스트 사건은 장씨가 2009년 3월 기업인과 언론사 관계자, 연예기획사 관계자 등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시작됐다. 그해 검경이 수사했으나 장씨가 지목한 이들은 모두 무혐의로 결론 나면서 숱한 의혹이 잇따랐다. 장씨 사건은 여성을 권력을 가진 남성이 도구로 활용하면서 일어난 사회적 타살 사건이라는 게 일반 국민의 인식이다. 한창 나이의 배우가 부조리한 현실을 고발한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 밝혀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한국일보: 부실 수사로 진상 못 밝힌 장자연 사건, 검경 어떻게 책임질 텐가

한국일보는 “과거사위는 논란이 됐던 ‘조선일보 방 사장’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검찰의 불기소 처분은 부당했고, 수사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간부가 경찰청장을 찾아가 수사를 하지 말도록 압력을 행사한 사실도 확인했다. 사실관계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은데도 공소시효와 증거 부족으로 본격적인 검찰 수사로 이어지지 못한 것은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대검 진상조사단 조사에서는 당시 검경 수사가 얼마나 부실투성이였는지 드러났다. 사건 직후 경찰이 장씨의 주거지와 차량 등 압수수색에 걸린 시간은 57분에 불과했다. 다이어리와 가방은 물론 핸드백 속 명함은 뒤지지도 않았고 장씨의 휴대폰 3대의 통화 내용과 디지털포렌식 결과도 수사기록에 첨부하지 않았다. 장씨의 억울한 죽음의 동기를 확인할 중요 자료를 방치했으니 애초 수사 의지 자체가 없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검경은 장씨 사건 부실ㆍ은폐의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인지를 국민에게 밝히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 장자연 사건, 검경과 조선일보는 책임지는 자세 보여야

경향신문은 “우리는 장자연·김학의·버닝썬 사건의 진상규명이 한국 사회의 윤리적 새 출발을 가늠할 시금석이 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버닝썬 수사가 성과 없이 끝난 데 이어 장자연 사건은 재수사마저 불발됐다. ‘지연된 정의’조차 실현되지 못하는 상황이 안타깝지만, 주저앉을 수는 없다. 장자연 사건이 재수사에는 이르지 못했다 해도, 부실수사와 관련된 검경 간부들에 대해선 징계 등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조선일보도 책임있는 언론사라면 자성해야 옳다”고 주장했다.

<주요 신문 5월 21일 사설>

경향신문 = 장자연 사건, 검경과 조선일보는 책임지는 자세 보여야 / ILO 핵심협약, 결국 정부가 결론 내야 한다 / '잘못된 투자' 사외이사 배상책임 물은 대법 판결

서울신문 = 국가수사본부 신설, '공룡 경찰' 통제 계기 되길 / 진실규명 못 하고 용두사미로 끝난 장자연 사건 / 벼랑 끝 10대 부모 학업ㆍ양육 병행 지원 시스템 필요해

세계일보 = 구멍 뚫린 경찰개혁안, '공룡경찰' 막기엔 미흡하다 / '오락가락' 홍 부총리, 경제사령탑 역할 제대로 하고 있나 / 日 방위상 "한ㆍ일관계 복원 희망", 대화 물꼬 트는 계기 되길

조선일보 = 한국은 한때 '인공지능 AI' 같은 新물결에 앞장서던 나라였다 / '적자'라는 버스업체들 국민 세금으로 배당 잔치판 / 어느새 환율 1200원 눈앞, 경제 체력 자만 말아야

중앙일보 = 노무현 서거 10주기…다시 생각해 보는 '통합'과 '실용' / 구멍 뚫린 건보 재정, 악용 막을 대책 시급하다

한겨레 = 끝내 못 밝힌 '장자연 죽음' 진실, 검경 책임 크다 / '거수기 사외이사' 경종 울린 거액 손해배상 판결 / '경찰개혁안' 확정, 말 아닌 실천이 중요하다

한국일보 = 한일 외교ㆍ국방장관 회담 추진, G20 정상회담으로 이어져야 / 미중 무역전쟁 통해 확인된 한국경제 취약점, 근본 대책 마련을 / 부실 수사로 진상 못 밝힌 장자연 사건, 검경 어떻게 책임질 텐가

매일경제 = 청와대 참모들 나서지 말고 경제부총리에 힘 실어 주라 / 세금으로 적자 메우고 배당잔치 벌이는 서울버스 준공영제 / 구미ㆍ군산의 '제2 광주형 일자리'를 주목한다

한국경제 = "세율 낮춰 기업ㆍ인재 유치" 조세전쟁 포성 안 들리나 / 잇단 여론조사 왜곡ㆍ조작 논란, 그냥 넘길 일 아니다 / 대학 과잉 시대에 '한전공대' 밀어붙일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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