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출범은 우리 국민 누구에게도 환영 못 받는 그들만의 잔치가 될 것이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일 출범하는 종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1일 개국잔치가 열리지만, 그 잔치에 민주당은 참석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조선><중앙><동아>와 <매일경제> 등 4개 종합편성채널이 1일 문을 열기는 한다.
이들 4개 종편은 지역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15~20번 사이 황금채널을 받았고, 광고 영업도 기존 지상파 방송이 해오던 틀에서 벗어나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됐다.
이들 종편 때문에 한 지방방송은 기존의 채널까지 빼앗겼다고 한다.
이들은 1일 개국에 맞춰 서울 세종문화회관과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대대적인 축하잔치를 벌일 예정이다.  여기에는 한나라당 사람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종편 개국은 이명박 대통령의 ‘치적’ 가운데 하나이므로, 아마 이 대통령도 참석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에 비해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불참하기로 한 것이다. 손학규 대표는 물론 소속의원들도 대부분 불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은 축하메시지도 보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철저히 외면하기로 한 것이다. 결국 종편 개국은 김진표 원내대표의 말대로 한나라당만의 잔치로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은 한 나라의 문화적 지적 결집체이다. 온 나라, 온 국민의 재산이다.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국민들의 호응과 사랑이 있을 때만 그렇게 말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번 종편은 국민과 야당으로부터 축복도 받지 못한 채 출범하게 됐다. 미혼모 또는 사생아 같다고나 할까?
그나마 제대로 운영될지도 확실하지 않다. 개국을 불과 며칠 앞두고 번갯불에 콩 궈먹듯이 채널을 배정받고 프로그램도 서둘러 짜여졌기 때문이다. 사상최대의 돌관작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토목공사나 공장건설은 밤새워 작업해서 그런대로 만들어낼 수도 있지만, 방송 프로그램은 지식과 문화산업의 총화이므로 그렇게 할 수도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된다. 지식이라는 것이 오랜 세월을 두고 숙고와 수련을 통해 축적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돌관작업으로 해서는 된다 해도 완성도 높은 성취물이 결코 나올 수 없다. 방송 프로그램을 준비하려면 장기간이 소요되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준비되지도 않은 채 서둘러 시작되기 때문에 완성도 높은 방송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말하자면 시험방송 수준의 프로그램이 남발될 우려가 크다.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향후 종편의 방송 내용을 치밀하게 모니터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렇게 국민과 야당의 축복도 받지 못하고 앞길도 가시밭길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한 가지 기댈 언덕은 있다. 바로 이명박 정부와 집권여당이다.
출발 자체가 그랬듯이 앞으로도 종편은 이명박 정부 및 한나라당과 유착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현 집권세력이 내년에 총선과 대선에서 이기도록 ‘충성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바로 이 시점에서 출발하는 것 자체가 내년의 이벤트를 겨냥한 것이라고 추정된다. 반면 정권에 충성하면 할수록 일반 시민과 청취자들로부터는 냉대를 받을 것이다.
그렇지만 더 이상 이런 어둡고 착잡한 이야기는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 출발이 매끄럽지 못하고 무리하지만, 일단 개국하고 나면 스스로 노력해서 알차고 보람 있는 방송을 해주기만을 바라고 싶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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