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개국하는 종합편성(종편)채널 방송사들이 모두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와 인터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첫 방송을 내보내는 조선 중앙 동아일보 및 매일경제신문의 종편채널은 한나라당의 차기 유력한 대권주자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차례를 인터뷰를 했다고 1일자 신문들이 보도했다.

박 전 대표가 언론과 인터뷰를 가진 것은 지난 2007년 대선 경선 이후 처음이다. 인터뷰는 1일 이후 종편사별로 방송될 예정이다.

언론사의 감각으로 볼 때 박근혜 전 대표와의 인터뷰는 자연스럽게 우러나는 ‘의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어차피 이제 이명박 정부는 정리하고 떠날 준비를 서서히 해야 하는 반면, 박근혜 전 대표는 집권여당의 차기 대선후보 1순위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박근혜 전 대표와의 인터뷰는 뉴스가치로나 시선을 끌어 모으는 효과 면에서나 우선적인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그녀는 머지 않아 전면에 나서서 한나라당의 운영과 선거를 이끌어가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므로 유력한 차기 대선후보로서의 구상과 의중을 들어보자는 것은 일리 있는 발상이다. 박 전 대표로서도 이 기회에 종편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종편과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시작하니 좋을 것이다. 그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셈이다. 

그러나 다른 각도에서 보면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인터뷰는 다분히 정략적이다. 아울러 이들 4개 종편이 앞으로 ‘살아가는 법’을 시사해 준다. 다시 말해서 이들 4개 종편은 앞으로 박 전 대표측과의 ‘유착’을 통해서 생존을 도모하려는 것이라는 추측을 불러일으킨다.
 
박 전 대표가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선거에서 전면에 나서서 이끌 경우, 이들 종편이 전폭적인 우호언론 노릇을 할 것임을 암시한 듯하다. 시기적으로도 국회의원 총선 4개월 남은 시점에서 서둘러 개국한 것도 맞아떨어진다. 이 시점에서 종편을 출범시키기로 했다는 것 자체가 이런 점까지 충분히 고려해서 결정된 것 아닐까? 결정적인 물증은 없지만 충분히 심증이 가는 대목이다.

어쨌든 이제 4개 종편사는 박근혜 전 대표를 위해 ‘멍석’을 깔아주었다. 그런데 이 멍석은 이날 하루에 그치지 않고 내년 총선을 거쳐 대통령선거에 이르기까지 계속 깔려 있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이날 개국에 대해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야당에게는 어떻게 대할까? 1일 종편 개국 축하행사에도 참석하지 않고 축하메시지 하나 보내지도 않는 야당을 어떻게 대우해줄까? 아마도 멍석을 깔아주기는 커녕  깔려 있던 멍석마저 치워버리지나 않을까?

속단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종편채널의 출범과정이나 현재의 구도로 볼 때 충분히 예상되는 시나리오이다. 사실 그렇게 해야 이명박 정부가 이들  종편에 갖가지 특혜를 준 보람이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박근혜 전 대표는 행운을 타고난 후보가 될 수도 있겠다. 앞으로 이들 종편의 전폭적인 ‘응원’을 받고, 멍석을 독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니까. 

그렇지만 그 행운이 행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곤란하다. 앞으로 이들 4개 종편 하기에 따라서는 행운이 악운으로 바뀔 수도 있다. 이들 종편이 지나치게 노골적으로 편들어주거나 저질 또는 부실한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의 공분을 살 경우 종편의 지원이 도리어 ‘멍에’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행운과 악운, 행복과 불행은 그렇게 먼 것은 아니다. 서로 가까운 거리에 있다. 아니 언제나 함께 다닌다는 것을 잊지 말기 바란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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