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타임스=NGO 성명]

-환경부장관 사과ㆍ유출자료 공개 촉구/특조위에도 환경부 등 조사 촉구

-2019년 6월 7일 기준(접수)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6,444명/사망자 1,410명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과 가습기넷이 환경부에서 피해구제 업무를 맡았던 ㅊ 서기관이 SK케미칼과 애경산업 등 가해기업에 부처의 기밀자료를 넘겨 대기발령 조치된 것과 관련, 환경부 등에 대한 검찰과 특조위의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2011년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원인이 드러난 뒤, 피해자들은 정부를 향해 판정기준 완화와 전신질환 인정, 피해단계 구분 철폐, 입증책임 전환 등을 끊임없이 요구해 왔다. 그러나 환경부는 늘 ‘연구 중’ ‘고려 중’ ‘협의 중’이라는 무성의한 답변으로 회피해 왔다. 피해자들은 피해자로 인정받기 위해 환경부가 요구하는 서류들을 준비하느라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간 많은 돈과 노력을 기울여 왔다. 심지어 가습기살균제를 처음 산 영수증까지 내놓으라는 환경부의 어처구니 없는 요구에도 아픈 몸과 마음을 이끌며 피해자로 인정받기 위해 동분서주해 왔다. 그러나 대다수 피해자들은 가습기살균제 사용 연관 ‘가능성 적음’ ‘가능성 없음’으로 3ㆍ4단계 판정을 받는 등 사실상 정부로부터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해 왔다. 피해자들은 ‘내가 왜 3ㆍ4단계인지 그 이유라도 알려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했지만 환경부는 속시원히 답하지 않았다”

피해자들과 가습기넷은 “그러던 와중에 지난 5일 환경부가 SK케미칼과 애경산업에 부서 기밀 자료들을 넘긴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ㅊ 서기관을 대기발령 조치했다는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졌다”며 “ㅊ 서기관은 2016년 가습기살균제 대응 태스크포스에서 피해구제 대책반원으로 일을 시작해 올해 2월 담당과장으로 승진까지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시기는 옥시, 롯데쇼핑, 홈플러스 등 가해기업 임직원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돼 2018년 1월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나온 매우 중요한 시기였다. 이 때 가습기메이트를 제조 판매한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은 앞선 기업들과 다른 원료물질인 CMIT-MIT로 만들어진 제품을 팔았고, 이 물질의 인체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형사처벌을 피해 갔다. 2016년 8월 8일 가습기넷이 SK케미칼ㆍ애경산업ㆍ이마트를 업무상과실치사상죄로 고발했음에도 이들 기업 모두 증거불충분으로 기소중지되면서 사실상 수사조차 받지 않았다. 피해자들과 가습기넷에서 지난해 11월 27일 다시 고발한 뒤에야 검찰 수사가 본격화돼 최근 가해기업 임직원들이 겨우 구속 또는 기소되어 속속 재판을 받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이 피해자로 인정받기 위해 동분서주하면서도 참사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살인기업들의 책임을 규명하고 관련자들의 처벌을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을 때, 참사와 관련된 핵심 부처인 환경부 핵심 공직자가 살인기업들에 기밀 자료를 통째로 넘기는 등 유착해 왔으니 진상 규명이, 살인기업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피해자들이 아무리 목놓아 요구한들 이런 환경부에 받아들여질 수 있었겠는가?”

피해자들과 가습기넷은 “국회 보좌관 출신의 브로커가 지난해 애경산업으로부터 수천만원을 받고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와 환경부, 국회 등을 상대로 사태 무마를 위해 로비를 벌여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됐다”며 “책임 인정은커녕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 한 마디 없는 애경산업이 브로커까지 동원해 전방위 로비를 벌여야 했던 까닭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이들은 “검찰이 하루빨리 환경부를 압수수색하고 관련자들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며 “특조위에서도 환경부 등 정부 책임과 함께 참사를 축소 은폐하거나 그 해결을 방해한 불법행위들에 대해 낱낱이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ㅊ 서기관이 ▲ SK케미칼과 애경산업에 어떤 기밀자료들을 언제 어떻게 넘겼는지 ▲ 그 대가로 무엇을 얼마나 받았는지 ▲ 환경부 내 윗선을 비롯한 다른 관련자들은 없는지 낱낱이 수사해야 한다. 또 구속된 브로커가 ▲ 특조위 환경부 국회 등의 누구와 어느 선까지, 어떤 내용과 사유로 접촉했는지 ▲ 그 결과 애경산업 등 살인기업들이 어떤 이익을 얻었는지 ▲ 그 대가로 무엇을 얼마나 받았는지 등도 철저히 수사해 주기를 촉구한다.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책임부처인 환경부의 의지가 차고 넘쳐도 제대로 된 진상 규명과 살인기업 및 관련자의 처벌, 피해 구제,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제대로 이뤄질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사건이다. 무엇보다 환경부는 그동안 전문가들을 핑계삼아 외면해 온 판정기준 완화와 전신질환 인정, 피해단계 구분 철폐, 입증책임 전환 등 피해자들의 합리적 요구를 전면 수용하고 하루빨리 그에 맞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