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사설] 한일 갈등 장기화 조짐, 철저히 대비하되 불안할 필요는 없어

일본의 수출 규제에 따른 한·일 두 나라 갈등이 장기간 이어질 분위기다. 일본은 3대 품목 수출 규제에 이어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대상) 국가에서 빼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백색국가 제외조치는 각료회의 등을 거쳐 8월 22일 무렵 발효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영향은 1100개 품목에 미치게 된다. 반도체·디스플레이뿐 아니라 거의 모든 국내 산업 분야에서 일본 전략물자를 수입할 때 개별적으로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

다만, 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1차적으로는 한국 기업들이 충격을 받겠지만 그 피해가 글로벌 경제에도 충격을 줄 수 있다.

언론들은 “일본의 추가 보복에 철저히 대비하되 ‘과도한 공포심’을 조장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매일경제: 더 강경해진 아베, 끝내 글로벌 공급망 무너뜨릴 셈인가

매일경제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1일 참의원 선거 직후 '한국이 청구권협정 위반 상황에 대해 제대로 된 답변을 가져오지 않으면 건설적인 논의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 정부는 23~24일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서 일본 수출규제의 부당함을 알린다는 계획이지만 상황은 더 악화되는 수순으로 가고 있다. 일본은 24일부터 한국을 수출심사 우대대상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하는 절차에 본격 착수한다”고 전했다.

매경은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국 반도체 생산이 차질을 빚게 되면 세계 반도체 가격 급등과 함께 이를 사용하는 각국의 산업도 곧바로 충격을 받게 된다. 한국 부품을 많이 사용하는 중국과 아시아 각국으로 충격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제에도 충격을 주고 그 결과 한일 갈등이 일본 대 세계 각국의 갈등구도로 바뀔 수 있다. 아베 정부가 경제 보복을 밀어붙인다면 글로벌 공급망과 자유무역 체제를 심각하게 훼손하게 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세계일보: 아베 “제대로 된 답변 가져와야”… 한국 무릎 꿇릴 생각 말라

세계일보는 “앞으로 일본이 공언한 대로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전선 확대가 일본에 득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일본 기업으로서는 주요 고객을 잃고 주가도 떨어지고 있다. 한국에선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이 추가조치를 취하고 우리 정부가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국면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분업체제 하의 무역전쟁에서 일방적으로 승리하는 나라는 존재할 수 없다. 서로 양보해야 타협이 이뤄진다. 한·일관계의 파국을 원치 않는다면 이쯤에서 멈추고 관계복원의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겨레: 일본 경제보복, ‘과도한 공포심’ 조장하지 말아야

한겨레는 “국제 외교전에서 우호적 여론을 조성하는 일이 당장의 과제다. 23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가 이를 위한 주요 시험대다. 세계무역기구 결정을 예단할 순 없어도 국제 여론전이 불리하지 않다는 정황은 이미 여럿 있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 22일치 사설을 비롯한 여러 외신 기사에서, 경제와 무역을 국내 정치의 도구로 써먹는 일본 행태의 부당성을 비판하고 있다. 통상당국의 적절한 대응이 여기에 맞물리면, 국제 여론으로 일본을 압박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국가 차원의 연구·개발(R&D)을 통한 ‘탈일본 전략’을 펴나가는 일은 매우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 제기하는 ‘일본 경제보복으로 한국 경제가 주저앉을 것’이란 식의 공포심 조장은 옳지도 않고, 백해무익하다. 제대로 된 전략을 세우려면 지금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요 신문 7월 23일 사설>

경향신문 = 참의원 선거 개헌선 확보 실패, 아베 '폭주' 멈추라는 뜻이다 / 수출 감소 추세 심상치 않다, 비상한 대응에 나서라 / 대일 결의안조차 처리 못하는 국회

국민일보 = 조국 수석 SNS에 청와대 왜 침묵하나 / 아베, 한국 때리기 중단하고 협상 응하라 / 특허까지 내고도 사장돼버린 국산 불화수소 기술

서울신문 = 아베 총리의 '전쟁 가능 국가' 개헌 추진 반대한다 / 상임위 차원의 대일본 결의안 채택한 국회 / 우라늄 수돗물까지, 음용수 언제까지 땜질만 할 건가

세계일보 = 아베 "제대로 된 답변 가져와야"…한국 무릎 꿇릴 생각 말라 / 여야 '추경 표류' 남탓 말고 원포인트 국회라도 열어야 / 광화문광장 이석기 석방대회, 서울시 허가 '이중 잣대'

조선일보 = 선거 끝나도 냉랭한 韓日, 파국으로 몰지는 말라 / 이젠 韓美 훈련 때 '동맹'이라는 표현도 못 쓰나 / 현대重 노조에 30억원 가압류, '노조도 망할 수 있다' 알게 해야

중앙일보 = 정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만큼은 신중히 대응해야 / '이석기 정치 집회'에 광화문광장 내준 서울시

한겨레 = 일본 경제보복, '과도한 공포심' 조장하지 말아야 / "한국이 답 가져오라"는 아베의 막무가내 / 양승태 석방, '공정 재판' 흔들리면 안 된다

한국일보 = '新친일'에 '일본팔이'까지…여야 험한 입 닫고 냉각기 가지라 / 한일 관계 악화 책임 모두 한국에 전가한 아베의 억지와 뻔뻔함 / 일본의 금융 보복 대비, 방심해서도 과도해서도 안 된다

매일경제 = 더 강경해진 아베, 끝내 글로벌 공급망 무너뜨릴 셈인가 / 고꾸라지는 수출, GDP 2% 성장도 위태롭다 / 데이터 강국으로 가는 규제개혁 속도내야

한국경제 = "한국 대표기업이 24시간을 미래 아닌 과거에 쓰고 있다" / 산업 곳곳으로 번지는 인재 유출…미래가 걱정스럽다 / 한·일 갈등이 안보까지 흔들어서는 안 된다

 

칼럼으로 세상을 바꾼다.
논객닷컴은 다양한 의견과 자유로운 논쟁이 오고가는 열린 광장입니다.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론(nongaek34567@daum.net)도 보장합니다.
저작권자 © 논객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