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공급업체 빨리 찾기 어려워 직거래 수용”

포스코그룹 소속 포스코강판이 중개업체 케이텍과 법정 공방을 치르고 있다. 사진은 포스코 사옥ⓒ출처=더팩트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우] 칠레 가전업체 CTI의 전 구매 담당자가 포스코강판이 케이텍을 비난하며 직거래를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철강 공급 중단 압박도 받았다고 했다. 포스코강판은 포스코그룹 소속 철강재 제조·유통사다. 케이텍은 포스코강판 제품을 남미 기업에 팔아온 중개업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6부(김동진 부장판사)는 지난 2일 손해배상 청구 소송 5차 변론기일을 열었다. 원고 케이텍, 피고 포스코강판이다. 소송가액은 14억원이다. 증인으론 호르헤 포블레테 전 CTI 구매 총괄 이사가 나왔다.

양측의 법적 다툼은 2016년 시작됐다. 김한흥 케이텍 대표는 포스코강판이 2000년부터 15년이나 이어진 거래를 일방적으로 끊었다고 했다. 남미 업체에 케이텍을 부도덕한 회사로 악선전했다고도 했다. 포스코강판은 부당한 고객 유인이나 계약 거절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포블레테 전 이사는 “케이텍은 15년간 성실히 포스코강판 제품을 CTI에 공급했다”며 “케이텍은 CTI가 최소 주문량보다 적게 사겠다고 해도 맞춰줬다. 나머지 물량은 케이텍이 감당했다. 제품 관련 불만 사항 전달 등 소통 창구 역할도 케이텍이 했다”고 했다.

아울러 포블레테 전 이사는 “포스코강판에서 알려준 케이텍 마진율은 13%였다. 타사보다 공급 가격이 다소 비싸긴 했다”면서도 “케이텍은 다양한 철강 주문을 소화할 역량을 갖췄다. 신용할 수 있는 회사였다”고 했다.  

포블레테 전 이사는 “2015년 포스코강판 임원 유 모 씨가 CTI에 찾아와 직거래하자고 했다. 유 씨는 케이텍이 과도한 이익을 취한다고 비난하면서 직거래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철강 공급을 끊겠다고 했다”며 “당장 포스코 외 다른 공급업체를 찾기 어려워 직거래 제안을 수용했다”고 했다.

그는 “포스코강판은 케이텍과 동일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며 “결국 CTI는 포스코강판 제품을 덜 사고 중국, 말레이시아 업체들과 거래하는 쪽으로 갔다”고 했다.

피고 대리인은 “포스코강판과 직거래 논의를 하면서 리베이트를 달라고 하지 않았나”고 물었다. 포블레테 전 이사는 “리베이트일지 보상일진 몰라도 CTI로선 공급 채널을 바꾸는 문제”라며 “대가를 받는 건 필요했다”고 했다.

다음 변론기일은 내달 24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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