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사회는 진보와보수, 흑백논리와 색깔론, 편가르기로 말미암아 갈라질 대로 갈라져 있다. 이런 소모적인 갈등을 끝내고 통합하기 위해 합리적인 소통과 대화를 추진하기 위한 노력이 시작됐다.
 사회 저변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 중견활동가들이 새로운 모임을 만들고 새로운 기풍조성에 앞장서겠다고 나선 것이다. 

  거버넌스21클럽(반재철 윤종남 이만의 이승한 공동대표)과 민관협력포럼(이형용 이호영 공동대표)은 시민단체 활동가들의 행동강령 ‘우리의 다짐’을 마련했다.
 이들은 진보 및 보수 성향 단체의 중견활동가들이 참여하는 8차례의 집담회를 가진 끝에  이같은 강령을 마련해 18일 오전 10시 서울 대학로 흥사단 강당에서 발표했다.

 ‘21세기 성숙한 협력의 길을 찾는 시민단체 활동가 합의’ 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강령은  한국사회 이념대립이 심각하다는 데 인식을 공유하고 이를 완화 해소하기 위해 진보 및 보수 시민단체 활동가 그룹이 함께 마련한 첫 합의이다. 이를 통해서 21세기 진보와 보수가 나아갈 방향을 재정립하기 위한 조건을 형성했다고 주최측은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합의문에는  ‘우리의 다짐’과 아울러 정치인과 언론인 및 국민들의 동참을 호소하는 <정치인들께 드리는 요청>, <언론인들께 드리는 요청>, <국민들께 드리는 말씀> 문건을 함께 담았다. 
  특히 올 총선과 대통령선거에서 정치인들의 저질 비방 운동과 이간시키는 보도를 자제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이번 합의문 서명자들은 앞으로 ‘아름다운 동행21’(가칭)21 모임을 만들어 진보와 보수의 공존과 생산적 경쟁을 통한 사회 통합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총선과 대선에 이어 2013년 출범할 차기 정부가 추진해야 할 사회통합 방안을 공동으로 작성해 제안할  계획이다.

 이형용 거버넌스21클럽 상임이사(민관협력포럼 공동대표)는 “이번에 마련된 합의문을 통해 21세기 국가사회발전에 필요한 생산적이고 품격있는 이념경쟁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며 “다양한 이념적 사회적 주제와 사회현안에 관한 시민단체 활동가들의 집담회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모임과 이 모임에서 마련한 강령이 아직은 갈등의 와중에 있는 사회에서 얼마나 큰 반향을 일으킬지 확실하지는 않다. 그렇지만 일단 그런 노력이 시작됐다는 것만으로도 의미있는 일이다. 다음은 이날 발표된 강령의 내용이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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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성숙한 협력의 길을 찾는 시민단체 활동가 합의
 
지난 세기, 우리나라는 연속되는 고난과 시련 속에서도 산업화와 민주화를 일구어 반듯한 근대 국가의 반열에 들어섰습니다.
이와 같은 성취는 사회 각 부문, 영역 국민들의 헌신과 열정, 피와 땀의 산물임은 물론입니다. 21세기에 들어선 지금은 근대화를 넘어 선진화, 인간화를 목표로 다시 힘을 모아 나가야 할 때입니다.

그런데 이처럼 중요한 시점에 지난 시절 이념적 대립과 적대의 과오와 상흔, 관성들이 더 나은 미래로 향하는 우리의 발목을 붙잡고 있지 않은지, 소이기적 안목이나 때로는 야심가들, 독선가들의 속물적 이해와 맞물려 반목과 갈등이 확대 증폭되고 있지는 않은지, 그리하여 성실한 국민들을 피곤케 하고 분노케 하지 않는지 우려합니다. 미래 창조의 에너지를 퇴행과 파괴로 소모, 소진케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합니다.

시민단체 활동가들 또한 이 과정에 동조하거나 일조하지는 않았는지 자성의 마음으로 돌아보며, 우리들은 서로 다른 정치적 이념적 견해를 가진 소위 진보, 보수, 중도 활동가들 간에 소통과 공감을 위한 노력에 나서고 미래를 향한 협력의 길을 모색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것은 곧 생산적 경쟁을 통한 21세기적 통합 발전에 기여하자는 것이요, 무엇보다 국민들로 하여금 ‘덜 나쁜 놈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것을 선택’하는 즐겁고 행복한 국가 사회 주인의 지위를 회복케 하는 데 복무하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이 즈음에서 무엇보다 내가, 우리가 세상을 구하거나 국민을 이끈다는 오래된 소영웅주의와 결별하고, 사회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우리 또한 자신의 건강한 욕구, 욕망을 추구하는 것임을 확인하면서 다른 이들도 저마다의 욕구, 욕망을 추구할 권리를 인정하려 합니다. 그리고 소통과 생산적 경쟁을 통해 공존과 동반 성숙의 길을 함께 모색해가고자 합니다.

우리들은 이와 같은 인식 위에서 성숙한 희망의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활동상에 최소한의 다짐을 함께 하기로 하였습니다. 지혜 있는 국민의 눈에 어찌 보면 지극히 상식적인 내용일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첫 걸음을 내딛으며 향후 한 걸음 열 걸음 더 나아간 공동의 노력, 행동을 모색할 것을 약속합니다. 다양한 영역의 시민단체 활동가 동료들의 공감과 동행을 제안 드리며 아울러 동시대 역사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정치인, 언론인들께 몇 가지 충심어린 요청을 드립니다.

< 우리의 다짐 >

1. 법질서를 존중하고 사회적 책임과 투명성을 제고하며, 절제 있는 언어사용과 품위 있는 행동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2. 다른 단체의 견해․주장․인물에 대한 색깔 시비와 낙인 찍기 등을 자제하고, 이념적 다양성의 존중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3. 이중 잣대 적용이나 진영 논리에서 탈피하고, 객관적 사실에 기반한 주장을 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4. 시민 사회의 다원성 확대와 질적 성장을 위한 협력과 공동 행동을 확대하는 데 노력하겠습니다.

<정치인들께 드리는 요청>

1. 국회에서의 욕설과 폭력, 무책임한 폭로와 날치기 따위가 없는 정치문화를 만들어 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2. 국회와 행정부 내 국정․ 공공 의제 시민토론위원회 개설 검토를 포함하여 시민이 참여하는 공론의 장을 확대해 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3. 국회의원, 정치인이 탈법․ 편법․ 비법을 멀리하고 법질서 및 규정 준수에 모범이 되며, 제반 윤리 강령 위반자에 대한 징계를 실효성 있게 강화해 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2012 . 1 .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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