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범 부회장 전격 퇴진 파장 지속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퇴진 여파가 삼성디스플레이에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LG디스플레이 표지ⓒ출처=더팩트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우] 디스플레이업계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7년 동안 LG디스플레이를 이끈 한상범 부회장이 물러났을 정도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6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정호영 LG화학 사장을 새 대표로 선임했다. 임기 1년 반을 남긴 한상범 부회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상범 부회장의 퇴진 사유는 실적 부진이다. 수요 정체와 중국발 과잉 공급 등으로 액정표시장치(LCD) 수익성이 악화된 결과다.

수치를 보면 심각성이 드러난다. 지난해 순손실 1794억원을 낸 LG디스플레이는 올 상반기 영업손실 5007억원, 순손실 6128억원을 기록했다. 올 2분기만 따지면 실적이 더 나쁘다. 영업손실 3687억원, 순손실 5501억원이다.

LG디스플레이는 살아남기 위한 몸집 줄이기에 들어갔다. △인력 감축 △액정표시장치(LCD) 생산 조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위주 개편 등이 시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7일 근속 5년 차 이상 기능직(생산직)을 대상으로 하는 희망퇴직이 시작됐다.

다만 재계 일각에선 사뭇 다른 반응을 내놓는다. 한상범 부회장의 용퇴가 놀랍다는 분위기다. 아직 임기를 남겨둔 계열사 대표가, 그것도 오너 다음가는 부회장이 갑작스럽게 사퇴한 건 LG에서 파격적인 일이라는 의견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한상범 부회장은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대표(부회장) 등과 함께 고(故) 구본무 회장의 총애를 받았다”며 “이런 인물이 정기 인사도 아닌데 자리를 떠나는 모습은 화합을 중시하는 LG 문화와 맞지 않는다. 구광모 회장이 크게 화가 났다고 보인다”고 했다.

그는 “LG디스플레이 수장 교체는 라이벌 삼성디스플레이에도 여파가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디스플레이 상황도 녹록지 않다는 지적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1분기 영업손실 5600억여원을 기록했다. 순손실도 4700억원이 넘었다. LCD 수익성 악화와 OLED 주요 거래처인 애플 등의 수요 감소가 겹쳤다. 이달 초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지난달엔 일부 LCD 생산 라인도 가동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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