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해방물결, "수렵인 신발 등으로 간접전파 여지" 논평

[오피니언타임스=NGO 논평]

사진 동물해방물결 제공

“민간 엽사 등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 총기로 사살하는 등의 적극적인 포획작전이야말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을 확산시킬 수 있는 위험한 조치이다. 멧돼지가 흘린 피뿐만 아니라 수렵인의 신발과 옷, 장비, 자동차 등에 묻은 바이러스는 간접전파의 여지가 있다”

동물권단체인 동물해방물결이 "돼지를 두번 죽이는 야생 멧돼지 학살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동물해방물결은 논평에서 “국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한 지 한 달째이나 정부는 아직도 열병의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역학조사 결과가 미뤄지는 가운데 단지 민통선 내에서 돼지열병에 감염된 야생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되었다는 것만으로, 대한한돈협회는 멧돼지를 전부 사살하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난 14일 브리핑에서 ‘국방부가 민간전문가들과 함께 DMZ 일대를 시찰한 결과 물리적으로 멧돼지가 3중 철책을 넘어 올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북한에서 감염된 멧돼지가 남쪽으로 넘어와 바이러스를 퍼트렸을 가능성은 낮다는 일관된 입장을 보이면서도 약 900명을 투입한 민관군합동포획팀을 꾸려 멧돼지 포획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동물해방물결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했던 폴란드 연구팀이 진행, 2018년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멧돼지의 이동성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과 뚜렷한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연구는 그 이유로 1) 모계 중심으로 무리 지어 생활하는 멧돼지들의 무리 간 교류가 잦지 않음  2) 피나 감염 폐사체가 아닌, 침 등의 분비물 내 바이러스는 비교적 저농도로 오래 잔존하지 못함 3) 단기간 내 치사율 90~100%에 달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동물은 멀리 이동하지 못하고 사망함을 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대규모 인력 투입은 도리어 확산 가능성을 높이는 셈이다. 군부대까지 동원해 민통선 내 멧돼지의 씨를 말려보겠다는 ‘멧돼지 제로화’ 대책은 오히려 위험한, 아직 질병에 걸리지도 않은 애꿎은 멧돼지들에게 고통만 가하는 종차별적, 비윤리적 조치이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가 2018년 발표한 자료집에 따르면 아프리카돼지열병 전파는 동물 운송 무역, 오염된 고기 및 가축 판매처럼 인간 행위로부터 촉진된다. 그런데도 정부는 오염 가능성이 있는 돼지고기의 유통을 규제, 중단하지는 못할망정,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와 공동 캠페인을 벌이는 등 위축된 돼지고기 소비심리를 다시 부추길 궁리만 하고 있다”

동물해방물결은 “야생 멧돼지를 몰살시키는 것으로 국내 아프리카돼지열병을 근절할 수 없다”며 “멧돼지 포획조치는 사육돼지 절멸 정책에 맞서 멧돼지 사살을 주장하는 한돈협회의 눈치를 살피는, 보여주기식 대응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원인 규명도 못한 상황에서 강행하는 ‘멧돼지 제로화’라는 행정 편의적/비윤리적 조치를 즉각 중단하고 더불어 공장식 축산 철폐 및 탈육식이라는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현 가축전염병 발생 사태에 대응하길 바란다"고 제언했습니다.

 

칼럼으로 세상을 바꾼다.
논객닷컴은 다양한 의견과 자유로운 논쟁이 오고가는 열린 광장입니다.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론(nongaek34567@daum.net)도 보장합니다.
저작권자 © 논객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